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①] KIA 타이거즈 - 팻 딘 (Pat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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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팔색조’ 팻 딘, 제2의 앤디 밴 헤켄 될까?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헥터 노에시-양현종-윤석민-지크 스프루일로 구성된 KIA 타이거즈 선발진은 2016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게 마련. 선발투수로 돌아온 ‘90억 투수’ 윤석민은 고작 3경기 등판 후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프리미어12 한국전에서 인생투를 펼친 지크는 7월 이후 극심한 기복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IA는 판타스틱4가 이끈 두산 베어스 선발진(선발진 평균자책점 4.11)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선발 평균자책점 4.74의 성적으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7년에도 두산 선발진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KIA는 지난해 투수 WAR 6.6으로 1위를 기록한 헥터와 17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단년 계약으로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복 심한 지크와는 결별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일찌감치 계약하며 선발진 강화를 시도했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 최형우를 영입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KIA가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일 KIA의 외국인 투수는 1년 총액 9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한 좌완 투수 팻 딘(Pat Dean)이다.

 

4, 5선발에서 변수가 많은 KIA가 막강 선발진을 구축한 두산, LG 트윈스에 맞서기 위해서는 팻 딘의 에이스급 활약이 필요하다. 팻 딘은 지난 2016시즌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활약한 선수로 헥터와 양현종을 잇는 3선발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름 : 팻 딘 (Patrick Michael Dean)

- 생년월일 : 1989년 5월 25일

- 국적 : 미국 (코네티컷 주 워터버리)

- 포지션 : 투수 (좌투좌타)

- 신장 : 186cm

- 체중 : 88kg

- 프로 지명 : 2010 드래프트 3라운드 102순위 미네소타 트윈스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imthedean15/

 

- 배경

미국 코네티컷 주 출신으로 노가턱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스턴 대학에 진학한 팻 딘은 대학 재학 중 애틀란틱 코스트 컨퍼런스(Atlantic Coast Conference)에서 재능을 꽃피웠다.

 

보스턴 대학에 재학하며 특히 제구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팻 딘은 2010시즌 신인 드래프트 당해 봄에 팔꿈치 부상으로 1달가량을 결장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선발투수로 복귀해 67이닝 동안 5승 1패 평균자책점 3.76 51탈삼진 10볼넷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구위보다는 커맨드[각주:1]를 중요시하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는 투수를 선호하는 미네소타가 제구에 강점을 가진 팻 딘을 3라운드 전체 102순위로 지명했고 31만 9,500달러에 계약했다. 이는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한 탓에 애당초 예상하던 드래프트 순위보다 꽤 밀려난 것이었다.

 

미네소타는 드래프트 전 팔꿈치 부상을 감안해 팻 딘의 프로 데뷔를 서두르지 않았다. 입단 첫 해인 2010시즌, 7월 24일 루키리그를 통해 데뷔한 팻 딘은 1년 차를 9경기 29.1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2.15의 기록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볼넷을 단 1개만 허용하며 제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프로에서도 입증했고 준수한 성적으로 프로 첫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이후 팻 딘의 활약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삼진 비율이 감소했으며 구위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표|팻 딘의 프로 통산 투구 성적

 

2011시즌에는 싱글A와 하이 싱글A를 거쳐 더블A까지 올라갔지만, 전체 성적은 20경기 108이닝 5승 7패 평균자책점 5.75로 부진했다.

 

2012시즌 다시 하이 싱글A에서 28경기 153.1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150이닝을 넘긴 팻 딘은 2013시즌에는 더블A를 거쳐 트리플A까지 승격했다.

 

그러나 2013시즌 전체 성적은 28경기 165이닝 9승 13패 평균자책점 4.04로 그리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팻 딘은 상위 레벨로 승격되었다가도 결국에는 강등되기를 반복하여 좀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2014시즌에도 더블A에서 26경기 144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4.81로 주춤했지만 시즌이 끝난 뒤 도미니카 겨울리그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팻 딘은 슬라이더를 날카롭게 다듬었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방법을 익혀나갔다. 겨울리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팻 딘은 2015시즌 179이닝 12승 11패 평균자책점 2.82(리그 5위)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놀라운 점은 이 성적을 더블A보다 상위 레벨인 트리플A에서 거두었다는 점이다.

 

당시 미네소타는 어빈 산타나의 금지약물 적발과 리키 놀라스코의 부상으로 트리플A 소속 선발투수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고, 공석이던 트리플A 선발 자리를 팻 딘이 완벽하게 꿰찼던 것이다. 더블A에서 뛸 예정이던 팻 딘은 트리플A로 배정된 행운을 놓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그리고 2016시즌,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팻 딘은 5월 11일 고대하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구원 등판 2.2이닝 2실점 3탈삼진 2볼넷).

 

5월 25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대호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대결 결과는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이대호가 타점을 올렸지만, 미네소타 타선이 넉넉하게 7점을 뽑고(팀 동료인 박병호도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팻 딘이 7이닝 2실점 8탈삼진 무볼넷으로 호투하며 메이저리그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팻 딘의 인상적인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데뷔 후 첫 네 번의 등판에서 3.43의 평균자책점, 이닝당 1개 수준의 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이후 네 경기에서는 이닝당 탈삼진이 아닌 실점이 1에 육박하며 결국 트리플A로 강등되었다.

 

6월 17일을 끝으로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던 팻 딘은 시즌 후반에도 기회를 얻으며 8월 12일 다시 콜업되어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 최종 성적은 19경기(선발 등판 9경기) 67.1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28라는 별 볼 일 없는 성적으로 끝을 맺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FA가 된 팻 딘은 2017시즌 29세가 되는 본인의 나이와 향후 불투명한 전망을 감안, 미네소타와 자매결연 구단인 KIA와 9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 도전을 택했다.

 

- 스카우팅 리포트

팻 딘은 장·단점이 명확한 투수다. 우선 단점은 구위와 구속이다. 팻 딘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8마일(약 144.5km/h). 외국인 투수임을 감안했을 때 구속이 강점인 투수는 아니다.

 

팻 딘의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수는 5.3개밖에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 투수가 상위 레벨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의 판단 기준으로 탈삼진 능력에 가중치를 두는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치명적인 결점이다.

 

이때까지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투수들이 기본적인 구위와 탈삼진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더욱 그렇다.

 

사진|팻 딘의 84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팻 딘의 91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사진|팻 딘의 86마일 패스트볼 (출처.MLB PARK)

 

삼진을 많이 솎아내지 못한 것은 상대적으로 느린 구속의 영향도 있지만 좌완 투수라는 점과 KBO리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1.5km/h를 감안하면 팻 딘의 패스트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규정 이닝 달성 투수 중 패스트볼 평균 구속 7위 마이클 보우덴 144.8km/h).

 

반면 팻 딘의 가치는 칼 같은 컨트롤[각주:2]에서 나온다. 구속이 그리 빠르지 않음에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투구하는데 두려움이 없다. 그리고 스크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부족한 탈삼진 능력을 볼넷 억제력으로 극복하며 통산 306.1이닝을 활약했던 트리플A에서 9이닝당 1.76개의 볼넷만 허용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아주 우수한 볼넷 억제력으로, 이때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들 중 트리플A 통산 9이닝당 허용 볼넷이 2개도 안 되는 투수들은 세 명밖에 되지 않는다(J.D. 마틴, 찰리 쉬렉, 저스틴 저마노).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9이닝당 3개 정도의 볼넷을 내주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환경이 다른 리그에서도 빠른 적응 가능성을 시사한다.

 

뛰어난 제구에도 불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구위와 적극적인 승부 탓에 탈삼진 능력은 평범하지만 KBO리그에 왔던 다른 제구형 외국인 투수들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도 9이닝당 볼넷 3.07개로 준수했다.

 

거기에 팻 딘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줄 안다는 장점도 있다주무기로는 도미니카 겨울리그에서 갈고닦은, 평균 구속 85마일(약 136.7km/h)에 이르는 슬라이더이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헛스윙을 유도할 만큼 각이 좋고 상당히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팻 딘은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진다. 대학 시절부터 호평을 받았던 체인지업은 결정구로도 사용이 가능한 구종이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넘나드는 컨트롤 능력에 더해, 다양한 구속의 구종들을 적절히 섞어 던진다면 KBO리그의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팻 딘은 내구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프로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부상을 입은 적이 없으며 최근 5시즌 연간 평균 160이닝가량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원·투펀치인 헥터와 양현종이 도합 407이닝을 소화했던 KIA는 이닝 이터 선발 팻 딘이 합류하며 원·투펀치의 체력을 안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전망

보통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되는 것은 타자를 압도하는 빠른 구속이다. 하지만 2016시즌 브라울리오 라라(SK 와이번스)나 파비오 카스티요(한화 이글스)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패스트볼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당연하지만 안정된 제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구속과 제구,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은 제구다.

 

사진|2016시즌 빠른 구속을 가졌음에도 좋지 않은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케 한 SK 와이번스 브라울리오 라라(왼쪽)와 한화 이글스 파비오 카스티요(왼쪽)

 

두산 마이클 보우덴(패스트볼 평균 구속 144.8km/h), NC 다이노스 재크 스튜어트(패스트볼 평균 구속 144.8km/h), 에릭 해커(패스트볼 평균 구속 141.3km/h),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패스트볼 평균 구속 142.9km/h),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 헤켄(패스트볼 평균 구속 140km/h) 등은 압도적인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제구가 되는 150km/h 이상의 패스트볼을 구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꼭 구속이 빨라야 할 필요는 없다. 팻 딘은 본인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컨트롤과 커맨드를 유지하는 것이 KBO리그 성공의 관건이다.

 

그러나 KBO리그는 팻 딘이 경험한 여타 리그들과 다른 특징들이 있다. 좁은 스트라이크 존과 극심한 타고투저가 바로 그것으로, 불행히도 팻 딘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구가 좋다고 평가받았던 외국인 투수들 중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해 지레 무너진 경우도 왕왕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에 아슬아슬한 공을 던지며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는 팻 딘의 스타일상 좁은 스트라이크 존은 장점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높다. 타고투저의 환경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본인의 장점인 제구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팻 딘은 삼진과 볼넷이 적은 만큼 인플레이 되는 타구가 많다. 그만큼 수비진의 역량이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KIA의 DER[각주:3]은 0.667로 4위에 위치하며 KBO리그 평균인 0.670보다 살짝 아래였다(DER 1위 SK 와이번스 0.683, 10위 KT 위즈 0.643).

 

사진|2017시즌 KIA 타이거즈의 키스톤 콤비를 맡을 안치홍(왼쪽)과 김선빈(오른쪽) (출처.KIA 타이거즈)

 

하지만 서동욱, 강한울이 주로 키스톤 콤비를 이루었던 2016년과는 달리 올해는 수비력이 더 좋은 김선빈과 안치홍이 풀타임을 소화한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로 출장한 경험이 있고 수비에 강점이 있는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외야진에 합류하는 점도 팻 딘에게 있어 호재다.

 

이번 겨울 KBO리그 팀들의 외국인 투수 영입 트렌드는 제구형 투수이다. 지난해 라라와 카스티요를 지켜본 구단들이 ‘공이 빠르다’는 장점만 가지고는 리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뛰었던 제구형 투수들의 기록이 우수한 것만은 아니었다. 트리플A 기준 9이닝당 허용 볼넷이 2개 이하였던 J.D. 마틴(삼성 라이온즈), 찰리 쉬렉(NC 다이노스), 저스틴 저마노(KT 위즈) 중 마틴과 저마노가 기억에 남을 만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건 명심해야 할 점이 분명하다.

 

FA 야수 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하고 내부 FA 나지완과 양현종을 잔류시키며 KIA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두산이 입증했듯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선발진 구축이 필수다.

 

2017시즌 KIA가 5할의 벽을 넘어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3선발 팻 딘이 에이스급 활약으로 핵터와 양현종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절실하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투수 팻 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KIA의 상황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KBO리그의 특성이 교차하는 가운데, 팻 딘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팻 딘에게 3선발의 활약을 기대하는 KIA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주목된다.

  1. 커맨드 (Command) : 야구에서 투수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2. 컨트롤 (Control) : 야구에서 투수가 스크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3. DER (Defense Efficiency Ratio) : 수비 효율성 지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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