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5경기 포수 타율 0’ KIA 타이거즈의 구멍이 된 박동원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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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KIA 타이거즈 포수 자리에서는 공격력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게다가 김도영과 나성범, 그리고 김선빈까지 빠지자 그 구멍이 유난히 더 커 보이는 분위기다.

 

현실적인 숫자로도 그 구멍이 드러났다. 개막 뒤 5경기 동안 KIA 포수진이 만든 안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한승택은 5경기에 출전해 7타수 무안타, 주효상은 3경기에 출전해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4월 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승택이 8회 말 2사 만루 기회를 놓친 장면이 가장 뼈아팠다.

 

시즌 전 다수의 전문가들은 KIA의 포수 문제를 언급했다.

 

KIA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였던 주전 포수 박동원을 잃었지만 주전급 포수를 보강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주효상을 데려왔지만 주효상은 프로 데뷔 후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없다.

 

심지어 2020시즌 이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군 출장을 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도 떨어진 상태고 주전 포수라기보다 백업 포수 자원의 영입이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포수 주효상은 한승택과 함께 올 시즌 1군 안방마님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출처.KIA 타이거즈)

 

공·수를 모두 겸비한 포수를 가지는 건 KBO리그 모든 팀의 당연한 꿈이다. 지난겨울 포수 FA 시장에서 두산이 152억 원(양의지), 롯데 자이언츠가 80억 원(유강남), LG 트윈스가 65억 원(박동원)을 쏟아부은 건 다 이유가 있는 결정이었다.

 

그에 반해 빈손으로 FA 시장을 마무리한 KIA는 올 시즌 안방마님 자리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포수 트레이드 시장을 두들기기도 했지만, 끝내 트레이드 상대와 적절한 카드가 맞지 않았다.

 

이렇게 포수 보강에 실패한 터라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한 안방마님 내부 경쟁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김종국 KIA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 총 4명의 포수진을 데리고 갔다. 캠프 기간 포수진 가운데 타격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주효상이었다.

 

하지만, 1군 출전 경험과 전반적인 수비 능력을 고려했을 때 주효상이 한승택을 곧바로 뛰어넘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KIA 투수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한승택이 주전 경쟁에서 먼저 앞서나갔다.

 

사진|KIA 타이거즈 포수 한승택이 안정적인 수비와 달리 타격에서 아쉬운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KIA 타이거즈)

 

물론 한승택은 타격 약점에 대해 해마다 깊게 고민해 왔다.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범호 타격코치와 타격 메커니즘 수정도 오랫동안 진행했다. 갑작스럽게 장타력이 급상승하는 건 쉽지 않은 터라 한승택은 무리한 욕심보단 팀 배팅과 작전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스프링캠프 당시 만난 한승택은 “내가 다른 팀 포수 선배인 강민호 형, 양의지 형, 그리고 박동원 형처럼 한 시즌에 홈런을 20개, 30개 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그런 부분에서 욕심을 내기보다는 팀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팀 배팅과 작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개인 타격 수치가 더 좋아지고 자신감도 오를 듯싶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승택은 타격 잠재력이 전혀 없는 포수는 절대 아니다. 한승택은 2020시즌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6 51안타 9홈런 29타점 출루율 0.308 장타율 0.372로 타격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당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노려봤을 만큼 타격 자질이 부족하지 않다. 타율 2할 중·후반대와 10홈런, 그리고 준수한 팀 배팅 정도는 충분히 기대할 만한 선수다.

 

다만, 한승택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이 길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주효상의 출전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신인 지명 2라운드 카드와 맞바꾼 젊은 포수 자원인 만큼 당장은 다른 대안보단 주효상 카드를 먼저 써볼 수밖에 없는 KIA 분위기다.

 

수비에서 주효상의 약점은 도루 저지로 꼽혔다. 최근 받았던 팔꿈치 수술 여파가 있었던 가운데 주효상이 이를 털어내고 도루 저지를 보완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효상도 공격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주효상은 통산 타율 0.201 통산 홈런도 2개에 그친 선수다.

 

결과적으로 개막 5경기 동안 KIA 포수 타석은 상대 투수에게는 너무나도 푹 쉬어가는 자리가 됐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절대 좋은 그림이 아니다.

 

KIA는 포수 타율 ‘0’의 행진을 이른 시일 내로 깨고 몸부림을 칠 수 있을 만큼은 쳐야 한다. 아직 한승택과 주효상에게는 KIA 포수진을 향한 편견을 깰 수 있는 139경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포수 타격 능력이 중심 타선에 배치될 만큼 압도적이길 바라는 건 지금 KIA 현실에서는 큰 사치다. 그래도 매일 모든 포수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날 수만은 없다. 하위 타선에서 포수가 좀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줬더라면 더 많은 득점을 생산할 수 있었을 것이고 KIA의 2023시즌 초반 승수도 올라갔을 것이다.

 

현재 KIA는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등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하위 타선의 안타 하나하나가 아쉽다.

 

사진|KIA 타이거즈에서 FA를 통해 LG 트윈스로 이적한 포수 박동원 (출처.LG 트윈스)

 

시즌 초지만 기존 주전 포수였던 박동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난 2022시즌 KIA는 박동원을 영입하기 위해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202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으로 넘기면서 품었다.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포수 영입이 간절했던 팀이 KIA였다.

 

그리고 박동원은 KIA에서 112경기에 출전해 352타수 86안타 타율 0.244 17홈런 53타점 OPS 0.773을 기록하며 KIA의 가을야구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KIA는 FA 자격을 획득한 박동원을 잡지 못했다. 장정석 前 단장이 선수 측에 뒷돈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고 박동원이 이 문제로 KIA에 남지 않았다는 추측도 있다.

 

KIA는 지금처럼 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상대에게 쉬어가는 타순을 제공하는 셈이다. KIA 타선의 구멍이 되고 있는 포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올 시즌 KIA 야구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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