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레전드 포수 계보’,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빠질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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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적지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켜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7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으로 포함해 장단 5안타와 볼넷 10개를 얻어내면서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등판하지 않았던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 귀중한 위닝시리즈를 만든 삼성은 공동 3위 두산,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하고 후반기 첫 주 일정을 마쳤다(48승 2무 40패).

 

삼성은 선발로 등판한 ‘좌완 이승현’이 5.2이닝 8피안타 1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고, 두 번째 투수 ‘우완 이승현’이 1.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이재현이 1안타 1볼넷으로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선보인 가운데, 팀 내 최고참 타자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7회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한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그 주인공이다.

 

KBO리그의 확고한 레전드 포수 계보

 

KBO리그에는 각 포지션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계보가 있다. 이는 포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포수의 경우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 현황을 보면 레전드 포수 계보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KBO리그 초창기인 1980년대는 ‘헐크’ 이만수가 호령하던 시대였다. 이만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비를 압도적으로 강한 타격으로 메우며 1983년부터 1987년까지 5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

 

사진|KBO리그 레전드 포수의 시작, 이만수(왼쪽)와 김동수(오른쪽)

 

1990년대에는 ‘엘리트 포수’ 김동수(서울고 감독)라는 걸출한 공·수겸장 포수가 프로 무대에 등장했다. 입단하자마자 팀명이 바뀐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동수는 루키 시즌부터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1990년대에만 무려 6번이나 황금장갑을 독식했다.

 

김동수는 전성기가 한참 지났다고 평가받은 2003년에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08 16홈런 68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0년대를 지배한 포수는 역시 ‘포도대장’ 박경완(LG 트윈스 배터리 코치)을 빼놓을 수가 없다. 사실 박경완의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은 통산 4회로 다른 레전드 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경완은 5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함께 KBO리그 최초의 4연타석 홈런, 포수 유일 40홈런, 포수 유일 20-20 클럽 가입 등 많은 기록들을 세우며 야구 팬들로부터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로 불리고 있다.

 

사진|2000-2010년대 레전드 포수 계보를 잇는 박경완(왼쪽)과 양의지(오른쪽)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KBO리그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두산과 NC 다이노스를 거치며 활약한 양의지는 통산 3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2번의 한국시리즈 MVP 수상, 그리고 역대 최다인 8개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고 있다(지명타자 부문까지 포함하면 통산 9회 수상).

 

올해도 타율 0.340으로 8위, 73타점을 기록하며 공동 2위로 맹활약하고 있는 양의지는 현역 최고의 포수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선수다.

 

물론 KBO리그에는 이만수와 김동수, 박경완, 양의지 외에도 뛰어난 포수들이 많이 있었다. 무려 8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보유한 장채근(홍익대 감독)을 비롯해 삼성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진갑용(KIA 타이거즈 2군 감독), 공격형 포수로 유명했던 홍성흔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KBO리그의 위대한 포수 계보에서 결코 제외해서는 안 되는 이름이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을 거치며 6개의 황금장갑을 차지한 강민호다.

 

‘골든글러브 6회 수상’ 강민호가 들어가야 하는 이유

 

2004년 롯데에 입단해 2년 차 시즌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한 강민호는 대졸 루키들과 나이가 같은 5년 차 시즌이었던 2008년 타율 0.292 19홈런 82타점의 성적으로 커리어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강민호는 롯데를 8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주전 포수로 맹활약했을 뿐 아니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에서 볼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후 ‘분노의 글러브 투척’을 선보이며 야구 팬들에게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기량이 무르익은 강민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하면서 KBO리그 최고 포수의 계보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강민호가 타율 0.229 16홈런 40타점으로 주춤하는 사이 양의지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6년까지 3년 연속 황금장갑을 독차지하면서 통산 4회 수상의 강민호를 바짝 추격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강민호 (출처.롯데 자이언츠)

 

2017년 5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강민호는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고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1년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의 성적으로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그 해 양의지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2021시즌이 끝나고 4년 최대 36억 원의 조건에 삼성에 잔류한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3연속 계약기간 4년의 FA 계약에 성공한 선수로 등극했다. 그만큼 기복 없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민호는 계약 첫 해 타율 0.258 13홈런 66타점으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2023년 타율 0.290 16홈런 77타점의 성적으로 건재한 기량을 뽐냈다.

 

강민호는 올해도 전반기 82경기에서 타율 0.270 5홈런 32타점을 기록했고, 루벤 카데나스 합류 전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후반기에는 5경기에서 무려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 6득점의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사진|3번의 FA 기간 동안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출처.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7안타 2홈런 7타점을 폭발하며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3번의 FA 계약을 통해 총액 191억 원이라는 거액을 벌어 들인 강민호는 6번의 골든글러브 수상과 올림픽, 아시안게임(2회) 금메달을 통해 야구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대부분의 영예를 다 누렸다.

 

하지만 강민호의 화려하고 꾸준한 선수 경력에서 아직 단 하나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으니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KBO리그 레전드 포수의 계보에 포함되기 충분한 강민호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위해 더욱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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