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④] SK 와이번스 - 스캇 다이아몬드 (Scott Diamond)

728x90
반응형

베일 벗는 SK 와이번스 스캇 다이아몬드 ‘보물 선발투수’ 될까

지난 2016시즌 SK 와이번스는 메릴 켈리(9승 8패 평균자책점 3.68)-김광현(11승 8패 평균자책점 3.88)으로 구성된 KBO리그 최상급 원·투펀치를 보유했다.

 

하지만 3선발을 맡아줘야 했던 두 번째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5승 5패 평균자책점 5.37)이 부진했고,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브라울리오 라라(2승 6패 평균자책점 6.70)마저 기대에 못 미치며 선발 평균자책점 4.96으로 리그 4위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겨울, 켈리와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1년 총액 85만 달러)한데 이어, FA(자유계약선수)였던 김광현 역시 잔류(4년 총액 85억 원)를 결정하면서 2017시즌 선발진 구축도 무난히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2016시즌 중 팔꿈치 통증으로 1개월 이상 이탈했던 김광현이 결국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되면서 원·투펀치의 한 축이 무너지고 말았다.

 

또 하나의 기둥이 되어야 할 외국인 투수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친 스캇 다이아몬드(Scott Diamond)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SK는 에이스 켈리의 뒤를 받쳐줄 두 번째 외국인 투수 다이아몬드의 활약이 절실하다.

 

 

- 이름 : 스캇 다이아몬드 (Scott Michael Diamond)

- 생년월일 : 1986년 7월 30일

- 국적 : 캐나다 (온타리오 주 궬프)

-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 신장 : 191cm

- 체중 : 93kg

- 프로 지명 : 2007년 아마추어 자유계약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 배경

캐나다 출신인 다이아몬드의 프로 입문기는 순탄치 않았다. 좋은 신체 조건에도 구위와 잠재력에서 큰 점수를 받지 못한 다이아몬드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스털 플레인 리그(Coastal Plain League)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55로 맹활약했고, 이를 주시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KBO리그 육성 선수와 같은 개념으로 계약금 5만 달러에 자유계약을 맺으며 가까스로 미국 프로야구 입성에 성공했다.

 

다이아몬드는 대학생 시절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프로 데뷔 이후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프로 데뷔 첫 해인 2008시즌 다이아몬드는 싱글A와 하이 싱글A에서 26경기 152.2이닝 동안 15승 3패 평균자책점 2.89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며 애틀랜타 하이 싱글A ‘올해의 투수’로 호명됐다.

 

이에 힘입어 다이아몬드는 2009 WBC에서는 캐나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1경기에 나서 3이닝 1실점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2009시즌 더블A에서 23경기 5승 10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고, 2010시즌에는 트리플A까지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2010시즌 더블A-트리플A 성적 27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3.46).

 

다이아몬드는 프로 데뷔 3년 차에 트리플A까지 도달할 정도로 순탄한 행보를 보였지만, 정작 애틀랜타의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결국 다이아몬드는 2010시즌 룰5 드래프트에서 보호받지 못했고, 2011년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다이아몬드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던 미네소타에 지명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을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한 다이아몬드는 트리플A에서 23경기 4승 14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그 해 7월 1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더블 헤더 경기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하며(6.1이닝 4실점(3자책점) 1삼진 2볼넷) 7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5.08의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쳤다.

 

표|스캇 다이아몬드의 프로 통산 투구 기록

 

다이아몬드에게 2012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2012시즌 다이아몬드는 다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6경기에서 34.2이닝 평균자책점 3.12의 뛰어난 성적을 거둬 5월에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첫 2경기에서 14이닝 10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보였으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평균자책점 4.77로 27위에 자리할 만큼 미네소타 투수진이 집단 부진을 보인 가운데 7월까지 1번의 완봉승을 포함, 15경기에서 100이닝을 소화하며 9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12시즌 다이아몬드는 메이저리그 최종 성적 27경기 173이닝 12승 9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팀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다이아몬드의 성공 신화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다이아몬드를 기다린 것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이었다. 다행히 시즌이 끝난 겨울에 수술을 받았고, 2013시즌 초에 복귀하면서 별다른 공백은 없었다.

 

그러나 그다지 위험도가 높은 수술이 아니었음에도 복귀 후 성적은 대단히 좋지 못했다. 구속이 89.4마일(약 143.8km/h)에서 88.5마일(약 142.4km/h)로 하락하면서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아슬아슬했던 구위가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결국 다이아몬드는 20경기 107.2이닝 5승 10패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한 뒤 8월 트리플A로 강등될 수밖에 없었다. 9월 확장 로스터 때 다시 콜업 되었지만 4경기 23.1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5.01로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4시즌에는 트리플A에서 17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6.52로 부진하자 미네소타는 결국 다이아몬드를 방출하기에 이른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했지만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에서도 9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했고 2015시즌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트리플A에서 28경기 150.1이닝 11승 6패 평균자책점 3.71로 반등세를 보였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콜업되지 못했다.

 

사진|스캇 다이아몬드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 모습 (출처.MLB.COM)

 

시즌 종료 후 프리미어12에 캐나다 국가대표로 참가해 2경기 1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다이아몬드는 2016시즌 토론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렸지만 1경기 출장 1이닝 3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보내며 9승 15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2014-16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1경기 출장에 그치며 메이저리그 도전이 더 이상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다이아몬드는 메이저리그 재도전 대신 SK와 1년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라는 새로운 무대로의 도전을 택했다.

 

- 스카우팅 리포트

대학 시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다이아몬드가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한 것은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구위 때문이었다. 투심 패스트볼도 아닌 포심 패스트볼을 평균 88.5마일 정도로 던지는 다이아몬드를 두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포심 패스트볼 덕분이었다.

 

다이아몬드는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스트라이크 존 낮은 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투수다. 191cm의 큰 신장과 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기 때문에 투구가 꽂히는 각도도 좋다.

 

낮은 코스 공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싱커를 구사하지 않음에도 땅볼이 많은 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비율이 49.9%로 상당히 높다.

 

비결은 평범한 그립을 쥐고 던지는 다이아몬드의 포심 패스트볼이 커터처럼 끝에서 살짝 휘는 데 있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패스트볼 움직임이 가장 좋았던 2012시즌에는 무려 땅볼 비율 53.4%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약점과 강점을 모두 가진 스캇 다이아몬드의 포심 패스트볼 (출처.MLB.COM)

 

또한 다이아몬드는 컨트롤[각주:1]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BB/9(9이닝당 허용 볼넷 개수)는 2.4개로 수준급이었고,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부진한 와중에도 BB/9는 2.3개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좋은 컨트롤에 비해 커맨드[각주:2]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낮은 BB/9 수치는 다이아몬드의 적극적인 스트라이크 존 공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유망주 시절부터 지적된 뒤떨어지는 구위는 커리어 내내 다이아몬드의 발목을 잡았다. 다이아몬드의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K/9(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6.2개로 인상적이지 않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K/9 4.2개로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12년에도 K/9는 4.68개에 불과했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구종은 다이아몬드의 또 다른 약점이다. 주로 사용하는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55.9%)-커브(26.7%)-체인지업(11.5%)이며, 가끔 투심 패스트볼(5.2%)을 던지기도 한다. 마이너리그 시절 슬라이더가 언급된 스카우팅 리포트도 있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던지지 않았다.

 

사진|스캇 다이아몬드의 좌타자 상대 커브 히트맵 (포수 시점)

 

패스트볼 다음으로 많이 던지는 다이아몬드의 커브는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공략하는 제구가 뛰어나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카운트를 잡거나 몸 쪽 승부를 할 때 종종 사용한다.

 

다이아몬드의 커브 평균 구속은 81마일(약 130.3km/h) 정도에서 형성된다이는 다른 투수들의 커브보다 확실히 빠른 편이다.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적기 때문에 타이밍 싸움보다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공략해야 하지만, 움직임이 밋밋한 탓에 다이아몬드의 커브는 좋은 구종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사진|스캇 다이아몬드의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포수 시점)

 

체인지업의 경우,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 코스를 공략할 때 사용한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거의 구사하지 않는다(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비율 1.0%). 따라서 좌타자를 상대로는 사실상 포심 패스트볼-커브 투 피치 투수가 된다이 때문인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좌완 투수임에도 좌타자에 더 약했다(우타자 상대 피 OPS 0.767 / 좌타자 상대 피 OPS 0.859).

 

결과적으로 다이아몬드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패스트볼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60% 이상의 공을 패스트볼로 던졌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스트볼의 종류 역시 평범한 포심 패스트볼이 전부였다. 다이아몬드가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KBO리그 타자들은 평범한 포심 패스트볼을 치는 데 익숙하다. 다이아몬드의 패스트볼이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전망

선발투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때 구위보다는 제구력을 중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 트렌드는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강속구형 투수였다.

 

SK 라라(평균 구속 149.4km/h), 한화 이글스 파비오 카스티요(평균 구속 152.3km/h), 넥센 히어로즈 스캇 맥그레거(평균 구속 147.5km/h) 등 패스트볼 150km/h 이상을 쉽게 뿌리는 투수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구속 이외의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 이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올해 KBO리그 구단들은 돈 로치(KT 위즈), 팻 딘(KIA 타이거즈), 닉 에디튼(롯데 자이언츠),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 이글스) 등 구속보다는 컨트롤을 중시하며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을 영입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다이아몬드는 최근 급변한 KBO리그 외국인 투수 영입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투수다.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뛰어난 컨트롤을 갖추고 있다. 2016시즌 스트라이크 존 확대와 함께 이런 유형의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에 다이아몬드에게도 역시 기대를 걸어 봄 직하다.

 

그러나 다이아몬드의 구위는 지금까지 KBO리그를 방문한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나쁜 편에 속한다. 다이아몬드가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뛴 2011-13시즌까지 300이닝 이상을 던진 선발투수 중 다이아몬드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낮았던 투수는 단 17명밖에 없었다.

 

17명 중 대부분은 배리 지토(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마크 벌리(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같은 노장이었으며 너클볼러 R.A 디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있었다.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다이아몬드의 구위는 그만큼 뒤떨어졌다.

 

지금까지 많은 투수들이 구위 대신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한국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대부분 그 결과가 좋지 못했다. 지난해 슈가 레이 마리몬과 요한 피노를 택했던 KT 위즈의 실패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KBO리그에는 다이아몬드보다 느린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롱런하고 있는 유희관(두산 베어스)이라는 투수가 있다. 유희관은 다이아몬드보다 더 느린 130km/h의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9이닝당 5.6개의 탈삼진, 2.7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여러모로 다이아몬드의 미국 시절과 닮아 있다.

 

유희관이 느린 공으로도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정교하게 파고들고, 때로는 과감한 몸 쪽 승부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낸 덕분이었다. 그 바탕에는 공을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는 뛰어난 제구력이 있었다. 다이아몬드 역시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인 뛰어난 컨트롤을 극대화해야 한다.

 

다만 삼진이 적은 다이아몬드에게 타자 친화구장인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은 반갑지 않은 곳이 될 수 있다. 타고투저가 극심한 한국 무대에서는 땅볼 유도에 능한 다이아몬드의 강점이 더욱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SK의 새로운 유격수 대니 워스는 수비에서 큰 허점을 보였던 전임자 헥터 고메즈보다 좋은 유격수가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다이아몬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다이아몬드의 성공 여부는 뛰어난 컨트롤로 부족한 구위를 얼마나 메울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과연 다이아몬드가 제2의 유희관이 될 수 있을 것인지, 2017시즌 다이아몬드의 피칭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1. 컨트롤 (Control) : 야구에서 투수가 스크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2. 커맨드 (Command) : 야구에서 투수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