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창단 첫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 삼성 라이온즈의 지난 10년은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온도 차를 보였다. 팀에 암흑기가 찾아오자 구단은 매년 겨울마다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팀 순위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았다. 코로나19를 겪은 올해도 삼성의 오프시즌은 이전처럼 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 가지 고무적인 부분은 FA(자유계약선수)로 두산 베어스로부터 오재일을 영입하며 장타력을 보강하는 등 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오재일을 영입하며 4년 50억 원의 계약이 성사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까지 끝마쳤다. 전임자 다린 러프가 떠난 이후, 팀을 거쳐간 타일러 살라디노(부상)와 다니엘 팔카(낮은 컨택률 및 수비..
2019시즌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4위로 3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하지만 팀 타선의 공격력이 하위권에 위치하며 준플레이오프 이상은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을 누리지 못한 탓이 컸다. 2008-2009시즌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외국인 타자의 재계약 사례가 2015-2017시즌 루이스 히메네스 한 명에 그친 LG는 해마다 외국인 타자가 70경기를 채 소화하지 못한 채 짐을 꾸려 떠나고 대체 선수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거포 자원으로 리그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토미 조셉은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중도에 교체되었고, 대체 선수로 영입된 카를로스 페게로마저 가을야구의 영웅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 결과 시즌 내내 LG 타선..
지난 2019시즌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기대가 컸던 에디 버틀러가 부상으로 이탈하여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를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으로 빈자리를 잘 메꾸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NC 외국인 투수 선발진은 2018시즌 최하위의 아픔을 단 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로 반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선발 경력이 일천한 드류 루친스키가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77.1이닝을 소화하며 9승 평균자책점 3.05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1선발 역할을 했고 긴 부상 터널을 벗어나 독립 리그에서 뛰던 프리드릭은 대체 선수로 합류 후 12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2.75로 5위 수성에 기여했다. 하지만 NC는 장고 끝에 외국인 투수 ..
바로 1년 전에도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는 창단 후 첫 10위라는 비극적 결말로 귀결되고 말았다. 양상문 감독을 포함한 새로운 코칭스태프,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영입은 모두 실패로 판명됐다. 2019시즌 앞두고 단행했던 변화 중 시즌이 끝나고도 호평을 받은 것은 인기 치어리더 안지현의 영입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그렇게 롯데는 또 하나의 아픔을 남긴 채 2020년대에 들어섰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롯데는 프런트 자체를 리빌딩하기로 했고, 그 결과가 현재 성민규 단장 체제이다. ‘프로세스 정립’이라는 방향성에 따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는 시설 정비, 컨디셔닝 파트 재편,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예년과는 다르다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감한 2차 드래프트 전략..
지난해 KIA 타이거즈는 V11에 기여한 외국인 투수들과 차례로 결별한 뒤, 드래프트 순위나 아시아 경력 등 주목할 요소가 많은 투수들을 영입하는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2019시즌 개막 이후 이들이 보여준 투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KIA 외국인 투수들이 합작한 WAR은 1.08로 10개 구단 최하위였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의 부진은 특히 치명적이다.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으로 빠른 적응을 기대한 조 윌랜드는 초반 선전했지만 체력 문제로 기복을 보였다. 외국인 1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이콥 터너는 투구 내용은 물론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일 정도로 리그 최악의 외국인 투수였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한 ..
2019시즌 키움 히어로즈 타선의 중심에는 홈런왕(33홈런) 박병호가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의 곁에서 타점왕(113타점) 제리 샌즈가 박병호 못지않은 파괴력을 보였기에 키움은 KBO리그 정상권을 다툴 수 있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키움의 공격력은 이정후-박병호-샌즈로 이어지는 숨 막히는 클린업 트리오의 엄청난 파괴력 덕분이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장타율이 5할에 육박하는 샌즈는 기대대로 파괴력을 과시했고 주전 우익수로 수비 활약도 해주면서 팀의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KBO리그 정상급 성적과 성실성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으며 샌즈는 시즌 중에도 해외 리그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고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면서 키움과의 인연은 결국 2년으로 끝났다. 샌즈의 이탈은 단순히..
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자타공인 롯데 자이언츠다.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이 드림즈 구단의 시스템을 바로 잡는 과정을 밟으며 야구 팬들을 포함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처럼 롯데 또한 30대 후반인 성민규 단장 선임 이후 이른바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하는 방향성을 천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듯 새 외국인 투수로 직전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아드리안 샘슨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2019시즌 메이저리그 35경기 15선발 6승 8패 평균자책점 5.89). 애초 롯데는 터줏대감 레일리와 함께 샘슨을 좌·우 원·투펀치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를 보이며 난항을 겪었고 결국 레일리는 5년의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메이..
신생팀으로 발을 내디딘 2015시즌 이래 빛보다 어둠이 짙었던 KT 위즈에게 지난 2019시즌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마법과도 같은 한 해였다. 가을야구 티켓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팀 창단 후 최고 순위인 6위를 기록했고 시즌 막판까지 5위 경쟁을 벌이며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신임 이강철 감독 체제 하에 좋은 신호탄을 쏘아 올린 KT의 목표는 상승세를 유지해 만년 하위권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는 것이다. 투·타 모든 면에서 성장을 이뤄낸 팀이지만, 반사이익을 봤던 부분도 없지 않았던 2019시즌을 뒤로한 KT는 사실 외국인 투수 교체가 그리 급한 팀은 아니었다. 팀 역대 최초로 외국인 투수가 모두 10승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고 윌리엄 쿠에바스-라울 알칸타라의 힘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왕조가 몰락한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고민은 늘 외국인 투수였다. 영입하는 투수마다 부상과 부진을 동반했고 당연히 전력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4년간 성공한 외국인 투수 영입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타자만큼은 큰 걱정이 없었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뛰었던 다린 러프는 정상급 4번 타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호성적과 별개로 연봉 협상에서 매번 난항을 겪었다. 1루 혹은 지명타자만 소화 가능했던 러프의 포지션도 골칫거리였다. 결국 러프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었던 삼성은 재계약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거포 다린 러프가 빠진 삼성 타선은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지난 2019..
지난해 8월 중순까지만 해도 확실시 됐던 우승이 거짓말처럼 무산된 SK 와이번스. 통합 우승을 꿈꿨던 2019시즌은 여러 충격만 남기며 허무하게 끝이 났다. 9경기 차 앞선 1위를 뒤집힌 사상 초유의 역전 허용에 더해, 2위로 선착해 있던 플레이오프에서는 3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스트레이트로 탈락하자 SK 팬들은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과 가을야구 징크스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는 등 실망감을 드러냈다. 9월 이후의 추락은 탄탄했던 선발진도 막지 못했고 포스트시즌까지 그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시즌 중반까지 ‘언터쳐블’의 위력을 발휘했던 앙헬 산체스는 8~9월에는 다소 무뎌진 모습이었고, 도미니칸리그부터 시즌을 시작한 헨리 소사는 후반기 체력이 달리는듯한 모습을 보이며..
2019시즌 기적 같은 한 해를 보내며 극적인 통합 우승을 일궈낸 두산 베어스. 하지만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핵심 전력의 이탈 소식이 속속 들려왔다. 선발진의 축인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떠나게 된 것이다. 2019시즌 MVP인 조쉬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재진출을 위해서였지만, 세스 후랭코프는 메디컬 테스트 거부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결별했다. KBO리그 최고 투수로 입지를 다진 린드블럼의 메이저리그 복귀는 시즌 중부터 예견됐던 바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잔류 가능성이 높았던 후랭코프의 이탈로 외국인 투수 선발진을 원점에서 재구성해야 했다. 여기에 골든글러브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재계약 협상마저 김재환의 포스팅 영향으로 지연되다 보니 지난해 통합 우승에 공헌한 외국인 선수 모두를 교체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갔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그러나 2017년을 제외하면 계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직전 시즌인 2019년에는 10위까지 추락했다. 2019시즌을 앞둔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의욕적이었다. 코칭스태프 교체와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충원이 이뤄졌으며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치어리더의 영입도 화제였다. 그렇게 롯데는 2년 전의 짧은 가을야구 이후 또다시 침체로 돌아간 성적을 반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노경은과의 내부 FA 계약부터 삐걱이기 시작했고, 특히 외국인 투수는 삼성 라이온즈 못지않게 빈약했다. 조쉬 린드블럼이 이탈한 이후 브룩스 레일리 혼자만이 제 구실을 했을 뿐이었다. 닉 애디튼, 펠릭스 듀브론트에 이어..
2019시즌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흥미와 불안이 공존했던 파격이라고 볼 수 있었다. 주 포지션은 포수지만 투·타 겸업과 외야수 출전 등으로 포지션의 경계가 흐릿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타격에는 썩 강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미 우려가 있었고 결국 초반 반짝 활약 이후 추락하며 일찌감치 결별한 바 있다.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이 초반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베탄코트의 활약이 더 절실했었을 NC였지만 베탄코트는 공·수에서 허점만 드러내며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로 제이크 스몰린스키를 영입했지만 그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스몰린스키가 전문 외야수로 수비는 어느 정도 채워줬지만 공격에서는 나성범의 공..
2019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는 2017년 우승에 기여한 외국인 투수들과 차례로 이별한 뒤 작심하고 외국인 투수 선발진을 재편했다. 이름값이나 아시아 경력 등 주목할 요소가 많아 큰 기대를 모았을 정도로 상당히 공을 들였다. 하지만 부푼 기대는 시즌 개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으로 바뀌었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 조 윌랜드는 간혹 호투를 펼치기도 했지만 투구수 증가에 따라 구위 편차가 컸던 것이 아쉬웠다.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에이스 감으로 주목받았던 제이콥 터너는 투구 내용과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을 포함해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고 그 결과 개막 때부터 시즌을 완주한 외국인 투수들 중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기준 2019시즌 최악의 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