KIA 타이거즈가 개막 초반 악재를 만났다.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며 공·수·주에서 대도약을 기대받은 천재 내야수 김도영(20)이 발등 골절로 결국 수술대까지 오르며 부상으로 개막 2경기 만에 이탈한다. 최대 4개월가량 장기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김도영은 지난 4월 2일 인천 SSG 랜더스와 개막 2차전에서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친 김도영은 4회 초 1사 1, 3루 기회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때려냈다. 하지만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8-2로 리드한 4회 초 출루 뒤 2루까지 진루한 김도영은 후속 타자 황대인의 적시 2루타 때 홈으로 파고들다 3루 베이스를 밟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과정에서 왼쪽 발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
롯데 자이언츠 우완 투수 나균안이 정규리그 첫 등판에서 완벽투로 팀의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이끌며 자신을 개막 시리즈 2선발로 낙점한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신의 한 수로 만들었다. 롯데 투수 나균안이 “왜 나균안이 2선발이냐”라는 의문에 실력으로 응답했다. 지난 2022시즌 3승(8패)에 불과한 나균안에 대한 의문과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답한 날이었다. 나균안은 6.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5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4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전날 연장 11회 승부를 벌이며 10-12 끝내기 역전패의 아쉬움을 씻고 시즌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날 ..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투수가 바뀌었다. 12년간 기록 보유자였던 심수창(42)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18연패 기록이 2위로 내려앉았다. 한화 이글스 투수 장시환(36)이 19연패를 당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투수 불명예 기록을 쌓으며 심수창 위원의 18연패 기록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냈다. 장시환은 2023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나름 잘 싸운 경기였다. 상대 선발 안우진에게 막혀 0-2로 끌려가다 7회 초와 8회 초 한 점씩 내며 2-2 동점을 만들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한화가 연장 10회 초에 점수를 내지 못하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0회 말 장시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0 · Brian O'Grady)가 심상치 않다. 전형적인 공갈포형 타자의 면모를 보인다. 문제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는 것. 맞으면 넘어가는 파워를 가진 것은 알고 있지만 일단 맞히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오그레디가 이런 유형의 타자였다는 걸 한화가 몰랐다면 더 문제다. 어쩌다 하나씩 넘어가는 홈런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모를까 시범경기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은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였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 90만 달러다. 미국 국적 1992년생인 오그레디는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히터 유형의 우투좌타 외야수다. 중견수를 비롯해 외야 전 포지션..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는 끊어질 수 있을까. 첫날에는 상대 선발투수에게 꽁꽁 묶였던 LG 타선이 마침내 폭발했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이 있었다. 3안타 경기를 펼치며 LG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LG는 4월 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10-9로 승리했다. 전날 6-11로 패했던 LG는 설욕과 함께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이날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스틴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의 10-9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개막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해 걱정이 컸다. 그동안 LG는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스틴 보어(35), 리오 루이즈(29), ..
“대한민국 에이스잖습니까?”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개막전 선발투수를 밝힐 때 망설이지 않았다. 김광현(35)은 SSG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필승카드였다. 지난 시즌 김광현의 선발 등판 시 팀 승률은 팀 내 가장 높은 74%(28경기 20승 1무 7패)에 달했다. 김원형 감독은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쌓인 피로를 고려해 시범경기 동안 김광현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지만 도리어 김광현은 컨디션을 착실히 끌어올리며 다시 한번 확신을 줬다. 개막전 선발 등판은 꽤 부담스럽다. 2007년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8년 차이던 2014년 개막전 선발로 처음 나섰으나 당시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5이닝 5안타 3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LG 트윈스는 2017년 외국인 타자가 제 몫을 하지 못해 속을 썩였지만, 투수들만큼은 제 몫을 했다.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는 둘이 합작해 10이 넘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기록했다. 허프가 부상으로 인해 19경기 등판에 그친 것이 아쉬웠지만, 투수 WAR 부문 Top 10에 팀 내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올라온 팀은 LG뿐이었다(헨리 소사 WAR 6.1 2위·데이비드 허프 WAR 4.5 5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LG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데는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LG는 이 두 명과 차우찬(WAR 4.6 4위)까지 더해 KBO리그 정상급 선발 트로이카를 가동했다. 하지만 이 조합은 1년 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잔부상으로 2..
1군 진입 2년 차인 2014시즌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최고의 성과를 보인 구단이다. KBO리그 1군 진입 첫 해인 2013시즌에 영입했던 투수들 중 아담 윌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년간 NC에서 활약하며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영입한 테드 웨버, 잭 스튜어트 등도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신생팀 NC가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강팀으로 도약한 데는 그간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 지난 2017시즌 역시 NC의 외국인 선수들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에릭 테임즈의 후임으로 부담이 컸던 재비어 스크럭스는 OPS 1.000에 근접하는 활약(35홈런 111타점)으로..
지난 2년간 24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0 70홈런 231타점 OPS 1.015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8.9를 기록한 윌린 로사리오의 한신 타이거스행(총액 750만 달러)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19일, 한화 이글스가 외야수 제라드 호잉(Jared Hoying)과의 계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계약 총액은 70만 달러다. 호잉은 한화가 로사리오의 후임으로 호타준족 외야수를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부터 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되어 왔던 대표적인 영입 후보였다. 1989년생인 호잉은 먼저 합류한 두 명의 신입 외국인 투수들(키버스 샘슨 1991년생 70만 달러·제이슨 휠러 1990년생 57만 5,000달러)과 마찬가지로 젊고 건강하며 저렴한 선수다. 덕분에 한화는 ..
지난 시즌 상위권 후보로 꼽히던 LG 트윈스는 외국인 타자의 부재로 시즌 내내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 슬롯이 세 자리로 늘어난 2014년부터 함께 했던 LG의 외국인 타자 4명 중 2016시즌 루이스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한 시즌을 온전히 함께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LG는 외국인 타자 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5시즌 이후 함께했던 히메네스는 2017시즌 극심한 기복(51경기 OPS 0.769)을 보이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고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제임스 로니(23경기 OPS 0.822)는 2군행에 불복해 무단이탈 사건을 일으켰다. 타선의 힘이 받쳐주지 못한 LG는 팀 평균자책점 4.32로 KBO리그 1위를 기록하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며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렇게 맞은 오프..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중반까지의 부진을 딛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정규시즌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는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이 큰 몫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개막을 앞두고 파커 마켈이 팀을 이탈했고 급하게 영입한 닉 애디튼이 전반기를 넘기지 못하며 외국인 투수 구상이 꼬이기도 했다. 하지만 3년 차에 에이스로 도약한 브룩스 레일리, 내야 중앙을 견고한 수비로 지키며 사직구장에서는 불방망이까지 곁들인 ‘사직 본즈’ 2루수 앤디 번즈가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였다. 여기에 후반기 복귀한 조쉬 린드블럼이 힘을 보태면서 롯데는 8월부터 대질주를 시작해 당시 7위였던 순위를 시즌 마지막에 3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 없다. ‘좌완 선발 20승’이라는 단순한 단어 나열이 이토록 멋있을 수가 있는가. 막연히 부러울 수가 있는가. 우리의 희망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닐까. 바로 이상훈이 해낸, 우리에게는 기록 이상의 감동 그리고 추억으로 남아있는 1995년의 이야기다. ‘자존심을 세워달라’며 프로 입단 당시부터 구단과 치열한 계약금 다툼을 벌이던 이상훈. 그러나 이상훈은 끝내 구단의 의사를 수용하며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2억 원(계약금 1억 8,800만 원, 연봉 1,200만 원)이라는 몸값에 꿈에 그리던 LG 트윈스에 입성한다. 데뷔 첫 해인 1993년 9승 9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아쉽게 두 자리 승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데 공헌했고, 플레이오프 3차..
2016-17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한 닉 에반스는 지난 2년간 성적을 보면 재계약도 충분히 가능한 타자였다. 홈구장인 잠실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2시즌 동안 256경기에 출장해 평균 타율 0.301 51홈런 1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2로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두 싸움이 치열했던 지난 2017시즌 9월 이후 타율 0.266 OPS 0.813로 하락세를 보인 것이 문제였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 타자 없이 보낸 LG 트윈스(루이스 히메네즈·제임스 로니)를 제외하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마이클 초이스(넥센 히어로즈)와 비교해도 외국인 타자치고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출신으로 한국 프로야구 원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우승은 물론 투수 3관왕, 그리고 초대 MVP까지 휩쓸었던 당대 최고의 투수 박철순. 물론 원년의 맹활약에 이어 그 이후의 프로 생활은 부상과 재기의 연속으로 힘겨운 선수 생활을 거듭하면서 최고의 선수라기보다는 ‘불사조’라는 이미지가 더 어울리게 된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박철순은 1982년 이전에도 순탄한 인생을 보낸 적이 없었을 만큼 격랑의 인생을 보냈던 선수였다. OB 베어스 입단 이전의 박철순의 행보를 다시 되돌려보자. 파란만장 인생사 박철순 박철순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시절, 뒤에 롯데 감독이 되는 김용희 해설위원과 선수 생활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용희가 고려대 74학번이므로 박철순도 74..
데뷔 이후 다섯 시즌동안 평균 220이닝을 던지며 20승씩을 챙겨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100승을 달성한 투수. 특히 그 사이에 두 차례나 선발 20승을 기록했던 역사상 유일한 투수이며, 김수경과 조용준을 비롯한 수많은 대투수와 신인왕을 길러낸 당대 최고의 투수 지도자 김시진. 그러나 김시진이라는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최고의’, 혹은 ‘위대한’ 같은 수식어가 아니다. ‘비운’이나 ‘2인자’, 혹은 ‘3인자’니 하는 비루한 꼬리표들이다. 그렇다. 그의 이름은 자연스레 최동원이라는 이름을 연상시키고, 그것은 또다시 선동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런 연상의 출발점은 아마도 1981년 실업야구 코리안 시리즈였을 것이다(프로야구가 개막하기 전, 실업야구도 전기리그 우승팀과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