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①] 한화 이글스 - 요나단 페라자 (Yonathan Perl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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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한화 이글스 타선에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있었다. 131경기에 나서 wRC+ 159.3(리그 1위)을 기록한 노시환이다.

 

하지만 노시환이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한화의 팀 wRC+는 90.7에 머무르며 2022시즌(89.7)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은원, 김인환 등 기존에 좋은 활약을 보이던 국내 선수들의 성적도 아쉬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타자였다.

 

2023시즌 한화는 팀 wRC+ 1위(126.8), 야수 sWAR 1위(4.98)를 기록한 마이크 터크먼(Mike Tauchman)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브라이언 오그레디(Brian O'Grady)를 데려왔다. 그러나 오그레디는 OPS 0.337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한화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의 한 부분으로 남았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닉 윌리엄스(Nick Williams)도 성적이 아쉬웠다. 시즌 말미로 갈수록 살아나는 듯했으나 결국 OPS 0.678을 기록하며 재계약을 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을 남겼다.

 

한화는 2023시즌 이후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던 앞선 두 선수와 다르게, 올해 트리플 A에서의 첫 시즌을 마무리한 25살의 유망주 요나단 페라자가 그 주인공이다.

 

- 이름 : 요나단 헤수스 페라자 (Yonathan Jesús Perlaza)

- 생년월일 : 1998년 11월 10일

- 국적 : 베네수엘라

- 포지션 : 외야수 (우투양타)

- 신장 : 175cm

- 체중 : 87kg

- 프로 지명 : 2015년 아마추어 자유계약 시카고 컵스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la_perla_negra15/

 

- 배경

 

페라자는 2015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야구선수 커리어를 시작했다. 계약 당시에는 유격수로 시작했지만, 페라자는 이후 여러 포지션을 전전했다. 루키리그에서는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를 모두 소화했고 싱글A부터 코너 외야수로 자리를 잡으며 코너 외야수로도 활약하게 되었다.

 

타격은 어땠을까? 루키리그에서 첫 2년간은 그리 두각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3년 차였던 2018년 50경기에서 타율 0.317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던 마이너리그가 재개된 2021년, 99경기에서 OPS 0.829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방점을 찍은 건 바로 2023시즌. 트리플A에서 뛰는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평균 OPS(0.794)를 훨씬 뛰어넘는 OPS 0.924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페라자는 즌 후 베이스볼 아메리카(BA)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마이너리그 FA(자유계약선수) 선수 TOP 5’에 선정되기도 했다.(링크)

 

하지만 떨어지는 수비력으로 인해 결국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르지 못했고, 페라자는 어린 나이에 기량향상을 도모하며 돈을 벌기 위해 KBO리그의 도전을 택했다.(링크)

 

- 스카우팅 리포트

 

페라자는 덩치가 작다. 175cm에 불과한 신장은 웬만한 한국 선수들보다 작은 수준이며, 체중도 77kg으로 많이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페라자가 보여주는 파워는 대단하다. 3년 전 하이 싱글A 때부터 매년 0.2 이상의 순장타율(IsoP)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장타율은 0.534에 이른다.

 

표|요나단 페라자 홈·원정 스플릿 성적

 

홈런 생산 능력도 우수하다. 올해 페라자가 뛴 트리플A IL 리그의 HR%가 3.19%였던 반면, 페라자의 기록은 4.23%로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물론 아이오와 컵스의 홈구장인 프린시펄 파크는 지난 2년간 홈런 파크팩터가 116(리그 평균 100)에 이르는 등 상대적으로 타고투저 구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페라자의 홈/원정 장타율이 큰 차이가 없으며 홈런 생산 능력 또한 비슷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사진|요나단 페라자의 홈런 (출처.MLB PARK)

 

선구안 또한 출중하다. 2023년 11월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작성된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패스트볼에는 강점을 가졌지만 변화구, 특히 체인지업에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타석에서 참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기록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K%(삼진 비율)는 리그 평균(22.7%)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BB%(볼넷 비율)가 14%에 이르는 등 많은 볼넷을 골라냈다. 순출루율도 0.105로 훌륭했다.

 

표|요나단 페라자 투수 유형별 스플릿 성적

 

페라자가 정말 좋은 선수인 또 다른 이유는 투수 유형과 관계없이 좋은 타격 성적에 있다. 데뷔 첫 시즌부터 스위치 히터로 뛰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스위치 히터임에도 특정 유형의 투수에게 약점을 보이지만, 페라자는 스플릿 성적에서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도 좌완 투수를 상대로 OPS 0.988, 우완 투수를 상대로 0.898을 기록했다.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이 조금 낮았지만, 볼넷을 많이 골라내며 이러한 부분을 극복해 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뜬공보다 땅볼 타구가 많고, 이와 더불어 당겨친 타구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은 2024시즌부터 수비 시프트가 금지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수비 시프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좌타자 상대 수비 시프트 돌파’는 페라자의 숙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와 주루는 타격에 비해 모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좌익수와 주자로서는 평균 이하의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주루에 있어서는 한국에서 생각보다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2022시즌 15도루, 2023시즌 13도루로 모두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고 성공률도 71.7%로 나쁘지 않았다. 또한 다음 시즌부터는 KBO리그도 미국을 따라 피치클락을 도입하는 만큼, 주자로서의 활약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 전망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카일 글레이저(Kyle Glaser)는 페라자를 ‘메이저리그 백업 수준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마이너리그를 뜨겁게 달군 페라자의 방망이는 그 어떤 선수보다 기대감을 품게 한다.

 

페라자는 정말 매력적인 선수다. 타격 능력은 확실하며, 특히 한화가 원하는 장타력에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화가 원하는 홈런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요나단 페라자의 빠른 배드 스피드 (출처.야구친구)

 

수비 또한 그리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다. 최인호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좌익수에 자리를 잡았고 2024시즌 지명타자 포지션 독식이 예정된 선수도 없는 만큼 지명타자로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라자는 며칠 전 베네수엘라의 스포츠 매거진인 ‘Lider en Deportes’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꾼다고 밝혔다.(링크)

 

한국을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메릴 켈리, 브룩스 레일리, 다린 러프 등 많은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있다. 특히 글 서두에 언급한 한화의 전 외국인 타자 터크먼의 경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108경기에 출전하며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갔다.

 

과연 페라자는 이 ‘금의환향’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다가올 2024시즌, 페라자의 방망이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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