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한화 이글스 타선에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있었다. 131경기에 나서 wRC+ 159.3(리그 1위)을 기록한 노시환이다. 하지만 노시환이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한화의 팀 wRC+는 90.7에 머무르며 2022시즌(89.7)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은원, 김인환 등 기존에 좋은 활약을 보이던 국내 선수들의 성적도 아쉬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타자였다. 2023시즌 한화는 팀 wRC+ 1위(126.8), 야수 sWAR 1위(4.98)를 기록한 마이크 터크먼(Mike Tauchman)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브라이언 오그레디(Brian O'Grady)를 데려왔다. 그러나 오그레디는 OPS 0.337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한화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의 한 부분으로 남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야구를 보며 야구 팬들에게서 나온 가장 많은 반응은 ‘부럽다’는 것이었다. 160km/h 빠른 공을 뿌려대는 투수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느냐는 게 그 이유였다. 한국에도 드디어 160km/h를 던지는 투수가 나왔다. 바로 한화 이글스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20)다.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160km/h가 넘는 강속구를 선보였다. 문동주는 4월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팀 타선이 침묵하며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지만 정작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건 따로 있었다. 문동주의 놀라운 구속이었다. 문동주는 1..
지난 7월 7일, 오승환(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회에 등판해 시즌 10호 홀드를 기록했다. 평범한 야구 팬이라면 오승환의 투구에 주목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 팬이라면 상대 팀 마운드에 서 있었던 선수를 좀 더 눈여겨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 선수는 선발투수의 난조로 인해 3회에 일찌감치 등판해 5.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데이비드 헤일(David Hale)이다. 시즌 개막 전 예상을 깨고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가 10년 만의 가을야구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헤일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적지 않은 투수다. 이번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4차례 등판했다. 경력만 따지면 대체 외국인 투수로는 최고 수준이다. 후반기 남은 기간 지급되는 50만..
지난겨울 한화 이글스가 가장 잘 한 결정을 꼽는다면,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채은성 영입이 될 것 같다. 올 시즌 한화를 상대한 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채은성이 가세한 한화 타선이 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채은성 영입 효과는 일시적인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것도 아니다. 타선 전체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4월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0으로 앞선 6회, 채은성은 ‘대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시즌 3호 1점 홈런을 때렸다. 지난해 양현종에게 7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이날 첫 두 타석도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던 양현종을 홈런으로 흔들었다. 한화 중심 타선이 무기력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채은성은 기복 없이 꾸준하다. 개막 4경기 만인..
한화 이글스의 2023시즌 첫 승 주인공은 외국인 투수도 토종 에이스 김민우도 아니었다. 프로 2년 차의 문동주가 달성했다. 문동주는 4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70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1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시즌 첫 경기였다. 최고 구속 159km/h의 패스트볼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보다 돋보인 것은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화였다.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결정구인 커브의 위력을 높였다. 타자 입장에서는 답이 없는 확실한 패턴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꾸준히 연마 중인 체인지업도 인상적이었다. 라인업에 자리한 4명..
이상한 일이다. 분명 잘한 것 같은데 경기가 끝나면 매번 지고 만다. 경기력이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정작 승리에 필요한 점수는 뽑지 못하거나 역전을 허용한다. 3년 연속 꼴찌의 수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겨울 그 어느 팀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가졌던 한화 이글스 이야기다. 한화는 90억 원을 들여 LG 트윈스로부터 FA(자유계약선수) 채은성을 영입했고 포수 최대어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잡기 위해 15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책정했던 것으로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아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제 고작 3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어찌 됐건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당연히 또 꼴찌다.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건 피부로 느껴진다. 전력이 나름 탄탄해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늘 진 팀은 한화다. 공격력..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투수가 바뀌었다. 12년간 기록 보유자였던 심수창(42)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18연패 기록이 2위로 내려앉았다. 한화 이글스 투수 장시환(36)이 19연패를 당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투수 불명예 기록을 쌓으며 심수창 위원의 18연패 기록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냈다. 장시환은 2023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나름 잘 싸운 경기였다. 상대 선발 안우진에게 막혀 0-2로 끌려가다 7회 초와 8회 초 한 점씩 내며 2-2 동점을 만들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한화가 연장 10회 초에 점수를 내지 못하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0회 말 장시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0 · Brian O'Grady)가 심상치 않다. 전형적인 공갈포형 타자의 면모를 보인다. 문제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는 것. 맞으면 넘어가는 파워를 가진 것은 알고 있지만 일단 맞히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오그레디가 이런 유형의 타자였다는 걸 한화가 몰랐다면 더 문제다. 어쩌다 하나씩 넘어가는 홈런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모를까 시범경기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은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였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 90만 달러다. 미국 국적 1992년생인 오그레디는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히터 유형의 우투좌타 외야수다. 중견수를 비롯해 외야 전 포지션..
지난 2년간 24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0 70홈런 231타점 OPS 1.015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8.9를 기록한 윌린 로사리오의 한신 타이거스행(총액 750만 달러)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19일, 한화 이글스가 외야수 제라드 호잉(Jared Hoying)과의 계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계약 총액은 70만 달러다. 호잉은 한화가 로사리오의 후임으로 호타준족 외야수를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부터 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되어 왔던 대표적인 영입 후보였다. 1989년생인 호잉은 먼저 합류한 두 명의 신입 외국인 투수들(키버스 샘슨 1991년생 70만 달러·제이슨 휠러 1990년생 57만 5,000달러)과 마찬가지로 젊고 건강하며 저렴한 선수다. 덕분에 한화는 ..
2018시즌 한화 이글스 선발진의 한 축이 될 키버스 샘슨 2017년 11월 12일 일요일, 2018시즌 KBO리그에 새로 선을 보일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확정됐다. 예년과 달리 신속한 행보를 보인 한화 이글스의 키버스 샘슨(Keyvius Sampson)이 그 주인공이다(2015시즌 강정호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던 투수로 한국 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한화는 2017시즌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게 무려 330만 달러를 투자했다. 10만 달러당 1승 이상을 거둬주길 바랐던 알렉시 오간도(180만 달러)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 달러)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도합 15승 222이닝 WAR 4.2를 합작하는데 그쳤다. 이전까지의 한화 외국인 투수들 보다는 나은 성적이었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KBO리그에서 팀 성적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외국인 투수의 성공 여부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외국인 선수로 선발투수 만을 고집하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나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든 불펜 투수를 영입하는 팀도 있었다. 하지만 2009년 KIA 타이거즈가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의 외국인 선발 듀오를 앞세워 우승을 따낸 뒤로 외국인 선수 구성의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타 구단들도 KIA가 했던 것처럼 극적인 우승을 꿈꾸며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 트렌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9년째 이어진 한화 이글스의 부진은 외국인 선발투수..
한화 이글스, ‘메이저리그 10시즌 경력’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영입 지난 1월 10일, 베테랑 메이저리거 알렉시 오간도(1년 180만 달러) 영입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로 의기소침했던 한화 이글스 팬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두 번째 외국인 투수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감독과 단장간의 갈등이 여러 매체를 통해 공공연히 보도되고 영입 리스트에 오른 외국인 투수들이 한화와의 계약을 꺼려한다는 루머까지 돌며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계약이 계속 미뤄진 끝에 시즌을 앞두고 급히 영입한 알렉스 마에스트리(총액 5000만 엔)가 9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9.42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떠난 전례가 상기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