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상징,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큰 부상은 피했다’ 단순 타박상 진단… “5일 몸 상태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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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 2연승 순간.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모두가 얼어붙었다.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영웅을 두고 누구도 미소 짓지 못했다. 삼성 호세 피렐라(34)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삼성은 4월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접전 끝에 7-6 신승을 거뒀다. 1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0-8 완패 후 2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승.

 

중심에 피렐라가 있었다. 이날 피렐라의 활약은 놀라웠다. 피렐라는 역전 결승포뿐 아니라 결정적인 호수비로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0-3으로 뒤지다가 5-3으로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양 팀이 5-5로 맞선 7회 말 2사 1루,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한승혁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그대로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긴 피렐라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승리했다.

 

사진|한승혁의 바깥쪽 높게 들어온 공을 밀어쳐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내는 호세 피렐라 (출처.삼성 라이온즈)
사진|한승혁의 바깥쪽 높게 들어온 공을 밀어쳐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내는 호세 피렐라 (출처.삼성 라이온즈)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다. 7-5 리드 속 맞은 9회 초 수비.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했다. 그러나 1사에서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1점 차로 쫓겼다.

 

2사에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타구에 맞고 제구가 흔들린 오승환은 김인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팀을 구해낸 건 피렐라였다. 문현빈의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크게 뻗었고 피렐라의 키를 넘어가는 듯했다. 2사 후라 잡지 못했다면 싹쓸이 역전이 됐을 타구였다.

 

전력으로 후진한 피렐라는 타구를 쫓아 몸을 날리며 공을 잡아내며 삼성의 7-6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문제는 다음 장면이었다. 워닝 트랙에서 역모션으로 타구를 글러브에 넣은 뒤 관성을 이기지 못한 피렐라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좌측 펜스에 강하게 충돌했다.

 

머리와 몸 등 전신에 강한 충격이 전해진 순간. 끝까지 글러브에서 공을 놓지 않고 쓰러진 피렐라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사진|호세 피렐라의 호수비에 이은 부상 장면 (출처.삼성 라이온즈)

 

결승 홈런을 때리며 기분 좋게 웃었는데 마지막에 일이 생기고 말았다.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투혼의 상징. 포구를 한  머리 부분부터 부딪혔고 충격을 받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가운데서도 피렐라는 공은 끝까지 놓치지 않으며 삼성 팬들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삼성 선수 모두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승리조차 잊었다. 마운드 위 오승환과 강민호 배터리, 벤치의 박진만 삼성 감독까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피렐라가 쓰러진 외야 쪽을 예의주시했다.

 

함께 수비하던 중견수 이성규가 피렐라의 벨트와 스파이크 끈을 풀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호흡 확보에 힘썼다.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경산 세명병원으로 후송되는 피렐라를 모두가 우려스러운 눈길로 지켜봐야 했다. 승리 세리머니도 당연히 없었다.

 

사진|구급차에 실려나가는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출처.삼성 라이온즈)

 

심각한 부상이 우려됐다. 삼성 측은 “옆구리 쪽이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직후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피렐라가 우려스러운 상황에 처해 유감스럽다. 부디 부상 없이 건강하게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깊은 우려로 승리 소감을 대신했다.

 

3-3이던 3회 말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며 역전승에 공헌한 김동엽은 방송 인터뷰에서 시즌 첫 홈런 소감을 묻자 “좋았다가 피렐라가 다친 것 같아서 선수들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천만다행이었다. 삼성은 피렐라의 검진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병원 후송 직후 1차 검진 결과는 골절 없는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다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충격이 컸기 때문에 목 등 다른 부분에도 이상이 올 수 있다. 삼성은 5일 다시 체크하기로 했다.

 

삼성 측 관계자는 “병원으로 후송 돼 우측 가슴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한 결과 골절 없는 타박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늑골 부위 외에 다른 곳은 현재로서는 큰 이상 소견은 없다. 다만 자고 일어나면 펜스에 부딪힌 목에도 통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내일(5일) 상태를 면밀히 확인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있다. 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선수단의 투혼을 깨우는 3년 차 효자 외국인 타자, 피렐라는 삼성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자원이다. 피렐라가 쓰러지자 모두가 얼어붙었다. 선수단 내에서 피렐라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2021년부터 3년째 삼성과 함께 하고 있는 피렐라는 특히 통산 타율 0.313 58홈런 20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4를 기록하며 공격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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