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③] SSG 랜더스 - 로버트 더거 (Robert Du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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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실패에 가까웠다(2023년 외국인 투수 sWAR 9위).

 

애니 로메로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 동안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팀을 떠났으며 커크 맥카티는 시즌 내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맥카티도 재계약에는 실패했고, SSG는 빠르게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물색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28일, 28살의 우완 투수 로버트 더거와 계약을 체결했다.

 

- 이름 : 로버트 더거 (Robert Lee Dugger)

- 생년월일 : 1995년 7월 3일

- 국적 :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83cm

- 체중 : 89kg

- 프로 지명 : 2016년 드래프트 18라운드 전체 537번 시애틀 매리너스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robertdugger/

 

- 배경

 

더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목받는 선수로서, 주 야구 대회에서 퍼스트 팀[각주:1]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촉망받던 선수였다.

 

대학교 시절에도 텍사스 기술 대학교에서 2016년 60.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8라운드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 더거의 커리어는 저니맨에 가까웠다. 가능성은 보여주었지만, 확실한 성적을 올리지는 못하고 계속해서 여러 팀을 떠돌아다녔다. 그 시절 더거의 더블A 통산 평균자책점은 3.60이었던 반면, 트리플A 통산 평균자책점은 5.25였던 만큼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행운이 따라주었고, 더거는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을 기회를 얻게 됐었다. 2019년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가 탱킹[각주:2]을 선언한 것. 당시 트리플A에서의 평균자책점이 7.59에 달했음에도 더거는 메이저리그에서 34.1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역시나 더거의 공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았다(평균자책점 5.77). 2020년에도 10이닝을 던졌지만 평균자책점 12.66을 기록했고 시즌 종료 후 웨이버 공시됐다.

 

이후 더거는 시애틀에서 도전을 이어 나갔다. 2021년에도 기회는 주어졌다. 여전히 트리플 A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시애틀은 더거의 발전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하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듬해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 A에서도 평균자책점 4.31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더거는 한국으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 스카우팅 리포트

표|2023시즌 로버트 더거의 구종 구사율

 

더거는 포심 패스트볼, 싱커, 커브, 슬라이더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총 5가지의 구종을 구사한다. 좌·우 타자 차이가 있다면, 좌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우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는 것.

 

2020년 MLB.com은 더거를 기교파 투수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구위가 위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와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도 미국 시절에는 구종별 점수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는 평균 이상의 구위를 뽐냈다.

 

표|더거, 후라도, 반즈의 MLB.com 스카우팅 리포트 20-80 스케일

 

더거의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91.6마일(약 147km/h), 최고 구속 94.3마일(약 151km/h)을 기록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3.8km/h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프로필이다.

 

사진|로버트 더거의 포심 패스트볼 (출처.나무위키)

 

트리플A에서도 포심 패스트볼의 성적은 준수했다. 피안타율은 0.230으로 낮았으며 Whiff%(스윙 중 헛스윙 비율)도 19.9%를 기록했다. 특히 더거는 하이 패스트볼로 재미를 보았다. 지난 시즌 포심 패스트볼의 대부분을 스트라이크 존 높은 지역에 투구했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하이 패스트볼 Whiff% 25.8%). 다만 포심 패스트볼이 조금이라도 가운데에 몰리면 결과는 처참했다.

 

사진|더거의 2023시즌 스트라이크 존별 포심 패스트볼 Whiff%

 

또 다른 패스트볼인 싱커는 어땠을까? 싱커 또한 평균 구속 91마일(약 146.5km/h), 최고 구속 94마일(약 151km/h)로 KBO리그 평균(141.3km/h)보다는 훨씬 빠른 구속을 기록했다.

 

미국 시절에도 싱커의 땅볼 유도 능력은 우수했다. 싱커로 만든 인플레이 타구의 63.6%가 땅볼 타구였다. 싱커의 피안타율이 0.368로 높기는 했지만, BABIP[각주:3]가 0.362에 달했고 140개의 타구 중 홈런이 된 공은 3개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좋은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로버트 더거의 싱커 (출처.나무위키)

 

마이너리그 기준, 3가지의 변화구도 모두 합격점을 줄 만하다.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0.182에 그쳤으며 Whiff%도 38.6%에 달했다.

 

좌타자 상대 전용 무기인 체인지업도 괜찮았다. 좌타자 상대 Whiff%가 43.6%로 굉장히 높았다. 평균 74.3마일(약 119.5km/h)의 커브도 우수했다. 좌·우 타자 통틀어 42.5%라는 높은 Whiff%를 기록했고 포심 패스트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삼진(39탈삼진)을 잡아냈다.

 

사진|로버트 더거의 체인지업 (출처.나무위키)
사진|로버트 더거의 커브 (출처.나무위키)

 

제구력 또한 나쁘지 않다. 트리플 A 통산 BB/9이 3.6에 불과하며 지난해에도 3.69의 수치를 기록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대부분의 경기를 불펜으로 등판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커리어 내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지난해도 29경기 전부를 선발투수로 등판해 146.1이닝을 소화한 만큼 선발 적응은 따로 필요 없어 보인다.

 

표|더거의 2023시즌 좌·우 스플릿 성적

 

불안한 점이 있다면 여느 우투수들이 그렇듯 좌타자 상대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좋은 체인지업을 보유한 만큼 삼진은 많이 잡아냈지만, BB%와 HR%는 좌타자 상대 성적이 훨씬 떨어졌다.

 

좌타자 상대 고전의 원인은 패스트볼에 있다. 좌타자들은 우타자들에 비해 스트라이크 존 바깥 패스트볼에 쉽게 배트를 내지 않았고 이를 훨씬 쉽게 공략해 냈다. 결국 이는 KBO리그에서도 더거의 숙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전망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리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더거의 공은 마이너리그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주었고 KBO리그에서도 준수한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제구력과 풍부한 선발 경험까지 갖췄으며,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 또한 싱커를 던짐으로써 땅볼 유도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인천 SSG 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SSG에 굉장히 긍정적인 요소이다.

 

또한 현재 SSG 선발진에는 믿을만한 우완 투수가 없다. 김광현, 로에니스 엘리아스, 오원석은 모두 좌완 투수이며, 문승원이 지난해 막바지부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아직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더거의 합류는 SSG 선발진에 다양성과 무게감을 함께 더해줄 것이다.

 

커리어 내내 두 차례 부상을 제외하고는 몸 상태와 관련해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SSG지만, 더거는 커리어 내내 큰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만큼 시즌 중 부상으로 팀을 이탈할 가능성은 적다.

 

올해 SSG는 단장과 감독을 모두 교체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더거는 새로운 출발에 걸맞은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반즈 그리고 후라도처럼 더거도 미국에서의 평가를 뒤집고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2024시즌 더거의 투구를 지켜보도록 하자.

 

 

 

참조: 야구공작소 (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SSG 랜더스 로버트 더거 https://yagongso.com/?p=20647)

  1. 퍼스트 팀(First Team):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로 꾸린 팀 [본문으로]
  2. 탱킹: 드래프트 제도가 있는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약팀이 다음 해 드래프트 때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저조한 팀 성적, 낮은 순위를 유도하는 방식 [본문으로]
  3.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 혹은 피안타 비율을 통계로 수치화한 기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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