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⑦] LG 트윈스 - 아도니스 가르시아 (Adonis Garcí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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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상위권 후보로 꼽히던 LG 트윈스는 외국인 타자의 부재로 시즌 내내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 슬롯이 세 자리로 늘어난 2014년부터 함께 했던 LG의 외국인 타자 4명 중 2016시즌 루이스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한 시즌을 온전히 함께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LG는 외국인 타자 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5시즌 이후 함께했던 히메네스는 2017시즌 극심한 기복(51경기 OPS 0.769)을 보이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고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제임스 로니(23경기 OPS 0.822)는 2군행에 불복해 무단이탈 사건을 일으켰다.

 

타선의 힘이 받쳐주지 못한 LG는 팀 평균자책점 4.32로 KBO리그 1위를 기록하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며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렇게 맞은 오프시즌, LG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주전 3루수를 경험한 바 있는 아도니스 가르시아(Adonis García)를 80만 달러에 영입했다.

 

당초 구상은 데이비드 허프와 재계약을 하고 레다메스 리즈를 재영입하는 것이었지만, 허프가 일본행을 택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해가 바뀌기 전 헨리 소사와 재계약을 확정했고 새해가 밝자마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출신의 타일러 윌슨에 이어 가르시아까지 영입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LG는 히메네스 이전에도 조쉬 벨, 잭 한나한 등 3루수 외국인 타자를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2017시즌 히메네스의 부상과 중도 퇴출로 양석환이 3루로 나서며 발전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KBO리그 3루수 중 최하위권 생산력을 보였다. 기대를 모았던 황재균 영입이 무산되면서 결국 LG는 올 시즌도 3루수 외국인 타자 카드를 택하게 됐다.

 

올해 가르시아는 박용택-김현수와 더불어 LG의 중심 타선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두 좌타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4번 타자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과연 가르시아는 1995년 해태 타이거즈 이후 ‘팀 평균자책점 1위 구단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오명을 쓰게 한 팀 타선의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 이름 : 아도니스 가르시아 (Adonis García Arrieta)

- 생년월일 : 1985년 4월 12일

- 국적 : 쿠바 (시에고 데 아빌라 주 시이고 데 아빌라)

- 포지션 : 내야수 · 3루수 (우투우타)

- 신장 : 175cm

- 체중 : 93kg

- 프로 지명 : 2012년 아마추어 자유계약 뉴욕 양키스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donis_garcia13/

- 트위터 : https://mobile.twitter.com/adonis84cuba/

 

- 배경

KBO리그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1985년생인 가르시아는 다소 나이가 있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르이사의 미국 무대 경력은 그다지 길지 않다.

 

가르시아는 아마추어 야구 강국인 쿠바 출신이다. 2004년 18살의 나이로 쿠바 리그에서 데뷔했고 4년 차 이후 두각을 드러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장점을 보이지 못했지만 2006-07시즌부터 타격에 눈을 떴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간 쿠바 리그에서 가르시아는 통산 타율 0.312를 기록할 정도로 괜찮은 성적을 보였고 특히 커리어 하이 시즌인 2009-10시즌에는 84경기 동안 21홈런 17도루 67타점 장타율 0.623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했다.

 

2009-10시즌 이후 쿠바 탈출을 감행한 가르시아는 반 년간의 기다림 끝에 2011년 1월, 망명에 성공했고 미국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이후 허위 영주권 문서 적발로 6개월 징계를 받았던 가르시아는 이듬해 뉴욕 양키스와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하며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 서게 됐다.

 

포지션을 외야수로 전향하고 그 해 양키스 산하 싱글A와 더블A에서 타율 0.263 5홈런 OPS 0.735를 기록하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은 출발이었다.

 

게다가 이듬해 트리플A로 승격에는 성공했지만 타율(0.256)과 OPS(0.669)는 곤두박질쳤고, 2014년 트리플A에서 잠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2년간 메이저리그 진입에는 실패했다.

 

표|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지난 시즌 성적과 프로 통산 타격 성적

 

가르시아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당장 30세가 되는 유망주에 대한 구단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5시즌을 앞두고 방출 통보를 받았고 2015년 4월 애틀랜타로 이적하게 된다.

 

계약 후 트리플A 그윈넷 스트리퍼스에서 활약하던 가르시아는 5월 19일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감격을 누렸고 기존 주전이던 후안 유리베, 켈리 존슨이 트레이드로 이적하자 7월 25일 다시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뒤 198타석 10홈런 장타율 0.500을 기록, 기대 이상의 파워를 보여주며 터너필드의 핫코너를 차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잠깐의 달콤한 꿈이었다. 이듬해인 2016년, 주전 3루수를 맡아 127경기에 출장 타율 0.273 출루율 0.311 장타율 0.406 14홈런 65타점을 기록했지만 세 배 가까이 늘어난 타수(532타수)에도 불구하고 홈런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이미 30세에 접어든 선수에게 팀도 바닥난 인내심을 보이며 출장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 초반 부진과 왼쪽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3달 가까이 결장하는 악재가 겹쳤다. 한 번 떠나간 기회를 다시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고, 가르시아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애틀랜타에는 팀 최고 유망주 댄스비 스완슨과 두각을 드러낸 요앙 카마르고 등이 데뷔해 자리를 잡았다.

 

이후에도 아킬레스건 부상이 이어지며 95경기에 결장한 가르시아는 9월 복귀 후 주로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서다 시즌을 마무리했고 그나마 주어진 기회에서도 19타수 3안타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팀을 리빌딩하고 있는 과정인 애틀랜타 입장에서도 기량 감소가 확연하게 보이는 33세 선수에게 더 이상 3루를 맡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지 못한 가르시아는 6년 만에 미국 무대를 떠나 새로운 기회의 땅 KBO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가르시아는 KBO리그에서 활약하게 되는 첫 번째 쿠바 타자다.

 

- 스카우팅 리포트

우타자인 가르시아는 메이저리그에서 단일 시즌 10개, 14개의 홈런과 타율 0.270 이상을 기록하며 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3루수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일정 수준의 펀치력은 가진 타자다. 또한 매 시즌 컨택률 80%대를 기록한 선수로 메이저리그 중·상위권 수준의 컨택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국인 타자들에게 꾸준히 원했던 ‘장타 능력’을 보고 가르시아를 영입했다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장 175cm 체중 93kg이라는 단단한 체격을 가졌음에도 가르시아의 장타가 부족한 이유는 타석에서의 접근법 때문이다. 나쁘지 않은 컨택 능력(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267)을 갖췄지만 방망이에 공을 갖다 맞출 뿐 그 공을 띄우지 못하며 플라이볼 자체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표|2015-2017시즌 메이저리그 3루수 중 아도니스 가르시아 기록

 

위의 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800타석 이상 소화한 메이저리그 3루수 45명 중 가르시아의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45명 중 땅볼은 세 번째로 많이 때려내고 뜬 공은 네 번째로 적게 만들어내는 선수가 장타를 생산해 내기는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2015시즌에는 198타석에서 10홈런을 터뜨리며 인상적인 홈런 생산력을 보였지만 풀타임 시즌을 보낸 2016년에는 3배 이상 많은 타석에 들어섰음에도 고작 4홈런을 더 때려내는데 그쳤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포함해서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최근 6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은 2015-16년 단 두 시즌뿐이며 이때의 홈런 개수도 각각 10개, 14개로 장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2015-16시즌 성적 합산치와 마이너리그 성적 편차가 크지 않음을 고려하면 가르시아를 전형적인 홈런 타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마이너리그 통산 1,212타수 25홈런 / 메이저리그 통산 896타수 29홈런).

 

뜬 공의 타구 속도 역시 그리 빠르지 않은 가르시아가 지나치게 홈런 생산을 의식할 경우 도리어 고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선구안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타석에서 적극적인 스타일이라 볼넷을 고르는 능력이나 선구안이 썩 좋지 않다. 가르시아는 스트라이크 아웃 존 스윙과 존 스윙률 모두 상위 10%에 드는 타자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출루율은 0.300에 불과하며 순출루율(출루율-타율) 또한 0.033에 그친다. 마이너리그 시절까지 포함해도 가르시아는 볼넷 비율이 5%를 넘지 않았다. 다만 준수한 컨택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삼진을 아주 많이 당하는 유형은 아니다.

 

사진|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우완 투수 상대 슬라이더 성적

 

가르시아는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에는 강하지만 슬라이더에는 약점을 보였다. 특히 우완 투수의 슬라이더에 취약했다. 슬라이더 상대 타율이 2015시즌 0.091, 2016시즌 0.188, 2017시즌 0.178로 좋지 못했고 홈런도 2개에 그쳤다.

 

사실 타격보다 큰 문제는 수비에 있다. 쿠바 리그 시절 가르시아는 유격수와 중견수를 곧잘 소화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미국 진출 이후 3루에 정착한 뒤, 애틀랜타에서 보여준 가르시아의 수비는 말 그대로 3루를 겨우 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2016년 4월 MLB.com에 나온 기사에는 이런 문구도 있었다. “He's not a third baseman” Braves manager Fredi Gonzalez said. “He plays hitter”(애틀랜타 프레디 곤잘레스 감독은 “가르시아는 3루수가 아니다. 단지 타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양키스에서 가르시아를 영입할 때부터 수비가 불안한 점을 알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글러브를 끼고 보여준 퍼포먼스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재앙에 가까웠다.

 

최근 3년간 1,000이닝 이상 소화한 40명의 메이저리그 3루수들 중 가장 낮은 수비율(0.932)을 기록했으며 수비에 있어서 득점을 저지하는 능력인 DRS(Defensive Run Save)는 -12로 40명 중 33위를 기록했다. 수비로만 팀에 12점의 손해를 끼쳤다는 뜻이다. UZR[각주:1] 역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전임 3루수였던 조쉬 벨과 히메네스가 수비만큼은 확실하게 제 몫을 해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명타자로 보내기에는 박용택이 확고한 주전으로 버티고 있다. 어쩌면 불안한 수비에 의한 포지션 정리가 LG 류중일 감독의 머리를 더 아프게 할 수도 있다.

 

- 전망

LG는 지난 시즌 중반 프랜차이즈 통산 가장 많은 홈런(44홈런)을 친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그 교체는 가을야구 진출권을 놓고 분전하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무단이탈이라는 최악의 행동이 되어 돌아왔다.

 

매년 인성과 실력이 반비례하는 외국인 타자들을 영입하며 아쉬움을 남긴 LG에게 가르시아는 확실한 타선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가르시아는 높은 OPS를 기록하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었다. 다만 좌·우투수 상대 성적이 비교적 균형 잡혀있고 투고타저 리그인 인터내셔널리그(IL)와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활약을 보인 만큼 몸 상태에 이상만 없다면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앞서 확인한 것처럼 우완 투수의 슬라이더에 대한 대비책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려진 약점인 만큼 경기 후반 가르시아의 타석에는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활용하는 우완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서 있을 경우가 잦을 것이다. 중심 타자로서 해결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이를 대비한 확실한 공략법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스트라이크 존 타격 성적

 

위 표의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듯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투구에는 강점을 가진 타자다. 슬라이더 약점 극복과 함께 스트라이크 존 밖을 향한 투구에 어느 정도 인내심을 보일 수 있을지가 KBO리그에서의 연착륙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정성훈이 팀을 떠나면서 1루수 슬롯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붙박이 3루수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덜기는 했다. 하지만 지명타자가 확실히 정해져 있고 1루수 가용 자원이 많은 LG 선수단 구성을 볼 때 가르시아가 3루를 확실히 지켜야 야수 기용에서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타선의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는 리그 최하위권인 타선의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두산 베어스 출신 김현수에게 4년 115억 원을 안겼고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던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타선 보강을 통해 상위권을 노리는 LG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클린업 트리오로 묶일 좌타자 김현수-박용택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가르시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한 가르시아가 풀타임 메이저리거의 저력을 발휘하며 쿠바 타자 성공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만큼은 시즌 후에 구단과 선수 모두 서로 재계약을 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 주목해 보자.

  1. UZR (Ultimate Zone Rating) : 평균 수비수 대비 병살(DPR), 수비 범위(RngR), 실책(ErrR)의 종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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