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문동주의 160km/h 야구가 시작됐다. 韓 최초 160km/h! 100마일 시대도 멀지 않았다

728x90
반응형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야구를 보며 야구 팬들에게서 나온 가장 많은 반응은 ‘부럽다’는 것이었다. 160km/h 빠른 공을 뿌려대는 투수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느냐는 게 그 이유였다.

 

한국에도 드디어 160km/h를 던지는 투수가 나왔다. 바로 한화 이글스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20).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160km/h가 넘는 강속구를 선보였다.

 

문동주는 4월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팀 타선이 침묵하며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지만 정작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건 따로 있었다. 문동주의 놀라운 구속이었다.

 

문동주는 1회 말 박찬호의 타석 때 KBO리그의 새 발자취를 남겼다. 첫 타자 류지혁을 낙차 큰 커브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2번 타자 박찬호에게 변화구 2개로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를 만든 후 3구째, 육안으로도 확연히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에 정확히 꽂았다.

 

전광판에 159km/h가 찍힌 빠른 패스트볼에 박찬호는 반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루킹 삼진을 당했다. KBO의 공식 기록을 제공하는 스포츠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2011년부터 운영한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된 문동주의 공식 구속은 160.1km/h다.

 

사진|문동주의 KBO리그 국내 투수 최고 구속 기록은 경신하는 KIA 타이거즈 박찬호 타석 (출처.한화 이글스)
사진|한화 이글스 문동주의 KBO리그 최고 구속 신기록 수립 모습 (출처.한화 이글스)

 

이로써 문동주는 국내 선수로서 공식 기록 160km/h 이상의 공을 던진 최초의 투수가 됐다.

 

종전 국내 투수의 최고 기록은 2012년 9월 7일 롯데 자이언츠 최대성이 한화 장성호를 상대로 던진 158.7km/h의 빠른 공이 국내 선수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현역 투수 중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2022년 9월 SSG 랜더스전에서 던진 158.4km/h이 가장 빠른 공이었다.

 

역대 최고 빠른 공은 2012년 9월 LG 트윈스 소속으로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전에서 던진 162.1km/h 레다메스 리즈의 공이다. 2016년 한화 소속 파비요 카스티요도 두산 베어스전에서 160.4km/h 빠른 공을 던진 적이 있다. KBO리그 역사상 3번째로 빠른 공을 뿌린 문동주다.

 

문동주는 159km/h를 패스하고 곧바로 160km/h에 진입했다. 당분간은 문동주가 아니면 깨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더욱 고무적인 건 문동주가 아직 프로 2년 차에 불과한 어린 선수라는 점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문동주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 13경기에서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아쉬움을 남겼음에도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탔고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린다는 이유로 2023 WBC를 앞두고 50인 관심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조금만 보완하면 문동주의 빠른 구속이 WBC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대표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사진|KBO리그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한 한화 이글스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 (출처.한화 이글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를 갈았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꼽는 주목할 투수로 꼽혔다. 뛰어난 패스트볼 구속은 물론이고 성숙한 훈련 태도와 모범적인 성품 등까지 더해져 대성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5이닝 동안 단 70구만 뿌리며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 승리를 챙겼다. 한화가 4연패를 당하던 시점이라 더욱 반가운 호투였다.

 

12일 KIA전은 수베로 감독의 계획대로 92구를 던졌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팀이 0-2로 패하며 패전 멍에를 썼다. 하지만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하는 투구였다. 슬라이더 구속은 146km/h까지 기록됐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는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해준다. 타자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 기대가 되는 건 아직 4월이고, 아직 스무 살이라는 것이다. 최근 날씨가 예년과 달리 쌀쌀해 투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동주처럼 4월부터 160km/h가 나온 경우는 없다.

 

날이 따뜻해지고 어깨가 더 풀리면 160.1km/h를 넘어서는 공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KBO리그 역대 구속 순위를 보면 몸이 충분히 풀리고, 날씨가 괜찮은 9월에 기록이 나온 경우가 꽤 많았다.

 

게다가 문동주는 이제 프로 2년 차, 스무 살의 선수고 앞으로 더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힘이 붙는다면 충분히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부상 변수를 피해 가며 KBO리그 구속을 차례로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KBO리그에서도 이제 ‘구속’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선수가 등장했다는 건 분명 반갑다. 160km/h의 벽을 넘어선 문동주의 빠른 공이 얼마나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부푼다.

 

한국 야구는 지난 3월 WBC 실패를 통해 더 높아진 세계 야구의 벽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세계 무대에서 통할 만한 강속구 투수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태다. 한화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가 특급 유망주 문동주의 성장세를 주목하는 이유다.

문동주가 기록한 공식 구속 160.1km/h는 마일(mile) 단위로 환산했을 때 99.5마일이다. 국내 선수가 정규리그에서 100마일(약 161km/h)의 시대를 열 날도 멀지 않은 느낌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