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탈환 노리는 ‘5년 전 17승 투수’ 두산 베어스 이영하, 3이닝 무실점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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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게 연승을 거뒀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3월 10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장단 6안타를 때려내며 3-1로 승리했다.

 

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24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치열한 난타전 끝에 12-8로 승리했던 두산은 이날 5명의 투수가 등판해 키움 타선을 산발 4안타로 막아내면서 2연승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시범경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두산은 1회 볼넷으로 출루해 키움 좌익수 주성원의 실책 때 결승 득점을 기록한 정수빈이 2회에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승리를 이끌었고 박준영도 2차례 출루해 2득점을 기록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전날 최원준(3이닝 2실점)에 이어 또다시 ‘5선발 쇼케이스’가 열렸고, 2019년 17승 이후 4년 연속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영하가 3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이승엽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발 평균자책점 1위 기록했지만 채우지 못한 5선발

 

두산은 지난 2023시즌 팀 타율 9위(0.255)와 팀 득점 8위(620점)로 만족스러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산이 2023년 정규리그 5위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마운드의 힘, 그중에서도 탄탄한 선발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3.70으로 1위에 오른 LG 트윈스와 3.83의 2위 NC 다이노스에 이어 3.93으로 3위를 기록했던 두산은 선발 평균자책점에서는 3.64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두산은 2020시즌 정규리그 20승과 함께 투수부문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휩쓸었던 라울 알칸타라가 2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두산에 복귀해 2023시즌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던 알칸타라는 지난해 12월 총액 150만 달러에 두산과 재계약했다. 인상폭이 다소 크지만 두 자리 승수와 2점대 평균자책점, 190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라면 전혀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사진|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듀오 라울 알칸타라(왼쪽)와 브랜든 와델(오른쪽) (출처.두산 베어스)

 

일찌감치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으면서도 좀처럼 마운드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던 곽빈도 2022년 8승에 이어 2023년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든든한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5월에 허리염좌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곽빈의 활약이 없었다면 2023시즌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사진|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 곽빈 (출처.두산 베어스)

 

지난해 6월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 복귀한 브랜든 와델은 그야말로 ‘굴러온 복덩이’였다. 28만 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연봉을 받고 2년 연속 대체 외국인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브랜든은 18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였다.

 

브랜든은 시즌이 끝난 후 2023시즌보다 85만 달러가 오른 113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올해도 알칸타라, 곽빈과 함께 두산의 선발 트로이카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 밖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4경기에 등판한 최승용3승 6패에 그쳤지만 111이닝을 던지며 3.97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다만 선발 한 축을 맡아줄 거라 기대했던 사이드암 최원준이 3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부진하면서 확실한 5선발을 만들지 못한 채로 2023시즌을 마감했다.

 

따라서 올해도 스프링캠프부터 두산의 5선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투수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 2019시즌 17승 투수 이영하 역시 두산의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3이닝 무실점 호투로 성공적인 ‘5선발 쇼케이스’

 

선린인터넷고 시절부터 또래 투수들 중 돋보이는 유망주로 꼽히던 이영하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은 이영하에게 그 해 신인들 중 최고액에 해당하는 3억 5,000만 원의 계약금을 안겼지만 이영하는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루키 시즌에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재활을 마치고 2017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영하는 20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프로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사진|두산 베어스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는 이영하 (출처.두산 베어스)

 

이영하는 2018년 팀 선배 장원준이 부진에 빠진 틈을 타 두산의 5선발로 활약하며 프로 데뷔 첫 10승 투수가 됐다. 그리고 2019년에는 김광현(SSG 랜더스)과 함께 17승으로 토종 선발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하며 두산은 물론이고 한국야구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영하는 2019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2022년 8월 13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이영하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받으며 선수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고 긴 법정공방 끝에 2023년 5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023년 6월 마운드에 복귀한 이영하는 겨우내 부족했던 훈련량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5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5.4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17승을 기록했던 이영하는 이후 4년 동안 21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진|두산 베어스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는 이영하 (출처.두산 베어스)

 

법정다툼이 장기화되면서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영하는 올해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면서 동료들과 땀을 흘렸고 선발 재진입을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10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첫 쇼케이스를 치른 이영하는 3이닝 동안 피안타 하나와 볼넷 2개로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비록 탈삼진은 하나도 없었지만 148km/h의 빠른 공을 던졌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고 투구 수도 40개로 매우 경제적이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4선발로 낙점했던 좌완 투수 최승용이 왼쪽 팔꿈치 피로골절로 재활을 하고 있어 당장 선발 두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사이드암 최원준과 유망주 김동주, 박신지, 김유성, 군복무를 마친 김민규 등 선발 자리를 노리는 투수들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많은 경쟁자들 중 한 때나마 이영하만큼 확실한 실적을 올렸던 투수는 찾기 힘들다. 위력적인 구위로 시범경기에서 호투한 이영하의 선발 탈환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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