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1㎞→154.9㎞’ 뚝 떨어진 사사키 로키의 패스트볼 구속, ‘규정이닝’을 위한 복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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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하는 보물인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가 평소보다 떨어지는 구속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직 2경기 밖에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사사키의 패스트볼 구속은 지난해보다는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50km/h 후반대의 강속구는 여전히 눈에 띈다. 규정이닝 소화를 위한 완급조절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올 시즌 첫 규정이닝 소화 도전에 나서는 사사키가 2024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개인 첫 타이틀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사진|일본의 괴물투수 지바 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출처.NPB.jp)

 

사사키는 4월 7일 일본 지바현의 조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31일 니혼햄 파이터스전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안타 6개를 맞는 등 다소 고전했던 사사키다. 삼진도 7개를 잡기는 했지만 투구 수가 많아져 5회까지만 95개의 공을 던지고 6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이날 역시 경기 초반에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초반 2회까지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2실점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3회 이후로는 안정감을 찾으며 7회까지 역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관심을 모은 구속은 이날 최고 158km/h를 기록했다. 컨디션이 좋은 사사키의 최고 구속은 보통 160km/h를 넘나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은 156km/h 이상의 공이 그렇게 자주 나오지는 않았다.

 

경기 초반 156km/h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대다수 패스트볼이 152~154km/h 정도에 형성되며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몸이 조금 더 풀리는 양상이었고, 5회에 최고 구속 158km/h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주위를 안심케 했다.

 

사진|사사키 로키의 164km/h 패스트볼 (출처.MLB PARK)

 

1회 1사 후 니시노 마사히로에게 3루타를 맞은 뒤 후속 타자 나카가와 케이타 타석 때 폭투가 나와 약간 허무하게 1점을 내준 사사키였다. 2회에도 1사 후 연속 볼넷으로 주자가 나갔고, 후쿠다 슈헤이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두 점째를 내줬다.

 

그러나 3회부터는 패스트볼 구속이 오르기 시작하고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팀 타선도 1-2로 뒤진 4회 4점을 뽑아내며 사사키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사사키도 경기 후 “타선에 감사한다”며 4회를 승부처로 뽑았다.

 

사사키는 이후 힘을 내며 3점 리드를 잘 지켰다. 6회까지 끝났을 때 투구 수가 98개였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경기를 마쳤다.

 

이날 3회 레안드로 세데뇨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이 마지막 출루 허용이었고 4회부터 7회까지는 각각 세 타자로 이닝을 정리하며 구속 저하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켰다. 사사키는 그 정도 구속으로도 충분히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었다.

 

사사키는 경기 후 “1회와 2회는 내 페이스대로 던질 수 없었다. 어떻게든 종반에 억제해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앞으로 가능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사사키 로키의 146km/h 포크볼 (출처.MLB PARK)

 

‘레이와 시대의 괴물’이라는 극찬을 받은 사사키는 지바 롯데의 철저한 관리 속에 성장하고 있다. 2019년 1순위로 입단한 뒤 1년간 2군에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거쳤고, 2021년부터 1군 무대에 올라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사사키는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 159.1km/h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158.4km/h로 무시무시한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지난해 더 올라갔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기는 해도 평균 구속이 154.9km/h로 대폭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사사키는 구위만 놓고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투수다. 하지만 규정이닝은 한 번도 채운적이 없다.

 

이닝 제한이 걸려있던 2021년 11경기 63.1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27, 2022년에는 20경기에서 129.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했다. 퍼펙트게임도 이때 나왔다.

 

하지만 정작 이닝제한이 사라진 2023년에는 부상으로 15경기 9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평균자책점 1.7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75를 기록하며 투구 내용 자체는 매우 뛰어났지만 규정이닝까지 거리가 있었다.

 

사사키는 지난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며 구단과 갈등을 벌인 끝에 잔류했다. 당시 ‘아직 규정이닝도 채워보지 못한 투수가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사키의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진 것은 분명 우려스러운 일이나,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데다 여전히 최고 구속은 대단하다. 특히 ‘규정이닝’을 위한 완급조절이라면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2024시즌 후가 될지, 2025시즌 후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사사키도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 갈 것이 확실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조차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버겁다면 일정이 더 타이트한 메이저리그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남은 등판에서 사사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구속이 아니라 ‘이닝 소화력’ 일지도 모른다. 구위 자체는 이미 자타공인 최고인 만큼 내구성을 증명하는 게 올해 사사키의 과제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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