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⑫] NC 다이노스 - 마이크 라이트 (Mike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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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시즌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기대가 컸던 에디 버틀러가 부상으로 이탈하여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를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으로 빈자리를 잘 메꾸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NC 외국인 투수 선발진은 2018시즌 최하위의 아픔을 단 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로 반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선발 경력이 일천한 드류 루친스키가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77.1이닝을 소화하며 9승 평균자책점 3.05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1선발 역할을 했고 긴 부상 터널을 벗어나 독립 리그에서 뛰던 프리드릭은 대체 선수로 합류 후 12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2.75로 5위 수성에 기여했다.

 

하지만 NC는 장고 끝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시즌이 끝나자 이 두 선수 모두 재계약하는 대신 프리드릭의 자리에 새로운 투수를 영입하여 더욱 강력한 외국인 투수진을 꾸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긴 부상의 여파로 인해 과거처럼 다채로운 구종 활용이 어렵고 패스트볼-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패턴으로 변해버린 프리드릭과는 고심 끝에 이별을 결정했다.

 

그렇게 프리드릭을 보낸 NC는 신규 외국인 선수 한도 100만 달러를 모두 써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그렇게 선택한 선수가 2m에 가까운 훤칠한 신장과 강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우완 투수 마이크 라이트였다.

 

공식 영입 발표는 2019년 11월 22일에 이루어졌으며,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총 1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만 총 110경기에 등판했으며 올해 서른 살 시즌을 보낼 라이트는 루친스키와 유사하게 싱커를 주로 구사하고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능력을 가진 투수다. 구종이 단조로운 프리드릭에게 가졌던 아쉬움을 해결하려는 행보였다.

 

- 이름 : 마이크 라이트 (Dennis Michael Mike Wright Jr.)

- 생년월일 : 1990년 1월 3일

- 국적 : 미국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98cm

- 체중 : 97kg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wrightsnaps12/

 

- 배경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베네츠빌 출신인 라이트는 윗동네의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는 황금 드래프트라고 할 만큼 좋은 유망주들이 많았던 시기였고, 그 사이에서 라이트는 3라운드 4번째, 전체 94번째 지명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2011년부터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라이트는 착실하게 한 단계씩 거치면서 성장해 나갔다. 걸프코스트 리그에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한 경기를 던진 뒤 하위 싱글A로 무대를 옮긴 라이트는 7경기에 등판해 31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77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곧바로 싱글A로 승격했다.

 

데뷔 첫 해 흔치 않게 3개 리그를 경험한 라이트는 추가로 4경기를 싱글A에서 더 던지고 한 해를 마쳤다. 이듬해 상위 싱글A로 곧바로 승격된 라이트는 8경기에 등판해 5승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싱글A를 졸업하고 입단 2년 만에 더블A로 올라갔다.

 

더블A에서는 12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지만 메이저리그를 향한 순항은 이어졌다. 2013시즌 라이트는 더블A에서 26경기 143.2이닝 동안 11승 평균자책점 3.26를 기록하며 더블A를 졸업했고, 트리플A로 올라섰다.

 

라이트는 루키 리그를 시작으로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모든 레벨을 겪으며,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은 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볼티모어 팬들의 기대를 조금씩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2014시즌이 끝나고 평가된 유망주 순위에서 라이트는 팀 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트의 바로 다음 순위에 오른 선수가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선발투수 잭 데이비스임을 감안하면, 라이트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감이 올 것이다.

 

표.1|마이크 라이트의 최근 5년간 투구 기록

 

2014시즌 트리플A 26경기에 등판해 142.2이닝을 던져 4.61의 평균자책점으로 주춤했지만 메이저리그 승격을 위한 준비 단계를 착실히 마쳤다.

 

그리고 2015시즌 트리플A에서 첫 6경기 30.2이닝 동안 3승 평균자책점 2.64의 성적으로 좋은 출발을 선보이며 꾸준하게 성장해 온 라이트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다.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라이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것은 5월 17일.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서의 등판이었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라이트가 마주한 상대는 LA 에인절스였다. 첫 타자였던 콜 칼훈을 2루수 플라이로 잡더니, 두 번째로 상대하는 타자였던 마이크 트라웃에게 157km/h의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140~160km/h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의 완급 조절로 인해 에인절스의 타자들은 제대로 된 타구도 때려내기 어려웠고, 장타는 앨버트 푸홀스의 2루타 하나밖에 없었다.

 

7.1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으로서는 최고의 시작이었다. 팀이 3-0으로 승리하면서 첫 승리도 가져가게 된 라이트는 볼티모어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버드 노리스의 부진으로 인한 임시 선발로 여겨지던 선수에게는 엄청난 결과였다.

 

6일 후 만난 상대는 마이애미 말린스. 이번에도 결과는 7이닝 무실점이었다. 승리 투수 요건은 만들지 못했지만 단 3안타 만을 내주며 마이애미의 타선을 봉쇄했다.

 

감격스러운 메이저리그 첫 콜업 후 첫 두 경기를 14.1이닝 7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모습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라이트는 데뷔 첫 경기에서 게임 스코어 76점, 다음 경기에서 72점을 기록하면서 첫 두 경기에서 모두 게임 스코어 70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던진 9,847명의 투수 중 단 31명만이 해낸 기록이다. 역대급 스타트를 보인 라이트의 앞날도 창창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그 이후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첫 3경기 평균자책점 1.40 이후 나머지 9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9.95로 한계를 보였다.

 

다만 트리플A에서는 15경기 9승 1패 평균자책점 2.22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며 트리플A 수준은 넘어섰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2016시즌 트리플A 13경기 평균자책점 3.07, 메이저리그 18경기 평균자책점 5.79로 이런 현상이 그대로 반복됐고 라이트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자리 잡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를 받았던 체인지업이 더 이상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피안타율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점점 라이트의 성적은 하락했다. 이를 극복해 보기 위해 슬라이더의 비율도 늘려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여기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더그아웃에서 얼굴이 벌게져 있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등 마인드 컨트롤[각주:1]에 실패하자 라이트의 성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그래도 팀 내 상위권 유망주였기에 볼티모어는 라이트를 더 지켜보았으나, 거기까지였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13경기를 모두 불펜으로 소화했고, 설상가상 트리플A 성적마저 점점 나빠졌다. 메이저리그에서만 머문 2018시즌 역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019시즌에도 초반 10경기 동안 무려 9.45의 평균자책점으로 달라진 모습이 없자 팀은 결단을 내렸고, 2019년 4월 24일, 볼티모어는 라이트를 시애틀 매리너스로 보내는 결정을 하는 것으로 인연을 정리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시애틀에서도 7경기에 등판해 11이닝 11실점으로 전혀 통하지 않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도 첫 강등 때는 가능성을 보였지만 6월 말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가 재강등되자 평균자책점 6.69로 의욕마저 잃은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시즌을 마친 라이트는 시즌 종료와 함께 논텐더 FA 신분이 되면서 NC와 계약하며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 스카우팅 리포트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 슬라이더를 고르게 던지지만,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구사할 수 있어 5가지 구종을 조합하는 팔색조 투구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하지만 투구 커맨드[각주:2]에서는 항상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고 그로 인해 구속과 구위의 장점이 반감되어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고전했다.

 

커리어 초반에는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평균 150km/h 초·중반 대, 그러면서도 완급 조절을 통해 140km/h 초반부터 160km/h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뿌렸다.

 

하지만 문제는 체인지업으로 시작된 변화구의 난조였고, 이로 인해 기대치에 비해 시즌 종료 성적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듬해인 2016년부터는 싱커와 슬라이더의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고,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에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질 정도로 구종 구사율의 변화가 커졌다. 그러나 라이트의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표.2|마이크 라이트의 2016~2019시즌 구종별 성적 (메이저리그 기준)

 

그러다 보니 직전 3시즌에서 138.2이닝 동안 132개의 삼진을 잡은 기억은 가려지고 23개의 피홈런을 포함해 평균자책점 6점대 불펜이라는 점만 부각됐다.

 

사실 구위 자체는 준수하고 탈삼진 능력도 갖춘 투수다.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볼넷과 피홈런도 상당히 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패스트볼 계열은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를 구사하며 커리어 전반에 걸쳐 대부분 2:1 비율을 유지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구속이 151~152km/h에 이르며 최고 구속은 157~159km/h까지도 기록한 바 있다.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어떤 보직에서 던져도 구속 차이가 크게 없었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95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95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나이가 들면서 평균 구속은 조금씩 떨어졌지만 여전히 빠른 구속을 보인다.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해 절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체력 안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님을 유추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포심 패스트볼 성적이 피안타율 0.256 출루율 0.333 장타율 0.432로 비교적 잘 막아냈다.

 

특히 라이트는 땅볼보다는 플라이볼 피쳐로서의 성향이 돋보인다. 패스트볼의 효율성이 여기서 빛을 발했다. 땅볼 비율은 32.9%에 불과하지만 피안타와 피장타를 억제함으로써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싱커의 경우 땅볼 유도(통산 52.5%)와 장타 억제(통산 순수 피장타율 0.152)에서는 기대만큼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컨트롤이 썩 좋지 않아 볼넷도 자주 내줬고 피안타는 잘 억제하지 못했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93마일 싱커 (출처.MLB PARK)

 

그러다보니 장타를 나름 억제했음에도 피OPS가 통산 0.900로 좋지 않았다. 커맨드가 따라주지 못했고 156km/h~158km/h의 속도에도 익숙해진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는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만 것이다.

 

슬라이더는 라이트의 투구 레퍼토리에서 꾸준히 30% 정도를 차지해 온 구종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많이 등판하지 않은 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순수 피장타율이 2할을 넘겼을 정도로 피홈런 허용의 주범이었다.

 

삼진을 잡는 데도 많이 공헌한 구종이지만 실투나 방망이에 걸렸을 때 대가도 컸던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의 구종이었다(통산 순수 피장타율 0.228 / 통산 삼진% 22.7%).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83마일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슬라이더 (출처.MLB PARK)

 

패스트볼의 경쟁력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세컨드 피치를 개발하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볼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슬라이더를 다듬는다면 KBO리그에서도 통할만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3할 중반대를 넘나들었지만 그 이전에는 효과적이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좋았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 적절한 배합을 이루어 낸다면 KBO리그 레벨의 세컨드 피치로는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인다.

 

체인지업은 좌타자 상대로 위력을 발휘했어야 하지만 정작 기록만 살펴보면 피안타율 0.389 피장타율 0.648로 전혀 기능을 하지 못했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쓰지는 않다 보니 여느 투수처럼 타자별, 상황별로 분리해서 던지는 선수였지만 기대했던 임무마저 해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87마일 체인지업 (출처.MLB PARK)

 

일반적으로 땅볼 유도 가능성이 높은 구종임에도 실제 땅볼 비율이 뜬공 비율보다 낮았다. 이래저래 실망이 많았던 구종으로 KBO리그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어느 정도 위력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이외에 커브도 구사하기는 하지만 역시 눈에 띄지는 않고 특정한 상황에서 활용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에서 예비 구종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될 정도였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커브 (출처.MLB PARK)

 

라이트의 또 다른 강점은 내구성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5년 동안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기록이 단 한 번뿐이다. 데뷔 시즌이던 2015년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15일짜리 명단에 들었었지만 추가적인 재활 절차 없이 바로 복귀했다.

 

다만 2017년 중반 즈음 어깨 문제로 인해 약 한 달을 쉰 이력이 있다. 복귀 이후로 정상적인 피칭을 계속했지만 어깨 부상은 언제든 다시 재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망

부상으로 이탈 이전까지 준수한 활약을 했던 버틀러가 땅볼 위주의 피칭을 했다면, 라이트는 그와는 반대로 플라이볼 위주의 타구 프로파일을 보여준다.

 

버틀러의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비율이 48.3%였던 반면 라이트는 38.8%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2019년 버틀러 영입에 앞서 NC의 내야 수비를 지적했다면 올해 라이트에게는 외야 수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타구 허용 시 발사 각도

 

2019년 NC의 외야 수비는 수비율이 최하위였지만, WAA(수비 승리 기여도)에서는 4위를 기록해 효율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NC의 외야 수비는 ‘5월 나성범의 시즌 아웃’이 포함된 것을 감안했을 때, 분명한 반등 요소가 있다. 외야수로서 리그 상위권 수비력을 갖추고 있는 나성범의 복귀는 NC는 물론 라이트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중견수 수비만큼은 최상급인 김성욱-김준완을 필두로 이명기, 애런 알테어 같이 수비력을 갖춘 야수들이 버티고 있어 수비 지원은 든든히 받을 것이다.

 

올 시즌 NC의 외야 수비는 수비율과 WAA는 모든 면에서 상승할 요건을 갖춘 상태이다. 등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라이트가 지난해와 달리 마음껏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사진|마이크 라이트의 허용 타구 히트맵

 

포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양의지가 가세한 NC의 포수진은 지난해 WAA와 수비율, 도루 저지율 모두에서 KBO리그 1위를 석권했다. 포일 역시 두 번째로 적었다.

 

올해 역시 양의지와 김태군이 마스크를 쓴다.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포수진을 갖춘 것 또한 라이트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외부 환경이 개선과는 별개로 선수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바로 체력 문제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불펜으로 주로 뛰었음에도 선발로 완벽히 전환한 루친스키라는 성공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제프 맨십, 왕웨이중 등 성공한 한 명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실패를 겪고 돌아갔던 바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3년간 단 한 번 110이닝을 던졌고 총합 이닝이 284이닝에 그친 라이트의 이닝 소화 능력에는 의문 부호가 붙어있다. 더운 여름도 그렇고 장마철 우천 취소 같은 변수가 많은 KBO리그에서 컨디션을 잘 조절할 수 있을지도 숙제가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커맨드가 아쉬웠다는 약점은 KBO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 시즌은 타자 친화적인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 소속이라 5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58이닝 동안 홈런 4개만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약점이었던 커맨드도 트리플A까지는 커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성적이 나빴던 이유는 집중타나 장타를 주자가 있을 때 많이 허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위기 상황을 조기에 진압하고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커맨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몰리는 상황에서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보였던 라이트가 KBO리그에서는 비슷한 상황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해 봐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던 라이트의 패스트볼이라면,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정상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컨드 피치의 효율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슬라이더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라이트는 루친스키와 함께 원·투펀치로 거듭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 할 수 있겠다.

 

올 시즌 내심 대권을 노리는 NC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뚜렷한 약점이 없는 확실한 에이스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라이트를 영입했다.

 

실제 2019년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경기에 프리드릭을 선발로 밀어붙였지만 정규시즌에 비해 분석과 집중력이 고조되는 경기에서 투 피치 약점이 발목을 잡아 경기 초반 3실점하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당시 화려한 위용을 뽐냈던 라이트가 스위스 군용칼을 연상시키는 다채롭고도 위력적인 투구를 보이며 NC의 창단 첫 우승 도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 컨트롤 (Control) : 야구에서 투수가 스크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2. 커맨드 (Command) : 야구에서 투수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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