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14’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에게서 ‘에렉 페디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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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전날 연장전 승리에 이어 7점 차 완승으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4월 20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9-2로 승리했다.

 

1경기 차이로 1, 2위를 달리던 KIA와 NC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에서의 주말 3연전에서 KIA는 첫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2위 NC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리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17승 6패).

 

KIA는 1-1로 맞서던 5회 빅이닝의 시작을 알린 적시 2루타를 때린 최원준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이우성이 3점 홈런(시즌 4호), 김도영도 멀티히트와 함께 3출루로 1타점 2득점을 적립했다.

 

전날 연장 혈투를 벌이며 5명의 필승조를 투입했던 KIA는 이날 단 3명의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KIA의 에이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통해 5번째 등판에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10년간 4명 나왔던 외국인 투수 MVP

 

1998년 타이론 우즈를 시작으로 KBO리그 역사에서 외국인 선수가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경우는 모두 8번 있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절반이 넘는 6명의 외국인 선수 MVP가 탄생했다.

 

그중 2015년의 에릭 테임즈와 2020년의 멜 로하스 주니어만 야수였고 나머지 4명은 투수가 MVP를 수상했다. 지난 10년 중 4년은 특정 외국인 투수가 KBO리그를 지배했다는 뜻이다.

 

2016년에는 203cm의 거인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한국생활 6년 차를 맞아 리그를 지배했다.

 

2015년 가을야구 5경기에서 32.1이닝 2실점으로 3승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니퍼트는 2016년 28경기에 등판해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MVP와 함께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견인했다.

 

니퍼트는 현재까지도 KBO리그의 유일한 100승 외국인 투수로 남아있다.

 

사진|KBO리그에서 맹활약했던 더스틴 니퍼트(왼쪽)과 에릭 페디(오른쪽)

 

2019년에는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을 거치며 한국생활 5년 차를 맞은 조쉬 린드블럼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산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8년부터 평균자책점 1위와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린드블럼은 2019년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의 성적으로 다승과 승률, 탈삼진 1위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와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2020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역수출된 린드블럼은 2승만 추가하고 2022년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2021년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만 프로야구 출신의 좌완 강속구 투수 아리엘 미란다(피라타스 데 캄페체)가 KBO리그를 호령했다.

 

미란다는 28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으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에 올랐다. 특히 173.2이닝 동안 무려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故 최동원이 1984년에 세웠던 기록(223탈삼진)을 무려 37년 만에 경신했다.

 

하지만 2022년 단 3경기 만에 퇴출된 미란다는 현재 멕시칸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4년 KBO리그는 ‘에릭 페디의 시대’였다. NC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에 등판했던 페디는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의 성적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 정규리그 MVP, 투수부문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싹쓸이했다.

 

1년 만에 KBO리그를 지배한 페디는 2024년 12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로 돌아갔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10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주 무기 ‘스위퍼’ 앞세워 3개 부문 1위 질주

 

KIA는 지난해 숀 앤더슨(올메카스 데 타바스코)과 아도니스 메디나, 마리오 산체스(퉁이 라이온스), 토마스 파노니(아이오와 컵스)까지 4명의 외국인 투수가 한 시즌 동안 16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KIA는 지난 1월 윌 크로우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고 약 열흘 후 네일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하며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연봉총액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KIA가 생각하는 1선발 후보는 네일이 아닌 크로우였다.

 

실제로 크로우는 메이저리그에서 4년간 활약했고 2021년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풀타임 선발투수(선발 등판 25경기)로 활약했던 경력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네일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7.40의 평균자책점을 남긴 전형적인 쿼드러블 A급(메이저리그에 있기엔 부족하고 마이너리그에 남기에는 아까운) 투수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2선발 요원으로 생각했던 네일의 기세가 대단히 무섭다.

 

사진|2024시즌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제임스 네일 (출처.KIA 타이거즈)

 

네일은 시범경기 때만 해도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3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규리그가 개막하자 네일은 5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14 35탈삼진으로 시즌 초반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탈삼진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일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는 선수는 든든한 득점지원 속에 3.12의 평균자책점으로 4승을 챙기고 있는 KIA의 동료 크로우다.

 

네일은 올 시즌 투심 패스트볼과 함께 ‘스위퍼’로 불리는 횡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스위퍼는 메이저리그의 투타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즐겨 사용하는 구종이자 지난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페디의 주 무기로 아직 국내 타자들에게 익숙한 구종은 아니다.

 

선발투수로는 구종이 비교적 단순하고 140km/h 중반으로 타자를 압도할 정도로 빠른 공을 구사하지 못하는 네일은 2024시즌 초반 스위퍼를 앞세워 맹위를 떨치고 있다.

 

KIA는 2024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10경기에서 8승을 합작하고 있다. ‘대투수‘ 양현종이 5경기에서 1승에 머물러 있고 이의리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음에도 KIA가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비결이다.

 

만약 올 시즌 네일이 눈부신 성적을 거둔다면 2024년의 페디처럼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KIA 팬들은 네일이 KIA의 V12를 견인한다면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로 돌아간다 해도 네일을 웃으며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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