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이었다” 개인 통산 200승 달성한 클레이튼 커쇼, LA 다저스 역사가 됐다

728x90
반응형

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5 · Clayton Kershaw)가 명예의 전당행을 다지는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다저스는 4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선발 등판한 커쇼가 7이닝 동안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아울러 MLB에 데뷔한 2008년 5승(5패)을 기록한 이래로 개인 통산 200승(88패) 투수가 됐다. 다저스 사상 200승을 거둔 3번째 투수다.

 

명예의 전당 회원 돈 서튼(Don Sutton) 233승, ‘빅 D’ 돈 드라이스데일(Don Drysdale) 209승에 이은 200승이다. 삼진 9개 추가로 MLB 통산 탈삼진 2,833개, 이 부문도 역대 22위로 점프했다.

 

커쇼는 통산 승률 0.694로 200승 이상 거둔 투수들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다. 통산 평균자책점 역시 2.48로 1920년 라이브 볼 시대 이후 200승 투수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커쇼는 평균자책점 4년 연속 1위를 포함해 통산 5차례 MLB 평균자책점 부문 선두에 올라섰다.

 

사진|개인 통산 200승 고지에 오른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출처.MLB.com)

 

승률 5할 이하로 추락한 다저스는 커쇼의 호투가 필요했다. 커쇼는 통산 메츠전에서 강했다. ‘메츠 킬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16경기에 등판해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7이닝 무실점 역투로 5-0 승리를 추가해 메츠전 11승 무패가 됐고 다저스는 9승 9패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커쇼의 200승 달성은 초반에 순탄하지 않았다. 1회 초 선두 타자 브랜든 니모(Brandon Nimmo)의 타구를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Jason Heyward)가 글러브를 맞고 놓치며 3루까지 허용하는 실책이 됐다.

 

무사 3루인 터라 실점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메츠는 전날도 8-6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는 뜨거운 팀.

 

사진|1회 초 제이슨 헤이워드의 실책 장면 (출처.SPOTV)
사진|1회 초 제이슨 헤이워드의 실책 장면 (출처.SPOTV)

 

하지만 커쇼는 달랐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Dave Roberts) 다저스 감독은 “오늘 커쇼는 자신이 얼마나 경쟁적이고 자신감으로 무장된 베테랑 투수인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무사 3루에서 커쇼는 스탈링 마르테(Starling Marte) 커브, 프란시스코 린도어(Francisco Lindor) 커브, 피트 알론조(Pete Alonso) 패스트볼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는 신기의 피칭을 과시했다.

 

7회 105개의 투구로 내려온 뒤 로버츠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커쇼에게 축하의 악수를 청했다. 경기 도중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커쇼는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으며 외부 인사에게 키스를 날리는 제스처도 취하며 200승의 각별함을 보였다.

 

사진|이날 5타수 4안타 4타점으로 클레이튼 커쇼의 200승 도우미가 된 J.D. 마르티네스 (출처.MLB.com)

 

커쇼의 200승 도우미는 오프시즌, 1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J.D. Martinez)였다. 커쇼가 실점 위기를 넘기자 1회 말 곧바로 중월 투런 홈런으로 3승 무패의 메츠 선발투수 타일러 메길(Tylor Megill)을 두들겼다.

 

마르티네스의 대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회 말에는 우월 홈런(시즌 3호 홈런)으로, 8회 말에는 적시타로 커쇼의 200승에 화끈한 지원 사격을 가했다.

 

마르티네스는 5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멀티 홈런은 개인 통산 19번째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이다. 4안타 경기는 개인 통산 14번째를 달성했다.

 

불펜의 에반 필립스(Evan Phillips)는 3-0으로 앞선 8회 초에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 부루스다르 그라테롤(Brusdar Graterol)은 9회 초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MLB.com은 “다저스가 메츠를 5-0으로 이긴 날, 커쇼가 7이닝 동안 9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면서 “200승은 커쇼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질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했다.

 

커쇼에 앞서 다저스에서 200승을 올린 레전드 서튼과 드라이스데일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다.

 

MLB.com은 이날 커쇼의 1회 투구를 주목했다. 커쇼는 1회에 우익수 실책으로 첫 타자 브랜든 니모를 3루까지 내보냈지만 마르테, 린도어, 알론소까지 후속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사진|1회 말 스탈링 마르테를 커브로 잡아내는 클레이튼 커쇼 (출처.SPOTV)
사진|1회 말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커브로 잡아내는 클레이튼 커쇼 (출처.SPOTV)
사진|1회 말 피트 알론조를 패스트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클레이튼 커쇼 (출처.SPOTV)

 

MLB.com은 “니모는 3루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커쇼가 모두 삼진 잡으면서 1회 초 위기를 끝냈다”고 정리했다. 커쇼의 200승이 만들어진 과정이었다.

 

커쇼는 경기 후 “지난 10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 덕분에 200승을 달성했다. 오늘은 특별한 경기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커쇼가 등판한 이날 다저스 구단은 고인이 된 빈 스컬리(Vin Scully) 캐스터의 방송 75주년을 기념하며 팬들에게 빈 스컬리 저지를 선물 했다. 스컬리 패밀리도 총출동해 할아버지, 아버지의 전매특허 “It‘s time for Dodger baseball!”을 외쳤다.

 

질적으로 다른 커쇼의 200승 그리고 3,000탈삼진

시즌 3승이자 통산 200승의 금자탑을 쌓은 커쇼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커쇼는 2023시즌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2 26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200승을 달성한 현역 투수는 저스틴 벌랜더(244승 · Justin Verlander), 잭 그레인키(223승 · Zack Greinke), 맥스 슈어저(203승 · Max Scherzer)에 이어 커쇼가 4번째다.

 

이날 커쇼가 달성한 200승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ESPN에 따르면 현대 야구의 출발점인 1901년 이후 200승을 달성한 투수 117명 중 승률 1위가 바로 커쇼다.

 

메이저리그 16년 통산 405경기(선발 등판 402경기)에 나선 커쇼는 200승 88패 승률 0.694를 기록 중이다. 통산 승률 2위는 1950~1960년대 뉴욕 양키스 에이스였던 화이티 포드(Whitey Ford)로 포드는 16년 통산 236승 106패로 승률 0.690을 달성했다.

 

현역 투수 중에서는 커쇼에 이어 메츠 슈어저가 승률 0.663(203승 103패)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통산 평균자책점에서는 현역 200승 투수 중 커쇼가 2.48로 1위다. 슈어저가 평균자책점 3.12, 벌랜더가 평균자책점 3.24, 그레인키가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커쇼는 이날 9개 삼진을 잡아내며 통산 2,833탈삼진으로 이 부문에서 미키 롤리치(Michael Lolich)를 제치고 22위로 올라섰다.

 

커쇼는 앞으로 167탈삼진을 보태면 3,000탈삼진 클럽에 가입한다. 올 시즌 막판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LB 역사상 3,0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19명뿐이다.

 

커쇼는 사이영상을 휩쓸던 201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 최고의 탈삼진 투수였다. 2011년 248개, 2013년 232개, 2015년 301개의 탈삼진을 기록, 이 부문 내셔널리그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 시절 커쇼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6~97마일(약 154.5~156.1km/h), 평균 93~94마일(약 149.6~151.2km/h)로 MLB 평균을 웃돌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커브도 탁월했다.

 

사진|전성기 클레이튼 커쇼의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전성기 시절 클레이튼 커쇼의 슬라이더 (출처.MLB PARK)
사진|전성기 시절 클레이튼 커쇼의 커브 (출처.MLB PARK)

 

커쇼의 탈삼진이 2016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겪은 것은 허리, 팔 등 여기저기 부상에 시달리며 등판 기회 자체가 줄고, 구속도 함께 줄었기 때문이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날이 많아지니 투구 이닝을 확보할 수 없고, 당연히 탈삼진도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커쇼의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2.5마일(약 148.8km/h), 평균 91.3마일(약 146.9km/h)이었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빠른 수준이다. 지난 2022시즌 커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7마일(약 145.9km/h)이었다.

 

그 이전에는 2021시즌 90.6마일(약 145.8km/h), 2020시즌 91.6마일(약 147.4km/h), 2019시즌 90.3마일(약 145.3km/h), 2018시즌 90.8마일(약 146.1km/h)이었다. 즉 최근 페스트볼에 구속이 오르면서 구위도 좋아지고 탈삼진도 많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부상 없이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3,000탈삼진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커쇼는 200승까지 기록하는 과정에서 9차례 내셔널리그 올스타, 3차례 사이영상, 1차례 MVP(최우수선수) 등 화려한 발자취를 남기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