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KBO리그 전력분석⑥ 투·타 안정된 두산 베어스, 2023시즌 성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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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출범 후 지난 2023년까지 통산 6번의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는 KIA(해태) 타이거즈(11회), 삼성 라이온즈(8회)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3번의 우승을 견인했던 김태형 감독은 2022시즌을 끝으로 두산 사령탑에서 물러나 올해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 예정이다. 두산은 2023년부터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던 이승엽 감독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두산은 2023시즌 중반 11연승을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지만 후반기에 힘이 빠지면서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의 길을 가고 있는 양의지가 복귀했음에도 비약적인 반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1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왕조’를 경험했던 두산 팬들에게 정규리그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은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양석환홍건희를 잔류시켰고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으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김기연을 영입했다.

 

FA 영입과 트레이드 등을 통해 적극적인 전력보강 행보를 보였던 구단들에 비하면 다소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셈이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과 두산 팬들은 올 시즌 두산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거라 기대하고 있다.

 

[투수진] 건재한 선발진과 풍성해진 불펜

사진|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왼쪽)과 브랜든 와델(오른쪽)

 

두산은 2023년 팀 평균자책점 3.93으로 3위를 기록했고 선발 평균자책점에서는 3.64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을 만큼 강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3년 만에 두산으로 복귀한 라울 알칸타라가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맹활약하면서 두산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단 2경기를 던지고 퇴출된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브랜든 와델도 18경기에서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했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 브랜든과 총액 113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두산은 KT 위즈와 롯데, 한화 이글스와 함께 외국인 투수 2명 모두와 재계약한 네 팀 중 한 팀이다.

 

그만큼 2023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만족스러웠다는 뜻이다. 두산은 올해도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지난해처럼 두 자리 승수와 함께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준다면 이승엽 감독은 소위 ‘계산이 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다.

 

사진|2024시즌 두산 베어스 예상 선발 라인업과 투수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한 토종 에이스 곽빈은 올해 더 많은 이닝소화와 함께 더 많은 승리를 노린다. 여기에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출신 잠수함 최원준도 올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4선발로 낙점됐던 좌완 투수 최승용이 팔꿈치 피로골절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하지만 두산에는 이영하김동주, 박신지, 김민규, 김유성 등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는 자원들이 상당히 풍부하다.

 

두산은 2023년 홍건희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다가 후반기부터 정철원이 뒷문을 지켰다. 여기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며 이승엽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던 ‘슈퍼 루키’ 김택연이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시즌 24홀드를 기록했던 김명신과 사이드암 박치국도 필승조에서 활약하기에 손색이 없는 두산은, 상대적으로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해 프로 3년 차를 맞는 이병헌의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

 

[타선] 호세 로하스 넘는 활약 기대되는 헨리 라모스

사진|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출처.두산 베어스)

 

두산은 2023년 양의지가 합류해 타율 0.305 17홈런 68타점 8도루로 맹활약했고 정수빈도 생애 첫 도루왕에 오르며 1번 타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두산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김재환과 허경민 등 간판선수들이 부진했고 김민혁과 김대한, 송승환(NC 다이노스), 안재석(현역 입대) 등 두산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유망주들의 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이 지난 시즌 팀 타율 9위(0.255), 팀 득점 8위(620점)에 머물렀던 결정적인 원인이다.

 

두산은 2023시즌 타율 0.253 19홈런 65타점을 기록했던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KT에서 활약했다가 부상으로 KBO리그를 떠났던 헨리 라모스를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물론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19홈런을 때린 로하스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두산은 중·장거리 유형의 라모스가 잠실구장에 더 어울리는 타자라고 판단했다. 라모스는 두산에서 주로 우익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두산은 2023년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21홈런 89타점 73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타율, 최다득점을 기록한 양석환과 4+2년 총액 78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0년 12월 허경민과 맺었던 4+3년 총액 85억 원에 버금가는 액수로 그만큼 ‘거포 1루수’ 양석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양석환은 올 시즌부터 두산의 주장을 맡아 주전 1루수이자 팀의 리더로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다.

 

베테랑 김재호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공석이 된 유격수 자리는 박세혁(NC 다이노스)의 보상선수였던 박준영이 맡을 확률이 높다. NC 시절 어깨수술을 받았던 박준영은 2023년 7월 1군에 복귀해 51경기에서 타율 0.228 4홈런 17타점 16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야 하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지만 박준영이 올해 안정된 수비와 함께 하위 타선에서 간간이 장타를 터트려 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목할 선수] 4번 타자의 부활은 ‘필수’

사진|부활이 절실한 두산 베어스의 거포 외야수 김재환 (출처.두산 베어스)

 

김현수(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6년부터 두산의 주전 좌익수로 자리 잡은 김재환은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외야수로 떠올랐다.

 

특히 2018년에는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쓸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시절 김재환은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두산 타선의 보물이자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은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춘 2019년 44개였던 홈런개수가 15개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3년 연속 유지했던 3할 타율도 2019년부터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산을 대표하는 4번 타자였던 김재환은 2021년 27홈런 102타점을 기록한 후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두산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100억 원대 FA 계약이다.

 

하지만 FA 계약 후 2022년 타율 0.248 23홈런 72타점으로 주춤했던 김재환은 2023년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으로 주전으로 올라선 2016년 이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FA 계약 후 하락세가 시작됐지만 올 시즌에도 김재환은 15억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는다. 팀과 개인을 위해 올해 부활이 절실한 김재환은 비 시즌 기간 동안 미국에서 메이저리거 출신 강정호에게 개인 레슨을 받으며 부진 탈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 부활을 섣불리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강정호 스쿨’의 효과는 매우 긍정적이다. 김재환은 3월 17일까지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2(17타수7안타) 1홈런 6타점 4득점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만약 김재환이 2024시즌 정규리그 개막 후에도 4번 타순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두산은 올해 라모스와 양의지, 김재환,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2023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한 중심 타선을 거느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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