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생, 프로 3년 차 우완 투수가 1군 경기에 첫 등판했다. 놀라운 점은 데뷔전이 정규시즌 개막전이고, 더구나 선발투수로 나섰다는 것이다.
1군 첫 등판이 개막전 선발, 일본 프로야구(NPB)가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 양 리그로 분리해 출범한 195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전신인 한큐 브레이브스 시절까지 올라가면, 69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오릭스의 야마시타 슌페이타(21 · 山下舜平大 · Shunpeita Yamashita)가 그 주인공이다.
야마시타는 3월 31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 원정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5.1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3회 1사 후 첫 안타를 내준 뒤 4회 이날 유일한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도노사키 슈타(外崎修汰 · Suta Tonosaki)를 중전 안타로 내보냈고 다음 타자 4번 야마카와 호타카(山川穂高 · Hotaka Yamakawa)를 스탠딩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지만, 5번 구리야마 다쿠미(栗山巧 · Takumi Kuriyama)에게 중견수 방향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후 두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야마시타는 6회 1사 후 1-1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고 승·패 없이 1군 첫 등판을 마쳤다.
1-2로 끌려가던 오릭스는 9회 2-2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결승점을 뽑으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야마시타는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선수다. 신장 190cm 체중 98kg으로 체격 조건이 매우 좋다. 큰 키에서 뿌리는 빠른 공이 위력적이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8km/h에 이르고, 이 날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7km/h까지 기록했다.
입단 첫 해인 2021시즌, 2군 18경기에 나서 65.2이닝을 던진 야마시타는 지난 2022시즌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와 재팬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지만 등판 기회가 없었다.
올 시즌은 시범경기에서부터 호투했다. 시범경기 네 차례 등판해 15.1이닝 동안 8안타 23탈삼진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탈삼진 능력이 눈에 띈다.
오릭스의 에이스, 1선발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5 · 山本由伸 · Yoshinobu Yamamoto)다. 2년 연속 ‘투수 4관왕’에 올랐고, 2년 연속 사와무라 상을 받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다. 예년 같았으면 당연히 개막전 선발투수는 야마모토다.
그러나 야마모토와 주축 선발 미야기 히로야(22 · 宮城大弥 · Hiroya Miyagi)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로 출전했다가 복귀해 컨디션을 점검 중이다. 앞서 2군 리그에 등판하며 컨디션을 체크했다. 이 때문에 야마시타에게 개막전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갔다.
NPB리그 3연패를 노리는 오릭스는 야마시타가 등판한 개막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가볍게 첫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