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영광이지만 1986년~1989년의 해태 타이거즈나 2011년~2014년의 삼성 라이온즈 같이 ‘연례행사’처럼 우승을 한다면 아무래도 감흥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는 누구보다 기쁘게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몇몇 이적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로 입단 후 첫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강한 전력을 뽐내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2023시즌 KBO리그 최강팀으로 등극한 LG는 이제 우승이 연례행사였던 명문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1990년대에 꿈꿨다가 아쉽게 무산됐던 LG의 ‘왕조시대’를 ..
2013년에 창단해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한 KBO리그의 10번째 구단 KT 위즈의 역사는 이강철 감독의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기 전 3년 연속 최하위를 비롯해 4년 동안 214승 6무 356패를 기록했던 KT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한 지난 5년 동안 387승 17무 316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KT는 2021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대 들어 한 번도 가을야구 진출을 놓친 적 없는 ‘신흥 명문’으로 성장했다. KT는 2023년에도 시즌 중반 최하위로 떨어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통해 정규리그 2위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기세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연패 후 3연승을 기록하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비록 ..
지난 2020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는 2021년 7위, 2022년 6위에 머물며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NC가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한 것은 2013년 1군 진입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나성범(KIA 타이거즈), 2022시즌이 끝나고 양의지(두산 베어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드류 루친스키 등 간판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나면서 NC의 앞날은 점점 어두워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NC는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2023시즌 정규리그 4위로 3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올랐다. 정규리그에서는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KBO리그를 폭격했고 가을야구에서는 ..
2021년 1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는 2월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활약한 ‘슈퍼스타’ 추신수를 영입했다. 추신수가 최고령 20-20클럽에 가입한 2021년 정규리그 6위를 기록한 SSG는 2022년 김광현과 4년 151억 원이라는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SSG는 2022년 개막전부터 시즌 끝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역대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SSG는 2023년, 2000년대 후반 김성근 감독이 이끌었던 SK 시절의 왕조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한 SS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를 만나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다소 허무하게 탈락했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KBO리그 출범 후 지난 2023년까지 통산 6번의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는 KIA(해태) 타이거즈(11회), 삼성 라이온즈(8회)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3번의 우승을 견인했던 김태형 감독은 2022시즌을 끝으로 두산 사령탑에서 물러나 올해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 예정이다. 두산은 2023년부터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던 이승엽 감독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두산은 2023시즌 중반 11연승을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지만 후반기에 힘이 빠지면서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의 길을 가고 있는 양의지가 복귀했음에도 비약적인 반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1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등 KBO리그에는 ‘왕조’라고 부를 수 있는 여러 팀들이 있었지만 그 어떤 팀도 1980-90년대를 지배했던 해태 타이거즈에는 미치지 못했다. 해태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5년 동안 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9번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해태는 정규리그에서 다소 흔들리더라도 한국시리즈에만 진출하면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2001년 해태의 유산을 물려받은 KIA 타이거즈는 안타깝게도 해태 시절의 위용이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KIA는 여전히 한국시리즈 무패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태 인수 후 지난 2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두 번 밖에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2017년 마지막 우승..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는 故 노태우 前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롯데와 함께 30년 가까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던 LG 트윈스가 지난 2023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롯데는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팀이 됐다. 더욱 슬픈 사실은 롯데의 최근 성적 또한 부산 야구 팬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시즌은 이대호가 국내에 복귀하고 손승락(KIA 타이거즈 2군 감독)이 선수 경력에서 마지막 세이브왕에 올랐던 2017년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2018년에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2020-2021년 우승..
1980년대부터 1990년대가 해태 타이거즈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단연 ‘삼성 라이온즈의 시대’였다. 실제로 삼성은 1997년부터 2015년까지 19년 동안 무려 18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9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왕조시대’를 활짝 열었다. 물론 같은 시기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의 전성기도 있었지만 ‘21세기 KBO리그 최강팀’이 삼성임을 부정할 수 있는 야구 팬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2015년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끝으로 삼성의 찬란했던 황금기는 막을 내렸다. 삼성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8년 동안 7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며 창단 후 최악의 흑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7위 롯데 자이언..
지난 2022년 10월 손혁 단장이 부임한 한화 이글스는 그 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외야수 채은성과 투수 이태양, 내야수 오선진(현 롯데 자이언츠)을 동시에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5강 다크호스로 꼽히던 한화는 2023년 정규리그에서 58승 6무 80패의 성적으로 꼴찌를 간신히 면한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문동주와 노시환이라는 투·타의 확실한 기둥을 발굴했다는 성과도 있었지만 대전의 야구 팬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성적이었다. 한화는 2023시즌이 끝난 후에도 FA 시장에서 4+2년 총액 72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한국시리즈 우승 2회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수상에 빛나는 엘리트 2루수 안치홍을 영입했다. 비록 오선진이 FA 영입 1년 만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떠났지만..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는 메인 스폰서에 따라 팀명이 우리 히어로즈에서 서울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로 자주 바뀌었지만 창단 후 2022년까지 최하위로 떨어진 시즌은 2011년, 딱 한 번에 불과했다. 특히 2013년 창단 첫가을야구에 진출한 후에는 10년 동안 무려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3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며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한마디로 히어로즈는 KBO리그에서 ‘가성비’가 좋은 대표적인 구단이었다. 하지만 주력 선수 3명이 동시에 팀을 떠났던 2010년에도 최하위 추락을 막았던 히어로즈는 2023년 58승 3무 83패로 승률 0.411에 그치면서 창단 후 두 번째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9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가 1.5경기, 8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가 2경..
NC 다이노스가 2023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시범경기 1패 뒤 2연승을 기록했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는 3월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9-3으로 승리했다. 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3-10으로 패했던 NC는 10일과 11일 연속으로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는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시범경기 연승을 내달렸다. NC는 새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1회 선제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서호철이 3안타 1타점 1득점, 손아섭과 김주원도 멀티히트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3.2이닝 3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신민혁이 타선의 도..
두산 베어스가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게 연승을 거뒀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3월 10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장단 6안타를 때려내며 3-1로 승리했다. 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24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12-8로 승리했던 두산은 이날 5명의 투수가 등판해 키움 타선을 산발 4안타로 막아내면서 2연승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시범경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두산은 1회 볼넷으로 출루해 키움 좌익수 주성원의 실책 때 결승 득점을 기록한 정수빈이 2회에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승리를 이끌었고 박준영도 2차례 출루해 2득점을 기록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전날 최..
KIA 타이거즈가 이범호 감독 부임 후 국내에서 치른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3월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10-3으로 승리했다. 지난 2월 13일 KIA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호주와 일본에서 열린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8일 공식 취임식을 치른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며 감독으로서 가벼운 출발을 알렸다. KIA는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린 맏형 최형우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소크라테스 브리또와 이적생 서건창, 외야수 김호령도 ‘손맛’을 봤다. 마운드에서는 2.1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이의리가 승리를 챙긴 ..
삼성 라이온즈는 시볼드를 영입하고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재계약을 통해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월 4일, 삼성 팬들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4년 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장수 외국인 선수로 사랑받았던 뷰캐넌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뷰캐넌과의 재계약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다소 예상된 결말이었다. 메이저리그(MLB)로부터의 오퍼 등 여러 이유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던 삼성은 뷰캐넌과의 재계약이 성공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도 접촉해 왔고, 결국 뷰캐넌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데니 레이예스(Denyi Reyes)를 새로운 투수로 영입했다. 어딘가 익숙한 선수다. 레이예스는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에..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가 자신의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난타를 당한 끝에 5실점으로 흔들렸다. 야마모토는 3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캐멀백 랜치에서 펼쳐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4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캑터스리그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야마모토의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5실점(5자책점) 3볼넷 피안타율 0.35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00이 됐다. 야마모토는 지난 2월 29일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첫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 상대로는 위력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