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 14대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 ‘꺼져가는 불꽃’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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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대행으로 팀을 꾸리던 한화 이글스에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이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한화 구단은 6월 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연봉 15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 이글스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 동안 두산을 이끌며 3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NC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2016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한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오후 2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곧바로 수원으로 이동해 4일부터 열리는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부터 지휘봉을 잡을 계획이다.

 

백약이 무효했던 한화의 사령탑 자리

 

한화는 팀 창단 후 첫 대전 출신 사령탑이었던 한대화 감독 체제가 실패로 돌아간 후 2013시즌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2013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키움 히어로즈)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시절 통산 1,463승을 기록했던 김응용 감독은 한화를 지휘한 2년 동안 91승(162패)에 그치고 말았다.

 

김응용 감독이 물러난 한화는 2015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야신’ 김성근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올리며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지만 한화, 그리고 야신의 돌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천하의 김성근 감독도 2015년 6위, 2016년 7위로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지 못한 채 2017년 5월 또다시 팀에서 경질되고 말았다.

 

사진|한화 이글스에 부임했지만 만족스런 성과를 내지 못했던 '명장' 김응용 감독(왼쪽)과 김성근 감독(오른쪽)

 

2017년을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한화는 2017시즌이 끝나고 두산에서 투수코치와 수석코치를 역임한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한용덕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이 이끌었던 2018년,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오랜 한을 풀었다. 하지만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도 잠시, 한화는 2019년 다시 9위로 추락했고 한용덕 감독도 2020년 6월 중도사임 형식으로 팀을 떠났다.

 

한화는 2020년 11월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했다. 수베로 감독은 아무런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팀을 성장시켜 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한화는 수베로 감독이 이끌었던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육성 전문가’라던 수베로 감독은 역대 이글스 감독 최저 승률(0.348)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2023년 5월 팀에서 경질됐다.

 

사진|한화 이글스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한용덕 감독(왼쪽)과 '리빌딩 전문가'로 선임됐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오른쪽)

 

한화의 퓨처스팀 감독이었던 최원호 감독은 수베로 감독의 경질과 함께 3년 계약을 맺으며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지난 2023년 시즌을 9위로 끝낸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안치홍을 영입하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올라간 한화는 5월 말 최하위로 추락했고 최원호 감독마저 지난 5월 26일 1년 만에 자진사퇴했다. 결국 한화는 4연속 감독이 중도퇴진하는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14년간 10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한 감독

 

1991년 현역에서 은퇴한 김경문 감독은 삼성과 OB 베어스(現 두산 베어스)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2003시즌이 끝난 후 김인식 감독의 후임으로 두산의 감독에 선임됐다.

 

부임 첫 해 가을야구 진출, 두 번째 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든 김경문 감독은 2011년 6월 두산 감독에서 물러날 때까지 8년 동안 6번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적으로 두산을 신흥강호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2008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 (출처.KBO)

 

김경문 감독 커리어의 최정점은 역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꼽힌다.

 

당시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었던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각 구단의 감독들이 대표팀을 이끄는 것을 꺼리던 시기에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특히 대회 기간 내내 절묘한 대타 작전과 투수 기용 등으로 야구 팬들의 극찬을 받았다.

 

2011년 두산에서 물러난 김경문 감독은 두 달 후 NC의 초대 감독에 선임됐다.

 

NC는 기존의 팀을 인수하지 않은 ‘순수 신생구단’이라 KBO리그에 적응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1군 진입 2년째가 되던 2014년 NC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2018년 6월 NC에서 자진사퇴했지만, NC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과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견인하며 명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 14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경문 감독 (출처.한화 이글스)

 

흔히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김경문 감독의 최대 약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김경문 감독은 감독 커리어에서 4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통산 한국시리즈 전적이 3승 16패(승률 0.158)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화는 당장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니다. 두산과 NC 감독 시절 14번의 시즌 동안 10번이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경력이 말해주듯 김경문 감독은 팀 재건과 육성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사령탑이다.

 

한화는 3일 현재 5할 승률에서 8경기가 부족한 8위에 머물러 있지만, 5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는 4.5경기 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 일정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김경문 감독은 부임 후 착실히 성적을 회복해 가을야구에 도전한 후 부족한 전력을 보강해 2025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한화는 김경문 감독과 함께 2024시즌 초반의 좋았던 흐름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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