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팬들이 어떤 면에서는 오타니 쇼헤이보다도 더 궁금해했던 일본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야마모토는 2월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MLB.com Game Day의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구속은 따로 나오지 않았지만, 영상으로 보기에도 움찔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연이어 뿌렸다.
안타 맞았지만…병살타로 위기 탈출!
야마모토가 상대한 첫 타자는 마커스 시미언이었다. 지난해 전 경기를 1번 타자로 뛰며 29홈런 100타점을 기록, 리드오프로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했던 시미언을 상대로 야마모토는 초구 패스트볼을 던져 파울을 유도해냈다.
2구째 커브를 선택했고 역시 파울, 그 다음 공도 파울이었다.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로 우위를 점한 야마모토는 이후 2구 연속 볼을 던졌고, 6구째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야마모토는 다음 타자 에반 카터를 상대로도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다 2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에 몰렸고 카터가 이를 통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방심했다가 일격을 당했지만, 야마모토는 담대했다. 여기서 기어를 더 끌어올렸다. 와이엇 랭포드를 상대로 3구 모두 패스트볼을 던졌고, 결국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스플리터로 2K, 무실점으로 마무리
1회 말 투구를 통해 자신감을 찾은 야마모토는 2회 말에도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선두 타자 나다니엘 로를 3구 삼진으로 요리했다. 초구와 2구째 패스트볼을 던져 손쉽게 카운트를 0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하게 몰고 갔고, 3구째 결정구로 스플리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 요나 하임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야마모토는 레오디 타베라스를 상대로도 첫 3개의 공을 모두 패스트볼로 던져 1볼 2스트라이크로 몰아넣은 뒤 역시 위력적인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내고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 19개 중 스트라이크 16개…압도적인 투구
이날 야마모토는 총 19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가 16개나 됐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시범경기에서 투수들이 늘 그렇듯, 야마모토 역시 이날 자신의 구위를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MLB.com의 후안 토리비오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이날 패스트볼을 총 11개 던졌고, 최고 구속이 96마일(약 154.5km/h)까지 기록했다고 했으며 대체로 94~96마일(약 151.3~154.5km/h)대에 구속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음달 열리는 서울시리즈에 선발 등판이 예정된 야마모토가 얼마나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야마모토는 이날 패스트볼, 스플리터, 커브 3가지 구종만 던졌지만 3가지 구종 모두 위력적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평균 153km/h, 최고 159km/h까지 던졌던 야마모토의 패스트볼은 한가운데로 몰리지만 않으면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맞히기에 급급했다.
여기에 스플리터는 삼진을 잡는 결정구로 그 위력을 충분히 뽐냈다. 이날 야마모토가 만들어낸 삼진 3개의 결정구는 스플리터 2개와 패스트볼 1개로,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다.
커브 역시 2개만 던졌음에도 모두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등 구위와 제구력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다저스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42억 원)의 투수 최대 계약을 안긴 것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