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②] 삼성 라이온즈 - 코너 시볼드 (Connor Seab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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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시작 전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이며 강력했다. 4년 차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David Buchanan), 2022년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sWAR 5.28을 기록한 알버트 수아레즈(Albert Suárez). 삼성은 외국인 투수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8월 6일 수아레즈가 단 15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검진 결과 왼쪽 종아리 비복근 손상으로 약 4주 정도의 이탈이 예상됐다. 7월까지 KBO리그 10위에 자리하며 반등이 필요했던 삼성에 큰 악재였다.

 

이에 삼성은 발 빠르게 움직여 3일 뒤인 8월 9일 수아레즈를 방출하고 전 NC 다이노스 소속의 테일러 와이드너(Taylor Widener)를 영입했다. NC 방출 직전 2경기에서 6이닝 2자책점, 7이닝 1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교체 명분은 있었다. 하지만 그 2경기는 요행이었던 걸까? 삼성에서 기록한 3승 3패 평균자책점 4.56의 성적표는 재계약을 안겨주기에 부족했다.

 

11월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의 코디 폰스(Cody Ponce) 영입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와이드너를 대신해 2024시즌 삼성의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맡게 된 선수는 코너 시볼드(Connor Seabold)였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27경기(선발 등판 13경기)를 출장할 정도로 현역 메이저리거에 가까웠던 시볼드는 어떤 선수인지 살펴보자.

 

- 이름 : 코너 시볼드 (Connor Seabold)

- 생년월일 : 1996년 1월 24일

- 국적 :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힐스)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88cm

- 체중 : 86kg

- 프로 지명 : 2014년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83번 필라델피아 필리스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eabs26/

 

- 배경

 

시볼드는 21세였던 2017년 6월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3번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시볼드는 드래프트 당시 제구 능력에서 20-80 스케일 기준 80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2019년에는 더블A와 애리조나 가을 리그에서 호투하며 적응 기간을 끝내고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폐쇄되었고, 당시 메이저리그 4, 5선발급 후보로 평가받던 시볼드는 필라델피아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2대 2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이후 시볼드는 보스턴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1년 시볼드는 보스턴 유망주 11위로 평가받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7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9월 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마침내 9월 11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시카고 컵스전 3이닝 2실점).

 

2022년 역시 트리플A에서는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고전했다. 시볼드는 결국 2023년 1월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 처리되어 콜로라도 로키스에 입단하게 된다.

 

이후 시볼드는 트리플A보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이 출장했다. 물론 쿠어스 필드가 홈구장인 영향도 있었겠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볼드는 시즌 종료 후 콜로라도의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고 올 시즌 KBO리그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 스카우팅 리포트

 

외국인 투수 영입이 발표됐을 때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은 바로 구속이다. 시볼드는 그런 점에서 굉장히 위력적이다. 2023시즌 약 149km/h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기록하며 구속 부문에서 지난 시즌 라울 알칸타라(Raul Alcántara)와 비슷한 급으로 KBO리그 최상위권이다.

 

사진|코너 시볼드의 94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코너 시볼드의 93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그러나 평균 회전수는 2,096rpm으로 낮아 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패스트볼 구사율 역시 2022년 53.2%, 2023년 54.4%로 KBO리그 기준, 높은 편에 속하지만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에서 GB/FB 비율이 1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뜬 공형 투수이다 보니 비교적 높은 구사율의 패스트볼에 강한 외야 타구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외야진은 이를 처리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

 

사진|코너 시볼드의 체인지업 (출처.MLB PARK)
사진|코너 시볼드의 체인지업 (출처.MLB PARK)
사진|코너 시볼드의 체인지업 (출처.MLB PARK)

 

제2 구종인 120km/h 후반의 체인지업은 유일한 ‘평균 이상의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구종이다. 프로 입단 전부터 구사했던 시볼드의 주무기였다. 구속이 낮아졌을 때는 인플레이 타구가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헛스윙 유도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 2023시즌 MLB 상위 30%에 드는 수직 무브먼트를 기록한 만큼 부상 이전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위력적인 구종이 될 것이다.

 

사진|코너 시볼드의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사진|코너 시볼드의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시볼드는 2020년부터 구사한 130km/h 중·후반의 슬라이더를 제3 구종으로 던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10시에서 4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횡적인 무브먼트를 갖고 있지만 종종 커브 같은 종적인 무브먼트도 만들어내며 다양한 궤적으로 구사한다. 무브먼트 수치는 MLB 평균 이하였지만 좋은 제구력이 뒷받침되며 2023시즌 구사한 구종 중 가장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표|2023시즌 시볼드의 구종별 헛스윙 % (MLB 기준)

 

마지막으로 2021년에 장착한 커브가 있다.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으며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끔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 카운트를 잡는 정도로 사용되었다.

 

시볼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제구력이다. 입단 전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2023시즌에도 평균 이상의 제구력을 보였다. 기록도 이를 뒷받침해 주며 지난 시즌 BB%가 MLB 상위 27%로 볼넷을 잘 주지 않는 투수였다.

 

표|시볼드의 트리플A, MLB 투구 기록

 

약점은 건강이다. 2021년 투수에게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이 있었다. 이후 구속이 잠시 감소했다. 1년 후, 다시 140km/h 후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되찾았지만, 가끔 구속이 하락하며 일정한 스피드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에 더해 한 시즌 최다 이닝은 겨우 130.1이닝(선발 등판 23경기)이다. 이마저도 팔꿈치 부상 전인 2018년이며 2021년 이후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23년 118.2이닝(35경기 선발 등판 21경기, 트리플A+MLB)이다. 풀타임 선발 경험도 없고 팔꿈치 부상 이력도 있기 때문에 삼성은 시볼드의 건강 관리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 전망

 

시볼드는 프로 입단 직후부터 재능을 인정받으며 한 단계씩 올라가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지난 시즌 많은 기회를 받았다.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아직 만 28세로 젊다. 메이저리그에서 후보 선발투수로 평가를 받았던 만큼 KBO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시볼드가 패스트볼 중심의 투구 레퍼토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낼 확률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알칸타라의 경우 KBO리그 1년 차에 포심+투심 패스트볼 구사율이 60% 이상이었지만 두산 베어스 이적 후 고속 슬라이더를 추가하며 투심 패스트볼 비율을 낮췄다.

 

NPB에서 리턴한 후에는 수준급의 스플리터까지 구사하며 패스트볼 구사율을 50% 아래로 낮췄고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KT 위즈에서와 두산에서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시볼드는 알칸타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에 뜬 공형 투수인 시볼드는 변화구 활용도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

 

이번 스토브리그, 불펜 강화에 많은 신경을 쓴 삼성이지만 지난 시즌, 뷰캐넌, 원태인을 제외한 풀타임 선발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외국인 투수 1명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시즌 끝까지 맡아줘야 한다. 시볼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KBO리그는 적지 않은 역수출 사례를 만들어내며 MLB 재진출 무대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바로 직전 해까지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시볼드에게는 KBO의 활약이 재진출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과연 시볼드는 트리플A에서의 좋은 모습을 한국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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