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88 세이브 트리오’, 2024시즌 개막전부터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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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2024시즌 개막전에서 지난해 준우승팀 KT 위즈에게 기분 좋은 연장전 승리를 따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3월 2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때려내며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2로 승리했다.

 

정규이닝 9회까지 KT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삼성은 연장 10회 초 공격에서 9회부터 등판한 KT의 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무너트리며 짜릿한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삼성은 연장 10회 1사 만루에서 대타로 출전해 중전 적시타를 때린 김현준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시즌 첫 아치를 그린 강민호를 비롯해 데이비드 맥키넌, 구자욱, 류지혁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코너 시볼드가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 1자책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3명의 불펜 투수가 4이닝 무실점으로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이 지난 스토브리그를 통해 구축한 ‘88세이브 트리오’가 개막전부터 빛을 발한 것이다.

 

필승조 구축하지 못한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진

사진|2023시즌 삼성 라이온즈 불펜을 지탱했던 우완 이승현 (출처.삼성 라이온즈)

 

2023년 61승 1무 82패로 정규리그 8위에 그쳤던 삼성은 4.62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10개 구단에서 가장 불안한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에 달했기 때문에 삼성 팬들은 리드를 하고 있어도 경기 후반이 되면 언제 경기가 뒤집힐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여야 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삼성은 시즌 내내 ‘필승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믿음직한 불펜진을 구축하지 못했다.

 

불안한 불펜 속에서 ‘불혹의 끝판왕’ 오승환의 투혼은 대단히 빛났다. 오승환은 2023년 부상으로 고전했던 2010년(평균자책점 4.50) 이후 가장 높은 3.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58경기에서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를 기록하며 3년 연속 30세이브와 함께 전인미답의 통산 4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2023시즌이 끝나고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지난 1월 2년 총액 22억 원의 조건에 삼성에 잔류했다.

 

지난해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줬던 불펜 투수는 지난 2016년 12월 FA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LG 트윈스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던 우완 이승현이었다.

 

2021년 9.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이승현은 2022년 13홀드 평균자책점 4.68에 이어 2023년 4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0의 준수한 성적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장필준과 김태훈, 최충연 등 우완 불펜 투수들의 부진 속에 이승현의 분전은 단연 돋보였다.

 

2023년까지 프로에서 21년을 보낸 베테랑 잠수함 투수 우규민은 2021년 24홀드 평균자책점 3.31, 2022년 16홀드 평균자책점 3.26의 성적을 올리며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56경기에 등판해 3승 13홀드로 팀 내 홀드 2위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81로 크게 상승했다. 게다가 우규민은 2023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으면서 올해는 대구가 아닌 수원을 홈으로 사용하게 됐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으로 삼성에서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고 있는 2002년생 좌완 이승현은 프로 2년 차 시즌이었던 2022년 2승 4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의 핵심 좌완 투수로 활약해 주리라 기대했던 2023년에는 48경기에 등판해 43.1이닝을 소화하며 1승 5패 7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98로 주춤했다. 이승현은 올해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4이닝 무실점 합작으로 개막전 승리 견인

사진|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 불펜의 기둥이 될 임창민(왼쪽), 김재윤(가운데), 오승환(오른쪽)

 

이승현의 선발 변신과 우규민의 이적, 그리고 한 살 더 먹게 되는 오승환 등 지난 시즌에 비해 불펜에 불안요소가 늘어나는 삼성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불펜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삼성은 2023년 11월,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통산 169세이브에 빛나는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김재윤4년 총액 58억 원에 영입했다.

 

김재윤은 20대의 젊은 투수는 아니지만 오승환보다 8살 어리기 때문에 향후 오승환을 이어 삼성의 뒷문을 지킬 확률이 높다.

 

삼성의 불펜 강화는 김재윤 영입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1월, 통산 57홀드 122세이브를 기록 중인 또 한 명의 베테랑 불펜 투수 임창민2년 총액 8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에서 뭉친 김재윤과 오승환, 임창민은 2023년 각각 KT와 삼성,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세이브 부문 2위, 공동 3위, 6위에 오른 바 있다. 세 마무리 투수가 지난 시즌에 기록한 세이브의 합만 무려 88개에 달할 정도.

 

삼성이 지난겨울을 통해 구축한 ‘마무리 투수 3인방’의 활약은 개막전부터 빛났다.

 

박진만 감독은 23일 KT와의 개막전에서 2-2로 맞선 7회 임창민을 투입했다. 임창민은 선두타자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장성우와 천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에 등판한 김재윤도 볼넷 3개를 허용하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2사 득점권에서 강백호를 뜬 공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하지 않았다.

 

9회에는 예정대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9회를 세 타자로 가볍게 끝냈고 10회 초 공격에서 삼성이 4점을 뽑아내자 10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다.

 

오승환은 1사 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민혁을 중견수 뜬 공, 대타 정준영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2023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3명의 투수가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견인한 것이다.

 

개막전 승리가 중요했던 만큼 이날 임창민이 20개, 김재윤과 오승환이 나란히 19개의 공을 던졌지만 사실 ‘마무리 투수 3인방’이 시즌 내내 경기 후반을 책임질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의 우완 이승현과 김태훈, 이재익, 이적생 최성훈, 양현 등 다른 불펜 투수들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88세이브 트리오’와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조화를 이룰 때 삼성은 비로소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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