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 켈리보다 좋은 커브, LG 트윈스 5선발 강효종 “나의 등판은 곧 승리, 공식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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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팔’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0)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팀의 위닝 시리즈 및 본인의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주인공은 LG 트윈스 강효종(20)이었다.

 

강효종은 4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4월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LG 트윈스 강효종 (출처.LG 트윈스)

 

5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모두 막아냈다. 1회부터 1사 이후 김혜성과 이정후를 상대로 각각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1, 2루 위기 상황을 자초한 강효종은 이후 에디슨 러셀과 이형종을 모두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첫 번째 고비를 넘겼다.

 

2회에도 강효종은 김웅빈의 사구와 이지영의 안타로 무사 1, 2루를 자초했다. 여기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해 강효종을 진정시켰고, 안정을 찾은 강효종은 임병욱을 병살타로 잡아내더니 김태진을 3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또 한 번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에도 이용규와 이정후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찬스를 주었으나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러셀과 이형종을 각각 삼진과 뜬 공으로 막아내며 세 번째 실점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4회에는 2사 이후 임병욱에게 2루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스코어링 포지션을 허용했으나 김태진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내며 네 번째 실점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사진|1회 말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에게 기록한 강효종의 첫 번째 삼진 (출처.LG 트윈스)
사진|3회 말 키움 히어로즈 에디슨 러셀에게 기록한 강효종의 두 번째 삼진 (출처.LG 트윈스)
사진|4회 말 키움 히어로즈 김웅빈에게 기록한 강효종의 세 번째 삼진 (출처.LG 트윈스)
사진|5회 말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에게 기록한 강효종의 네 번째 삼진 (출처.LG 트윈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강효종은 6회 백승현과 교체되며 선발로서의 임무를 마무리 지었다. 이후 LG는 백승현을 포함해 함덕주와 김진성, 이정용이 모두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강효종과 팀의 승리를 지켜줬다. 타선 역시 8안타 7사사구 5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다양한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좋았다”“오늘로 강효종이 5선발로 확정이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위험요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충암고 졸업 후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 1군 등판 기록이 2022년 1경기에 불과했던 강효종의 5선발 투입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워낙 경험이 없는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상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강효종은 시즌 전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스프링 캠프 기간을 비롯해 시범경기(2경기 1승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29) 동안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 우완 투수 임찬규, 좌완 투수 김유영 등 선발 후보군과 경쟁한 끝에 로테이션 한 자리를 따냈다.

 

불안했던 패스트볼 제구력이 지난해 김경태 투수코치의 지도로 나아졌고 커브의 위력이 더해진 강효종은 시즌 첫 등판만에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마지막 조각인 5선발로 확정되었다.

 

이날 강효종은 패스트볼 최구 구속 152km/h까지 기록했다. ‘공이 살아서 들어온다’는 평가 그대로였다. 전체 투구 수 87개 중 패스트볼은 38개. 이밖에 커브(13개)와 슬라이더(32개), 체인지업(4개)을 섞었다. 특히 전체 슬라이더의 72%(23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위력적이었고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150km/h 강속구보다 위력적인 강효종의 커브

패스트볼 하나 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타이밍이 일정하고 제구가 흔들리면 상대 타선에 먹잇감이 된다. 파이어볼러 유망주들이 한계점과 마주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150km/h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를 자랑하지만 정작 1군 무대에 오르면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하고 장타를 맞는다.

 

LG가 내세우는 영건 강효종도 빠른 공을 던진다. 고교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고 프로 입단 후에도 꾸준히 구속이 오르고 있다. 올 시즌 첫 등판인 4월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최고 구속 152km/h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도 146km/h로 KBO리그 기준에서는 선발투수로서 상위권이다.

 

하지만 패스트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슬라이더와 커브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만들고 헛스윙을 유도할 줄 안다. 한두 가지 구종만 던지는 원 피치 혹은 투 피치 투수가 아닌 세 가지 구종을 던질 줄 아는 스리 피치 투수다. 스프링 캠프 기간에는 체인지업도 연마하면서 포 피치 투수로의 진화도 진행 중이다.

 

사진|LG 트윈스 5선발로 활약이 기대되는 우완 투수 강효종 (출처.LG 트윈스)

 

구종이 다양하고 변화구 제구가 안정된 만큼 타자와 두 번째, 세 번째 승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강효종은 올 시즌 첫 승을 따낸 키움전에서 변화구 세 개로 삼진을 만드는 장면도 보였다. 4회 말 김웅빈과 승부에서 커브-체인지업-커브 순서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완성했다.

 

사진|4회 말 키움 히어로즈 김웅빈에게 결정구로 던진 강효종의 커브 (출처.LG 트윈스)

 

5회 말 마지막 타자인 이정후에 맞서서는 3구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했다. 이정후와 첫 두 번의 승부에서 강하게 패스트볼을 던지려다 볼넷을 범했지만 마지막 승부에서 장점을 살려 선발투수 승리 요건을 충족시켰다.

 

그냥 나온 결과가 아니다. 패스트볼만큼이나 변화구의 구종 가치가 높다. 트래킹 데이터에서 소속팀 에이스 케이시 켈리보다 커브와 슬라이더의 회전수와 무브먼트가 높게 측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예 투수들이 흔히 제구 난조와 변화구 약점으로 흔들리지만 강효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다.

 

염경엽 감독은 강효종의 커브를 두고 “굉장히 좋은 커브를 갖고 있다. 과거 이대진(現 한화 이글스 수석코치) 선수와 흡사한 커브로 릴리스 포인트가 좋고 꺾이는 각과 속도도 좋다.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고 상대 타자의 헛스윙도 유도할 수 있다. 강효종에게 기대를 거는 부분 중 하나도 이 커브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효종 스스로도 커브에 가치를 부여했다. 시즌 첫 등판 승리로 기분 좋게 올해를 시작하면서 “변화구 제구에 대한 자신은 늘 있었는데 작년에 최동환 선배에게 커브 그립을 배우면서 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아졌다. 커브 회전수도 이전보다 잘 나오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다”며 “아직 완전히 자신 있는 구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 있는 구종을 꼽자면 커브와 슬라이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위력적인 변화구를 자랑한 만큼 상대 타자들도 이를 머릿속에 넣고 강효종과 마주할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변화구보다 패스트볼 비중을 늘리면서 힘대힘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할 수도 있다.

 

스스로도 이 부분을 과제로 삼았다. 강효종은 “첫 경기부터 승리하고 팀이 위닝 시리즈를 한 것은 좋지만 패스트볼 제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금은 커브와 슬라이더가 더 자신이 있지만 패스트볼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게 계속 훈련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인 만큼 매 경기 꾸준하게 잘하는 것과 내가 등판하는 날이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만드는 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더 좋은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20년 이민호, 2022년 김윤식이 그랬던 것처럼 2023년에는 강효종이 LG 선발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패스트볼 구위와 변화구 제구를 두루 고려하면 선배 투수들의 첫 해 모습보다 굵직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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