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다섯 시즌동안 평균 220이닝을 던지며 20승씩을 챙겨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100승을 달성한 투수. 특히 그 사이에 두 차례나 선발 20승을 기록했던 역사상 유일한 투수이며, 김수경과 조용준을 비롯한 수많은 대투수와 신인왕을 길러낸 당대 최고의 투수 지도자 김시진. 그러나 김시진이라는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최고의’, 혹은 ‘위대한’ 같은 수식어가 아니다. ‘비운’이나 ‘2인자’, 혹은 ‘3인자’니 하는 비루한 꼬리표들이다. 그렇다. 그의 이름은 자연스레 최동원이라는 이름을 연상시키고, 그것은 또다시 선동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런 연상의 출발점은 아마도 1981년 실업야구 코리안 시리즈였을 것이다(프로야구가 개막하기 전, 실업야구도 전기리그 우승팀과 후..
1989년, 최동원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그 앞으로도 뒤로도 야구장에서는 느껴본 적이 없는 어색한 풍경이었다. 하늘색 삼성 유니폼은 마치 얻어 입은 것처럼 겉돌았고, 최동원이 빠지고도 롯데 자이언츠를 여전히 ‘롯데 자이언츠’라고 부른다는 사실 또한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해마다 연봉 협상에서 몇십만 원 되지도 않는 돈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하느라 질려버린 데다가 선수협회 결성을 주도하며 미운털까지 박힌 골칫덩어리를 치워버리고 싶었던 롯데와, 어떻게든 우승을 하려면 최동원 같은 근성과 투지의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였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유일무이한 ‘한국시리즈 4승 투수’ 최동원과 ‘최초의 100승 투수’ 김시진이 맞바꾸어지는 초대형 트레이드..
라이언 사도스키가 찜한 ‘저비용’ 파커 마켈, ‘고성능’ 에이스 될까 롯데 자이언츠의 2017시즌 외국인 투수진 구상에는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브룩스 레일리-조쉬 린드블럼 듀오와 3시즌 연속 함께 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의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선택해야 했다. 지난 2년간 387.1이닝 23승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한 린드블럼을 대신해 롯데가 새로 영입한 투수는 바로 파커 마켈(Parker Markel)이다. 롯데는 마켈과 총액 52만 5,000달러(연봉 50만 달러+사이닝 보너스 2만 5,000달러)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최근 100만 달러를 넘나드는 타 구단의 새 외국인 투수들의 몸값과..
‘내야 만능’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 방망이도 터질까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로 ‘20-20(28홈런-24도루)’을 달성한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와 재계약하며 2016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허리였다. 2015시즌에도 허리 통증으로 종종 결장하며 불안감을 안겼던 아두치는 6월 30일 금지약물인 옥시코돈(마약성 진통제)을 사전 신고 없이 복용한 사실이 적발됐고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결국 롯데는 아두치와 결별 후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타율 0.288 OPS 0.914)을 영입했지만 맥스웰 역시 23경기 만에 손가락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번 겨울 롯데의 새 외국인 타자 영입 전략은 여러 사정상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1년 전에도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는 창단 후 첫 10위라는 비극적 결말로 귀결되고 말았다. 양상문 감독을 포함한 새로운 코칭스태프,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영입은 모두 실패로 판명됐다. 2019시즌 앞두고 단행했던 변화 중 시즌이 끝나고도 호평을 받은 것은 인기 치어리더 안지현의 영입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그렇게 롯데는 또 하나의 아픔을 남긴 채 2020년대에 들어섰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롯데는 프런트 자체를 리빌딩하기로 했고, 그 결과가 현재 성민규 단장 체제이다. ‘프로세스 정립’이라는 방향성에 따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는 시설 정비, 컨디셔닝 파트 재편,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예년과는 다르다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감한 2차 드래프트 전략..
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자타공인 롯데 자이언츠다.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이 드림즈 구단의 시스템을 바로 잡는 과정을 밟으며 야구 팬들을 포함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처럼 롯데 또한 30대 후반인 성민규 단장 선임 이후 이른바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하는 방향성을 천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듯 새 외국인 투수로 직전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아드리안 샘슨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2019시즌 메이저리그 35경기 15선발 6승 8패 평균자책점 5.89). 애초 롯데는 터줏대감 레일리와 함께 샘슨을 좌·우 원·투펀치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를 보이며 난항을 겪었고 결국 레일리는 5년의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메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갔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그러나 2017년을 제외하면 계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직전 시즌인 2019년에는 10위까지 추락했다. 2019시즌을 앞둔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의욕적이었다. 코칭스태프 교체와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충원이 이뤄졌으며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치어리더의 영입도 화제였다. 그렇게 롯데는 2년 전의 짧은 가을야구 이후 또다시 침체로 돌아간 성적을 반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노경은과의 내부 FA 계약부터 삐걱이기 시작했고, 특히 외국인 투수는 삼성 라이온즈 못지않게 빈약했다. 조쉬 린드블럼이 이탈한 이후 브룩스 레일리 혼자만이 제 구실을 했을 뿐이었다. 닉 애디튼, 펠릭스 듀브론트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