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⑧] 롯데 자이언츠 - 댄 스트레일리 (Dan Str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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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자타공인 롯데 자이언츠다.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이 드림즈 구단의 시스템을 바로 잡는 과정을 밟으며 야구 팬들을 포함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처럼 롯데 또한 30대 후반인 성민규 단장 선임 이후 이른바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하는 방향성을 천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듯 새 외국인 투수로 직전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아드리안 샘슨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2019시즌 메이저리그 35경기 15선발 6승 8패 평균자책점 5.89).

 

애초 롯데는 터줏대감 레일리와 함께 샘슨을 좌·우 원·투펀치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를 보이며 난항을 겪었고 결국 레일리는 5년의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는 길을 택했다. 결국 롯데는 외국인 투수진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미국 사정에도 정통한 성민규 단장 체제의 롯데는 큰 동요 없이 빅 네임 투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영입한 샘슨보다 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댄 스트레일리였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10승을 세 차례나 해낸 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만 선발로 140경기를 뛴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다. 여기에 커리어 평균자책점 4.53으로 여전히 중·하위권 선발로는 수요가 있을만한 커리어다. 지난해 불운과 부진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KBO리그 이적을 예상하긴 어려웠던 투수였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만 749이닝을 소화했으며 18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도 두 번이나 된다. 게다가 아직 만 31세로 전성기가 지나지 않은 상태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일리의 선택에 놀란 이들이 많았다.

 

다소 갑작스러운 레일리와의 결별을 과거 실적이 화려하고 경험이 풍부한 투수로 대체하는 데 성공한 롯데. 겨우내 이뤄진 전반적인 선수 영입 과정은 호평을 받고 있다.

 

거침없는 프로세스로 스토브리그를 달구고 있는 롯데 성민규 단장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수확한 스트레일리. 스트레일리의 영입에 숨겨진 롯데의 프로세스는 무엇이었을까.

 

- 이름 : 댄 스트레일리 (Daniel Steven Dan Straily)

- 생년월일 : 1988년 12월 11일

- 국적 : 미국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89cm

- 체중 : 99kg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traily58/

 

- 배경

대학교까지의 스트레일리는 평범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드래프트에서 지명도 받지 못했고 대학 리그에서도 4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학을 마치고 2009년 드래프트에서 24라운드 전체 723순위에서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 스트레일리는 평균 이하의 기대치를 가진 투수였다.

 

그렇게 스트레일리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오클랜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 해 드래프트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가 1라운드에 뽑혔던 드래프트였고, 이외에도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크 마이너(텍사스 레인저스), 패트릭 코빈(워싱턴 내셔널스), 제임스 팩스턴(뉴욕 양키스) 같이 현재 에이스급 투수들이 뽑혔던 해였다.

 

그랬던 스트레일리가 마이너리그에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배운 슬라이더에 새롭게 체인지업을 장착한 덕분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원하는 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해 무려 17종류의 그립을 시도했다고 한다.

 

하위 싱글A에서 바로 데뷔한 스트레일리의 첫 3년은 준수했기는 했지만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싱글A의 세 개 레벨을 경험할 동안 72경기(65선발)에 나서 26승을 챙기며 승운은 괜찮았지만 해당 기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지명 당시에 비해 자신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린 시기였다.

 

스트레일리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걸까. 스트레일리는 2010년 싱글A 레벨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3년 차였던 2011시즌 28경기 11승 9패 평균자책점 3.87로 싱글A를 마치고 이듬해인 2012시즌 더블A로 승격하며 눈부신 시즌을 보냈다.

 

스트레일리는 상위 리그로 올라갈수록 기량이 점점 향상되었다. 더블A에서 3.38의 평균자책점과 K/BB 4.70이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두 달 만에 트리플A로 올라갔고, 트리플A에서는 도리어 8경기 53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1.36이라는 더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이며 일약 신성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스트레일리는 2012시즌 베이스볼 아메리카와 MiLB가 각각 선정한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표.1|댄 스트레일리의 최근 3년간 성적과 통산 투구 기록

 

스트레일리의 맹활약을 주시하고 있던 오클랜드는 2012년 8월 스트레일리를 메이저리그에 등판시켰고, 다소 이른 시기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통보받았지만 데뷔전 6이닝 5탈삼진 1실점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9로 지명 4년 만에 메이저리그 콜업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침착하고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였다.

 

2013시즌을 거의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스트레일리는 27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으로 커리어 첫 메이저리그 풀타임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듬해에는 개막 초반 서비스타임 조절 차 트리플A에서 던지기는 했으나 4월이 끝나기 전에 메이저리그로 돌아왔고 27경기 152이닝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4선발로는 매우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그 해 스트레일리는 오클랜드가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면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치르는 디비전 시리즈 4차전 선발로 나서 퀄리티 스타트까지 기록하는 등 여러모로 뜻깊은 한 시즌을 보냈고 시즌 후 메이저리그 아메리칸 리그 신인상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슬럼프에 빠지며 트리플A에서조차 과거의 좋았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4-15시즌은 계속 헤매던 스트레일리는 이 기간 18경기(11선발)에만 나왔고,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대체선수로 활약하다가 경기가 끝나면 곧장 트리플A로 내려가는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년 대비 구속이 1.5마일(약 2.4km/h)가량 하락했던 스트레일리는, 낮아진 릴리즈 포인트가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래도 2015시즌 트리플A에서는 22경기 만에 10승을 따내는 등 체면치레는 했다(122.2이닝 평균자책점 4.77). 겨울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지만 직후에 DFA[각주:1]까지 경험하며 계속 수모를 겪었다. 이후 시카고 컵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되며 2016년에는 리빌딩 중이던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부진한 이후 한국행을 결정한 여느 선수들과 달리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모습도 보여줬다. DFA 직후 신시내티로 옮긴 스트레일리는 리빌딩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임무를 맡아 화려하게 부활했다.

 

34경기 중 31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4승도 거두고 무려 191.1이닝이라는 놀라운 이닝 소화력까지 보여주면서 신시내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에이스를 얻는 행운을 누렸다. 다소 높은 BABIP와 피홈런 수가 약점이었으나 안정적인 4-5선발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는 듯했다.

 

스트레일리 또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터라 더없이 이상적인 윈·윈 관계가 됐다. 다음 시즌 마이애미로 이적하며 현재 에이스로 도약한 루이스 카스티요까지 팀에 안겨준 것은 덤이었다. 마이애미에서도 56경기 304이닝을 소화하면서 신시내티에서 보였던 모습을 어느 정도 이어갔지만, 마이애미에서의 2년 차 시즌인 2018년 부상을 겪으면서 시즌 초반과 막판 한 달씩은 등판하지 못했다.

 

찜찜한 2년 차 시즌을 마무리한 스트레일리에게 2019시즌을 앞두고 뜻밖의 방출 시련이 찾아왔다. 개막 직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가까스로 소속 팀은 찾았지만 왼쪽 무릎 부상에 시달렸고 피홈런 제어가 되지 않으며 시즌을 완전히 망쳤다.

 

스트레일리는 무릎 부상 치료 후 다시 나선 2019년 후반기 트리플A 경기에서는 12경기 67이닝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다시 알리기 시작했지만 볼티모어에서 1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82라는 악몽 같은 성적을 남기면서 다시 DFA 처리됐고 남은 시즌마저 부활에 실패했다.

 

시즌이 끝난 뒤, 스트레일리는 예상을 깨고 한국 무대를 자신의 다음 무대로 선택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직전 시즌의 부진이 당장의 생존에 뼈아프게 작용했다고는 하지만 전년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500만 달러를 받은 선발투수가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만 800이닝을 던진 8년 차 투수의 피칭을 KBO리그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 그렇게 마련된 것이다.

 

- 스카우팅 리포트

싱커를 던지며 땅볼을 양산하는 유형을 선호하는 KBO리그지만 스트레일리는 그런 흐름과는 달리 플라이볼 유형의 투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땅볼/뜬 공 비율이 1 이상 올라간 적은 4경기만 등판한 2015시즌 단 한번뿐이었다.

 

플라이 타구를 많이 허용했지만 구장 안에 잘 가둬두면서 최근의 홈런 증가 추세를 잘 버텨온 투수였지만 지난해 부상 등으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측면이 있다. 이닝당 하나 이상인 탈삼진을 기록한 마이너리그 시절 기록(9이닝당 탈삼진 9.5개)도 상당히 눈에 띈다.

 

메이저리그에서 패스트볼의 위력은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특히 강속구 투수가 흔해진 현시대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스트레일리의 투구 레퍼토리에서 구사율이 가장 높은 것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표.2|댄 스트레일리의 최근 3년간 구종별 데이터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은 평균 구속 91마일(약 146.4km/h)에서 형성되며 최고 구속 94마일(약 151.2km/h) 정도로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평균 회전수 2,300rpm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회전력을 자랑한다.

 

한편 올 시즌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5km/h, 평균 회전수는 2,231rpm이었다. 즉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 언저리로 평가받던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이 KBO리그에서는 평균 이상의 구위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9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91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하지만 무릎 부상 이후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가 무뎌졌고 전년 대비 피안타율이 20%, 피장타율이 60% 이상 치솟았다. 주무기의 위력이 급감한 상태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존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가장 좋았던 시기인 2016-18년 3시즌 동안에도 패스트볼의 ISO(피순장타율)은 0.25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2019년에는 0.823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하며 거의 배팅볼 수준으로 전락을 했었다.

 

물론 KBO리그로 오면 패스트볼 구속 지표에서 상위권을 바라볼 수준은 된다고는 하지만, 최근 2년간 -20의 구종 가치를 기록한 패스트볼이 KBO리그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체 투구의 50% 가까이를 포심 패스트볼로 던지는 만큼 패스트볼 위력 감소를 스트레일리의 부진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겠지만, 패스트볼은 사실 2017시즌 부터 말썽이었다. 지난해 속절없이 무너진 스트레일리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슬라이더의 부진이었다. 스트레일리의 시그니처 구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슬라이더는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3마일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1마일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1마일 슬라이더 (출처.MLB PARK)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2시즌 이후 스트레일리는 2018년까지 슬라이더 구종 가치를 40.2나 쌓은 투수였다. 이는 해당 시기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스트레일리가 메이저리그에서 상당 기간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구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슬라이더 구종 가치가 -14.4로 폭락했다. 이는 4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 최악의 기록이었다. 타구가 맞으면 공은 날카롭게 뻗어갔고(라인 드라이브타구 비율 42.6%) 그 결과 피안타율 0.441 피출루율 0.508 피장타율 0.932 8피홈런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남겼다.

 

이후 스카우팅 과정에서 직전 시즌은 갑작스러운 방출과 이적으로 시즌 준비 부족도 겹쳤고 투구 밸런스도 무너졌던 것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이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많이 있다. 이후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올 시즌은 슬라이더의 위력이 회복된 것을 증명해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갈고닦았던 스트레일리의 체인지업도 상대하는 입장에서 경계를 해야 할 구종이다. 스트레일리의 체인지업은 낙폭이 심한 스플릿 체인지업으로, 우타자의 몸 쪽 혹은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잘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슬라이더에 버금가는 좋은 무기가 될 전망이다.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4마일 체인지업 (출처.MLB PARK)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84마일 체인지업 (출처.MLB PARK)

 

그 외에 싱커와 커브를 구사할 수 있지만 두 구종은 전면에 나서지도, 특정한 상황을 겨냥하고 쓰이지도 않는다.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볼 배합의 다양화를 위한 목적으로 간간히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KBO리그로 옮기고서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 구종들이 효과적이라고 해서 비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되지는 않는다.

 

스트레일리의 탈삼진/볼넷 비율은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각각 3.51과 2.18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평균 이상, 메이저리그에선 평균 이하였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9이닝당 볼넷 2.6개를 기록한 선수인 만큼 KBO리그에서 제구력이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은 아주 낮을 것으로 보인다.

 

표.3|댄 스트레일리의 피홈런수와 홈런/플라이볼 비율

 

문제는 피홈런이다. 꾸준히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플라이볼당 홈런 개수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에는 12%였던 것이 조금씩 올라가다 무릎 부상과 타자 친화 홈구장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친 2019년에는 2016년 대비 홈런/플라이볼 비율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스트레일리의 타구 분포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스트레일리가 땅볼보다는 뜬 공이 많은 플라이볼 유형의 투수라는 것. 하지만 리그가 바뀌면서 투수의 유형 자체도 바뀔 수 있다.

 

평균 구속 140km/h 중·후반의 패스트볼이라면 KBO리그에서는 아주 준수한 수준이며, 이를 원하는 곳에 뿌릴 수 있을 정도의 제구력까지 갖춰진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보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는 중급 이하의 무기가 2020년 KBO리그에서는 상급의 무기가 되는 셈이니 말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몸 상태다. 스트레일리는 커리어 내내 오른 팔뚝과 복사근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으며, 지난해에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주무기인 슬라이더 구위가 심각하게 저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시즌 후반기 피칭에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했으나, 올해가 부상 직후 맞이하는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롯데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전망

홈구장인 사직구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장 특성상 거리는 짧지만 담장 높이는 높다 보니, 홈런이 되려면 일정 이상의 발사 각도가 요구되는 구장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일리의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라인 드라이브 타구 허용은 평균 정도(통산 20.4%)지만, 땅볼 대신 뜬 공이 많이 나오는 투수였다. 따라서 사직구장 펜스의 도움은 상대적으로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타구 허용 시 발사 각도

 

대신, 공인구의 반발력 저하 요소에는 수혜를 입을 수 있고 인필드플라이 유도(통산 12.4%)도 곧잘 해냈다는 점에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홈런이 많은 플라이볼 투수가 투고타저 리그로 온다는 것은 분명히 호재다. 트리플A에서는 이닝이터로서 여전한 위력을 과시했기에 ‘건강한’ 스트레일리라면 롯데가 기대한 것 그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

 

사진|댄 스트레일리의 허용 타구 히트맵

 

메이저리그에서만 800이닝을 던진 투수로 경력도 길고, 부진했던 시기를 극복하며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관록도 상당한 투수다. 리빌딩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롯데 벤치에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외국인 선수로 기대할 수 있다.

 

2020년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해도 팀에 함께 하는 올 시즌만큼은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영입 과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기대대로 국내 투수들에게도 같이 시너지를 일으킬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스트레일리를 괴롭혔던 무릎 부상의 회복과 과거의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2020시즌을 잘 보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올해 33세인 스트레일리가 시즌 후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쇼케이스인 올 시즌 이닝이터로 활약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수 밖에는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평가에서 성실성과 끈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2020시즌은 동기 부여가 충분하기 때문에 화려했던 과거 경력에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일리가 부진을 극복하고 두 번째 전성기를 누린 발판은 리빌딩 팀 고정 선발투수 역할이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롯데의 상황이 그와 흡사하다. 4년 만에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스트레일리가 당시처럼 부활하며 최하위였던 롯데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 DFA (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 양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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