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h. 오랫동안 투수들이 열망했던 꿈의 스피드다.
여전히 강속구의 기준이 되는 구속이기는 하지만, 언제부터가 비교적 흔한 속도가 됐다. 이제 160km/h 정도를 던져야 주목받는다. 구속 혁명 시대다.
일본 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오타 다이세이(24)는 “160km/h를 던지는 투수를 동경했다”라고 했다. 20대 마무리 투수에게 빠른 공은 주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오릭스 버팔로즈 우완 투수 야마시타 슌페이타(22)가 최고 160km/h에 도달했다. 메이저리그(MLB)로 건너간 후지나미 신타로(30·뉴욕 메츠)도 160km/h 광속구를 뿌린다.
165km/h. 일본인 투수 최고 기록이다. 딱 2명이 이 수치를 찍었다.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 오타니 쇼헤이(30)가 먼저 던졌다. 지난해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가 선배 오타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이세이가 마침내 160km/h를 던지는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4월 4일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꿈의 기록을 달성했다.
2-0으로 앞선 9회 말, 등판 사인이 나왔다. 선발투수 스가노 도모유키가 7이닝 무실점, 나카가와 고타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첫 타자, 9번 타자 오타 고키. 157~159km/h 패스트볼 4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3~4구가 파울로 이어졌다. 이어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포크볼에 오타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149km/h 포크볼이 몸 쪽 낮은 코스로 떨어졌다.
다음 타자, 1번 타자 미요시 히로노리. 승부는 7구까지 갔다. 6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이 160km/h를 기록했다. 파울. 이어진 풀 카운트 승부에서 146km/h 포크볼로 방망이를 끌어냈다. 헛스윙 삼진.
이어 2번 타자 다나카 미키야에게 던진 초구 패스트볼이 160km/h를 찍었다.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를 찔렀다. 비슷한 장면이 재연됐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148km/h 포크볼을 던져 다나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세 타자 모두 강속구로 압도하고 포크볼로 끝냈다.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해 3탈삼진 무실점. 16구로 완벽하게 봉쇄하고 2-0 팀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2경기 만에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다이세이는 3월 29일 한신 타이거스와 개막전 9회 첫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당시 최고 구속 158km/h를 기록했다.
이날 160km/h 강속구 2개가 모두 파울이 됐다. 다이세이는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요미우리는 3월 31일 한신전부터 3연패 중이었다. 3회 초 1사 2, 3루에서 3번 타자 마루 요시히로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냈고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가 2사 3루에서 좌익수 쪽 적시 2루타를 터트려 추가점을 올렸다.
다이세이는 간사이 국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루키 시즌 57경기에 나가 1승 3패 8홀드 37세이브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으로 데뷔 시즌에 팀의 주전 마무리가 됐고 그해 센트럴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지난해 3월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맛봤다.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정규시즌에는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주춤하며 27경기 출전에 그쳤고 3승 1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