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거침없는 스윙… 데뷔 첫 ‘끝내기 홈런’ 작렬, 패배 위기서 팀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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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파크가 들썩였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올 시즌 첫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팀은 이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김하성은 4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시즌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유일한 안타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져 나왔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끝내기 안타 또는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김하성의 한 방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경기 중반까지 침묵을 이어갔다. 2회 말 무사 2루의 기회를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3루 땅볼로 물러났고, 4회 말 역시 투수 땅볼로 1루를 밟는 데 실패했다. 선두 타자로 등장한 7회 말에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서며 아쉬움을 삼켰다.

 

팀도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1회 말 후안 소토(Juan Soto)의 투런포가 터졌으나 애리조나가 2회 초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닉 아메드(Nick Ahmed)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이어진 무사 1, 3루서 가브리엘 모레노(Gabriel Moreno)의 병살타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 말 매니 마차도(Manny Machado)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샌디에이고는 홈런 두 방에 울상을 지었다. 7회 초 코빈 캐롤(Corbin Carroll)의 솔로포, 9회 초 에반 롱고리아(Evan Longoria)의 솔로포로 역전을 헌납하고 말았다. 아웃 카운트 3개에 몰린 샌디에이고로서는 분위기를 바꿀 장면이 필요했다.

 

1점 뒤진 채 맞이한 9회 말, 패배를 직감한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데이비드 달(David Dahl)이 애리조나의 스캇 맥거프(Scott McGough)를 상대로 값진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전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후속 타자 김하성도 가세했다. 앞선 3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마지막 순간에 존재감을 보였다.

 

동점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볼 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맥거프의 5구째 90.2마일(약 145.2km/h)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빠르게 비행한 타구는 좌측 담장 밖에 떨어졌다.

 

사진|9회 말 동점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첫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김하성 (출처.MLB.com)
사진|홈런임을 확인하고 환호하며 1루 베이스를 통과하는 김하성 (출처.MLB.com)
사진|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홈을 밟는 김하성 (출처.MLB.com)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팬들도, 선수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하성도 환한 미소를 보이며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샌디에이고는 달과 김하성의 백투백 홈런에 3연승을 질주, 애리조나와의 2연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 개막 후 5경기 만에 첫 홈런 가동한 김하성

메이저리그 2년 차였던 지난해, 김하성은 10경기 만에 마수걸이포를 때려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장타를 생산하며 데뷔 두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안정적인 수비에 공격력까지 증명해 보이면서 팀 내에서의 입지도 점점 넓어졌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첫 홈런을 맛봤다. 맥거프가 던진 슬라이더가 한가운데에 몰렸기 때문에 제구가 되지 않은 공이었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 역시 ‘실력’이다. 집중력을 유지했기에 가능한 홈런이었다.

 

사진|끝내기 홈런을 기록하고 세레머니를 하며 1루 베이스를 향하는 김하성 (출처.MLB.com)

 

올해는 김하성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잰더 보가츠(Xander Bogaerts), 맷 카펜터(Matt Carpenter)가 샌디에이고에 가세하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하성 입장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 3개를 때리고도 호주전, 일본전에서 아쉬움을 남겨 무거운 마음으로 일본을 떠나야 했던 김하성. 일단 기다렸던 첫 홈런이 나온 만큼 부담감은 덜었다. 4일 애리조나전을 기점으로 김하성이 더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역대 최초 진기록 8번, 9번 타자 백투백 홈런 끝내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이 짜릿한 순간 뒤에는 진기록이 하나 있었다. 그것도 메이저리그 최초의 진기록이다.

 

샌디에이고는 8번 타자와 9번 타자의 연속 홈런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진기록이다. 북미 스포츠 통계를 소개하는 ‘옵타스포츠(Opta Sports)’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8번 타자와 9번 타자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리한 메이저리그 첫 번째 팀이다.

 

MLB.com 샌디에이고를 맡고 있는 AJ 카사벨 기자도 이 상황에 깜짝 놀랐다. 그는 “슬러거가 즐비한 샌디에이고 라인업이지만 이 두 선수에게 연속 타자 홈런과 끝내기 승리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달과 김하성 얘기다. 그러나 이 8번과 9번 타자가 1점 열세를 5-4로 뒤집는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은 경기 후 현지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3번째 타석까지 못 쳤는데 마지막 타석에 홈런이 나와 기분 좋다. 홈런을 노리지는 않았지만 나를 볼넷으로 안 보내기 위해 승부할 것이라 생각했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배트를 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달에게 갈 스포트 라이트까지 다 가져온 것 같아 미안하다. 달은 엄청난 동점 홈런을 기록했고 나에게 굉장한 기회를 마련해 줬다”며 대타 동점 홈런의 주인공 달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인터뷰 도중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는 김하성 (출처.MLB.com)

 

인터뷰 도중 매니 마차도, 후안 소토, 잰더 보가츠 등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은 김하성은 “한국에서도 세리머니를 하는데 너무 세다”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한편, 이 홈런은 김하성의 올 시즌 1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또 김하성이 통산 271번째 경기에서 때린 메이저리그 20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2021시즌 8홈런, 2022시즌 11홈런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극적인 홈런에 힘입어 개막 2연패 뒤 3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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