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9번 타자’ 탄생하나… KIA 타이거즈 이우성 붙박이 1루수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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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이범호 감독 부임 후 국내에서 치른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3월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10-3으로 승리했다.

 

지난 2월 13일 KIA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호주와 일본에서 열린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8일 공식 취임식을 치른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며 감독으로서 가벼운 출발을 알렸다.

 

사진|첫 시범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간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출처.KIA 타이거즈)

 

KIA는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린 맏형 최형우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소크라테스 브리또와 이적생 서건창, 외야수 김호령도 ‘손맛’을 봤다.

 

마운드에서는 2.1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이의리가 승리를 챙긴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도 2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날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이우성은 치열한 1루수 주전 경쟁에서 이범호 감독에게 강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주찬 이후 끊어진 타이거즈 1루 계보

 

KBO리그 역대 한국시리즈 11회 우승으로 최다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는 지난 42년의 구단 역사에서 1루수 문제로 고민을 했던 시기가 많지 않았다.

 

사진|타이거즈를 대표하는 1루수로 기억되는 '레전드' 김성한 (출처.나무위키)

 

프로 원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KBO리그 초창기를 풍미했던 최고의 거포 김성한(광주 CMB 해설위원)이 있었다. 세 번의 홈런왕두 번의 타점왕에 빛나는 김성한은 통산 6개의 1루수 골든글러브와 함께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1980년대 KBO리그 최고의 1루수로 군림했다.

 

사진|타이거즈 1루수 계보를 이었던 '스나이퍼' 장성호 (출처.KIA 타이거즈)

 

김성한이 1995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후 1996년에는 장성호(KBS N 스포츠 해설위원)가 해태에 입단했다. 장성호는 김성한처럼 뛰어난 장타력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정확한 타격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비록 쟁쟁한 홈런 타자들에 가려 커리어 내내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KIA 타이거즈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최희섭 (출처.KIA 타이거즈)

 

장성호의 10년 연속 3할 도전이 좌절됐던 2007년 KIA는 메이저리그 40홈런에 빛나는 좌타거포 최희섭(KIA 타이거즈 2군 타격코치)을 데려왔다. 최희섭은 KIA 합류 후 2년 동안 13홈런 68타점으로 아쉬운 활약에 그쳤지만 김상현과 ‘좌우쌍포’를 형성한 2009년 타율 0.308 33홈런 100타점 98득점을 기록하면서 타이거즈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최희섭은 KBO리그에서 활약한 7시즌 동안 100홈런을 때려내며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외국인 타자 브렛 필에게 1루를 맡겼던 KIA는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부터 김주찬(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이 외야에서 1루로 전향했다. 건강만 허락된다면 언제든지 3할을 칠 수 있는 강타자 김주찬은 실제로 KIA 이적 후 은퇴할 때까지 8년 동안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놓친 시즌이 없었다(물론 잦은 부상으로 인해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 역시 세 번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주찬 은퇴 후 KIA의 1루는 ‘무주공산’이 됐다. 2020년 유민상, 2021~2022년 황대인, 2023년 변우혁과 최원준에게 기회가 돌아갔지만 누구도 1루를 자신의 자리로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범호 ‘타격코치’는 작년 마무리 캠프를 통해 1루수 변신을 준비하는 이 선수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바로 커리어 대부분을 외야수로 보내며 주전과 백업을 오가다가 올 시즌 KIA의 주전 1루수 자리를 노리고 있는 프로 12년 차 이우성이다.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강렬한 눈도장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타격으로 ‘대전고 김동주’로 불리던 이우성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당시 두산은 파워보다는 정확도가 좋은 1라운드 지명 선수 김인태를 테이블 세터로, 파워가 좋은 이우성을 중심 타선으로 키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민병헌과 정수빈, 김재환, 박건우(NC 다이노스) 등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했던 두산의 외야에서 이우성에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8시즌 중반까지 프로 입단 후 1군에서 3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이우성은 2018년 7월 투수 윤수호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우성은 NC 이적 후 40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허덕였고 2019년 7월 1년 만에 다시 이명기와의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주전 1루수를 노리는 이우성 (출처.KIA 타이거즈)

 

이우성은 KIA에서도 외야 세 자리를 오가며 백업 외야수로 열심히 활약했지만 2020년 타율 0.203, 2021년 타율 0.200에 그치며 좀처럼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우성은 2022년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홈런 12타점 23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2023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0안타를 돌파한 이우성은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39득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규정타석은 아쉽게 채우지 못했지만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우성은 올해부터 익숙한 외야를 떠나 1루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진|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KIA 타이거즈 이우성 (출처.KIA 타이거즈)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 훈련에 매진한 이우성은 NC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9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우성은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경기 후반 대타 또는 대수비로 교체되는 와중에 홀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2회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특히 이우성은 2회 NC의 사이드암 이재학으로부터 투런 홈런, 8회 선발 자원 송명기로부터 안타를 때려냈다.

 

이우성의 1루 경쟁자로 꼽히는 황대인은 6회 최형우 대신 대타로 출전해 삼진 하나를 포함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2군 캠프로 내려간 변우혁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우성은 2023시즌의 활약에 힘입어 5,500만 원이었던 연봉이 올해 136% 오른 1억 3,000만 원이 됐다. 여기에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의 주전 1루수 자리까지 차지한다면 올해 이우성의 가치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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