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을 웃게 하는 ‘유망주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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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KBO리그 10개 구단 중 7위에 그치며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이 끝나고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태영 감독 영입을 제외하면 롯데의 겨울 스토브리그 움직임은 외부 FA(자유계약선수)만 3명을 데려왔던 2022년 겨울에 비해 그리 적극적이지 못했다.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투수 진해수를 영입했고, 내야수 김민수를 내주고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을 데려온 것 정도가 눈에 보이는 변화였다.

 

게다가 롯데는 계약기간이 끝난 내야수 안치홍이 4+2년 총액 72억 원에 한화 이글스와 계약하면서 팀을 떠났다. 롯데는 B등급 FA였던 안치홍에 대한 보상선수를 선택하는 대신 한화로부터 보상금 10억 원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의 카리스마와 지도력만 믿고 7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를 기대하기에는 확실히 아쉬움이 남는 겨울 행보였다. 그리고 롯데의 아쉬운 스토브리그는 올 시즌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6월 17일 현재 5위 SSG 랜더스에 5.5경기 뒤진 8위에 머물러 있다. 팀의 핵심선수 찰리 반즈와 전준우의 부상 이탈이 치명적이고, 박세웅, 애런 윌커슨의 기복도 매우 아쉽다.

 

하지만 롯데 팬들은 하위권으로 밀려 있는 올 시즌에도 이 선수들을 보면 웃음을 지을 수 있다. 올 시즌 가파른 성장 속도로 롯데의 미래를 넘어 2024시즌 거인군단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야수 3인방 손호영나승엽, 윤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트레이드 합류 후 3번 타자로 맹활약

사진|트레이드 합류 후 롯데 자이언츠의 3번 타자로 맹활약 중인 손호영 (출처.롯데 자이언츠)

 

홍익대를 중퇴하고 2014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손호영은 더블A 무대조차 한 번 서보지 못하고 2017년 3월 컵스에서 방출됐다.

 

귀국 후 곧바로 군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마친 손호영은 2019년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했고,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됐다. 해외파 규정에 따라 계약금은 받지 못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순번의 지명이었다.

 

손호영은 루키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3타점 9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탄탄한 내야진을 자랑하는 LG에서 손호영에게 기회는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

 

2021년 8경기 출전에 그친 손호영은 2022년 36경기에 출전했지만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3년에는 신민재와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27경기에서 타율 0.205 1홈런 6타점 8득점 2도루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구본혁마저 급성장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진 손호영은 지난 3월 30일 투수 우강훈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손호영은 롯데 이적 후 3루와 2루 수비를 오가며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8 6홈런 31타점 2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특히 0.408(49타수 20안타)에 달하는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면서 최근 롯데의 3번 타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1994년생으로 오는 8월이면 만으로 30세가 되는 손호영은 사실 ‘유망주’라 부르기에는 나이가 제법 많은 편이다. 실제로 손호영과 동시대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선수들 중 함덕주(LG 트윈스)는 이미 구단과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따라서 손호영 역시 하루빨리 1군 무대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지금과 같은 활약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다가올 겨울, 손호영의 팀 내 입지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특급 유망주’의 미래, 거포일까 교타자일까

사진|메이저리그에서 탐냈던 재능을 한껏 뽐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출처.롯데 자이언츠)

 

덕수고 시절 동기인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전국에서 주목받는 내야수였던 나승엽은 장재영이 투수에 전념하면서 고교 최고의 내야수로 떠올랐다.

 

당시 나승엽은 키움 히어로즈행이 유력했던 장재영에 이어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을 것이 유력했지만, 2021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동일 학교에서 1차 지명을 중복 행사 할 수 없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1차 지명 손성빈에게 1억 5,000만 원, 2차 1라운드였던 고교 최고의 좌완 투수 김진욱에게 3억 7,000만 원의 계약금을 준 롯데는 나승엽에게 무려 5억 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그만큼 나승엽에 대한 롯데의 기대치가 높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승엽은 2021년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4 2홈런 10타점 16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루키 시즌을 끝낸 후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의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게 하겠다는 롯데 구단의 계산이었다.

 

상무에서 활약한 두 시즌 동안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나승엽은 전역 후 롯데의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았다.

 

나승엽은 2024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15타수 3안타로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지만, 1군 복귀 후 37경기에서 타율 0.331(130타수 43안타) 1홈런 19타점 19득점을 기록하면서 성적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나승엽을 최근 꾸준히 5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아무리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지만 시즌 1홈런은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나승엽에게는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하지만 루키 시즌 103경기에서 3홈런에 그쳤던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올해 68경기서 17홈런을 치고 있는 것처럼 나승엽 역시 어느 순간 장타 본능에 눈을 뜬다면 홈런 숫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도 있다.

 

물론 롯데 입장에서는 나승엽이 거포가 아닌 중거리 또는 교타자로 성장한다 해도 전혀 아쉬울 게 없을 것이다.

 

병역문제 해결한 2003년생 1번 타자

사진|유망주를 넘어 이미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은 윤동희 (출처.롯데 자이언츠)

 

사실 윤동희는 2003년생, 만 20세로 롯데의 야수 유망주 3인방 중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이제 더 이상 유망주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이미 롯데의 핵심선수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야탑고 시절 유격수로 활약했던 윤동희는 고교 시절 준수한 타격 능력에 비해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윤동희는 예상대로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앞세워 외야수로 변신한 윤동희는 루키 시즌 1군에서 4경기에 출전한 후 상무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수행하려 했다. 하지만 부족한 실적으로 상무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팀에 잔류하게 됐고, 이는 윤동희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2023시즌 황성빈과 안권수의 부상을 틈타 1군에 콜업된 윤동희는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45득점을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3번 타자로 활약하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2023년 3,300만 원이었던 연봉이 단숨에 172.7% 오른 9,000만 원이 된 윤동희는 올해도 롯데가 치른 68경기 중 65경기에 출전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윤동희는 4월까지 타율 0.236 1홈런 9타점으로 풀타임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듯했지만, 5월에만 타율 0.366 1홈런 9타점을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0.296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6월에는 12경기 동안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에서도 한층 나아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 진출 후 외야수로 전향한 윤동희는 아직 타구 판단이나 낙구 지점 포착 등 외야 수비의 세밀한 부분에서 미숙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윤동희는 아직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많은 젊은 선수로 경험이 쌓이면 수비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이 프로 입단 3년 만에 1군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 윤동희를 보유한 롯데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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