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⑤] 삼성 라이온즈 - 데니 레이예스 (Denyi R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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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시볼드를 영입하고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재계약을 통해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월 4일, 삼성 팬들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4년 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장수 외국인 선수로 사랑받았던 뷰캐넌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뷰캐넌과의 재계약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다소 예상된 결말이었다. 메이저리그(MLB)로부터의 오퍼 등 여러 이유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던 삼성은 뷰캐넌과의 재계약이 성공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도 접촉해 왔고, 결국 뷰캐넌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데니 레이예스(Denyi Reyes)를 새로운 투수로 영입했다.

 

어딘가 익숙한 선수다. 레이예스는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국가대표로 우리나라를 상대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동메달의 명예까지 얻었던 레이예스가 어떤 선수인지, 삼성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살펴보자.

 

- 이름 : 데니 레이예스 (Denyi Reyes)

- 생년월일 : 1996년 11월 2일

- 국적 : 도미니카 공화국 (산 크리스토발 주 산 크리스토발)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93cm

- 체중 : 115kg

- 프로 지명 : 2014년 아마추어 자유계약 보스턴 레드삭스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enyi_kings/

 

- 배경

 

레이예스는 2014년, 만 17세의 어린 나이에 보스턴 레드삭스와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입단 당시에는 유격수였지만 곧 투수로 전향했다. 이후 가을 교육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2018년 싱글A에서 레이예스는 10승 3패 평균자책점 1.89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며 상위 싱글A까지 승격했다.

 

좋은 제구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레이예스는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고, 이후 ‘2019년 보스턴 최고의 컨트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보스턴에서의 유망주 시절, 레이예스는 2019년, 보스턴 유망주 18위에 선정되었고 4~5선발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년에는 선발로, 2021년에는 롱 릴리프로 2년간 더블A에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이 기간 12승 14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눈에 띄는 성적은 내지 못했다. 결국 보스턴에서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후 2021년 11월, 마이너 계약을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2년 5월 13일, 볼티모어에서 구원 투수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당시 볼티모어 5선발이었던 스펜서 왓킨스가 타박상 여파로 28일 더블헤더 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게 됐고, 메이저리그 첫 선발 기회까지 얻었다. 공교롭게도 첫 선발 등판 상대는 전 소속 구단이었던 보스턴이었고 3.2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를 선보였다.

 

당시 볼티모어 선발진은 딘 크레머를 제외하면 마땅히 활약하는 선발투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예스는 볼티모어 선발진에서 단 한 번의 선발 등판 기회밖에 얻지 못했다.

 

그 이유는 마이너리그에서의 부진한 성적 때문이었다. 2022년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출장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트리플A급 기량이 아니었다. 통산 더블A 성적도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결국 레이예스는 더블A까지가 한계인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2022년 8월, DFA[각주:1]를 받은 레이예스는 11월 뉴욕 메츠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으나, 2023년에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어 KBO리그 삼성으로 이적하게 되었다.

 

- 스카우팅 리포트

 

레이예스의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7km/h로 MLB 평균보다 낮았다. 게다가 주로 불펜에서 활약하며 선발로 나설 경우에는 140km/h 초·중반의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에서의 레이예스도 파워 피처(Power Pitcher)보다는 피네스 피처(Finesse Pitcher)에 가깝다.

 

피네스 피처답게 레이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제구력이다.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제구력이었다. 비교적 많은 구종을 구사하며 정확하게 제어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볼 배합을 구성할 수 있는 레이예스의 강점 덕분에 큰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

 

표|  데니 레이예스의 MLB, 트리플A 통산 투구 기록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레이예스는 장타를 자주 허용하는 약점이 있다. 트리플A 통산 HR/9가 2.28개로 매우 높은 편이다. 좌타자 상대 18개, 우타자 상태 19개로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2023년 트리플A에서는 HR/FB 비율 20%를 기록했다. 뜬 공 5개 중 1개가 홈런이라는 뜻이다. 특히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와 같은 타자 친화적 구장에서는 홈런 허용률이 높다는 건 매우 큰 단점이다.

 

레이예스는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먼저 첫 번째 구종 패스트볼을 살펴보자. 메이저리그 상위 15%에 해당하는 긴 익스텐션과 2,164rpm의 평균 회전수를 기록하며 종적 무브먼트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치를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약간의 투심성 무브먼트가 있어 횡적 무브먼트는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약간 더 높다.

 

사진|데니 레이예스의 86마일 패스트볼 (출처.MLB.com)

 

레이예스의 패스트볼은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 높은 부분을 공략했다. 하지만 레이예스의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평균 정도의 무브먼트에 상대적으로 낮은 구속을 기록했다.

 

이는 장타를 허용하는 주된 원인으로 앞서 언급한 트리플A 통산 HR/9가 2.28개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다. KBO리그에서도 몰리는 공에는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2022, 2023시즌 데니 레이예스의 패스트볼 구사 위치

 

두 번째 구종은 130km/h 중반의 체인지업이다. 투수 전향 후 가장 먼저 던지기 시작한 변화구로 좌타자를 상대할 때 주로 구사했다.

 

패스트볼 구사 때와 비슷한 빠른 팔 속도로 인해 디셉션은 좋지만 무브먼트가 좋지 않아 패스트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좌타자 상대 성적이 아쉬운 것은 체인지업이 좌타자를 상대로 위닝샷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표|데니 레이예스의 트리플A 통산 좌-우 스플릿

 

세 번째 구종으로는 평균 120km/h 초반의 커브를 구사한다. 체인지업과 마찬가지로 투수 전향 후 먼저 던지기 시작한 변화구다. 대부분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사용됐다. 지난 2023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커브를 구사하지 않았고 커터와 슬라이더가 커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네 번째 구종은 평균 120km/h 중반의 슬라이더다. 2018년 추가된 구종이며 주로 우타자를 상대로 사용했다. 종적 무브먼트는 작지만 10 to 4로 떨어지는 횡적 무브먼트가 뚜렷하며 지난 시즌 가장 높은 헛스윙 비율을 기록한 주력 구종 중 하나였다.

 

사진|데니 레이예스의 84마일 슬라이더 (출처.MLB.com)

 

마지막으로 커터가 있다. 평균 약 139km/h 구속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상·하 무브먼트를 기록한 변화구다. 2021년에 장착했으며 2023년이 구사한 첫해임에도 20.3%로 비교적 높은 구사율을 기록하며 주력 구종으로 사용됐다. 다만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아 가장 높은 피장타율(0.667)을 기록했다.

 

표|데니 레이예스의 구종별 구사율과 헛스윙 %

 

이처럼 레이예스는 다양한 구종과 우수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지만, 장타를 허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타자 친화적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약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 전망

 

레이예스는 아직 증명이 필요한 선수로 여겨진다. 더블A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KBO리그 수준이 더블A와 트리플A 사이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각 구종의 스펙을 고려했을 때 레이예스의 실력은 KBO리그에서도 특출 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레이예스에 대한 기대는 존재한다. 이미 KBO리그에는 다양한 구종을 비교적 균일한 구사율을 기록하며 성공한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가 있기 때문이다. 레이예스도 구속에 비해 K/9가 높은 만큼 기교파 투구로 타자를 솎아낼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쿠에바스보다 더 비슷한 유형으로,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을 장점으로 한 숀 앤더슨(전 KIA 타이거즈)보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더 낮다. 앤더슨은 2023시즌 중 교체됐다. 레이예스가 앤더슨과 같은 조기방출의 아픔을 겪지 않으려면 쿠에바스를 롤모델로 삼고 앤더슨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레이예스가 어떻게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특히 하이패스트볼이 KBO리그에서 효과적으로 통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만 27세다. 레이예스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뷰캐넌의 재계약 불발로 이뤄진 영입이지만 레이예스는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 선수로 봐야 한다. 시볼드, 원태인 다음으로 3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삼성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레이예스가 아름다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곧 개막할 2024시즌,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1.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 지명할당, 팀의 40인 보호선수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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